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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 가계빚 ‘빨간불’… ‘시한폭탄’ 주택대출 해법은?
2006.10.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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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덩이처럼 불어난 가계부채가 금융시장은 물론 경제시스템 전반을 불안케 할 것이라는 우려섞인 전망이 많다. 특히 한 해 국가예산보다 많아진 주택담보대출액은 언제 터질지 모르는 ‘시한폭탄’과도 같다는 게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이처럼 가계부채 문제가 심각해진 것은 정부와 금융감독당국의 정책 실기 탓이 크다. 주택담보대출을 비롯한 가계부채에 안이하게 대처해 위험성을 키웠다는 것이다.



◇ 금융감독당국의 안이한 대처


주택담보대출 급증에 대한 금융감독당국의 입장은 향후 금리 상승이나 집값 하락이 있으면 금융시장 불안요인으로 작용할 우려는 있지만 현재로서는 그리 위험한 상황이 아니라는 것이다.


그러나 박종규 금융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국내 경기가 이미 하강국면에 진입한 상황에서 대출자들이 대출금을 제때 상환하지 못해 담보로 잡힌 주택이 시장에 경매로 쏟아지면 가계와 금융권이 큰 혼란에 휩싸이게 될 것”이라고 우려했다.


주택담보대출 규정을 어긴 금융기관에 대한 금융감독당국의 ‘솜방망이 처벌’도 문제라는 지적이 많다. 금융감독원은 2003년 10월부터 올 5월까지 4차례에 걸쳐 금융권의 주택담보대출 실태점검에 나서 법규 위반 사례를 3만1천1백42건이나 적발했다.


그러나 금감원이 내린 조치는 ‘주의’나 ‘개선 권고’가 대부분이었고, 수천건씩의 위반 사례가 적발된 금융기관에 대해서도 ‘기관 경고’ 조치를 취하지 않았다. 이에 따라 금융기관들이 규정을 어겨가며 ‘묻지마식’ 주택담보대출을 확대하고 있는 실정이다.


◇ 총부채상환비율 규제 강화해야


주택담보대출 건수가 많은 것보다는 대출금 상환능력이 떨어지는 사람들이 주택을 담보로 잡히고 금융기관에서 돈을 빌리는 것이 더 큰 문제이다. 이에 따라 전문가들은 총부채상환제도(DTI·개인이 대출을 받을 때 매달 상환하는 원리금을 소득수준에 따라 제한하는 제도)를 더욱 강화해야 한다고 입을 모으고 있다.


박종규 연구위원은 “현재 투기지역에 있는 6억원 초과 주택에만 적용되는 DTI 규제를 비투기지역으로 확대하고, 신용대출을 포함한 모든 가계대출에도 적용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또 “은행의 국제결제은행(BIS) 기준 자기자본비율을 산정할 때 주택담보대출의 위험가중치를 높여 과도한 대출을 막아야 한다”고 밝혔다.


전성인 홍익대 교수는 26일 경실련 주최로 열린 ‘가계부채 현황과 대책’ 토론회에서 “금융감독당국은 금융소비자인 대출자들을 보호하는 조치를 내놓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전교수는 “이자제한법 제정, 압류가능한 임금채권 범위 한정, 개인 워크아웃과 개인회생 변제기간 축소 등 금융소비자 보호에 대한 입법·행정적 보완 장치를 마련해야 할 것”이라고 밝혔다.


금리 상승과 집값 하락 등 외부충격에 취약할 수밖에 없는 ‘단기·변동금리·일시상환’ 방식의 주택담보대출을 장기 모기지론쪽으로 방향을 틀어야 한다는 의견도 적지 않다. 고성수 건국대 교수는 “장기 모기지론에 대해서는 LTV를 완화해주고, 상환하는 원리금에 대한 소득공제 혜택의 폭을 넓혀주는 것도 검토해볼 만하다”고 말했다. <경향신문 김준기기자 


 


[인터뷰-홍종학 경실련 정책위원장] “정부가 나서 가계대출 제도수술 시급” 
 
홍종학 경실련 정책위원장(경원대 경제학과 교수)은 26일 “주택담보대출을 포함한 가계대출은 이미 위험수위를 넘어섰고, 언제 어떤 식으로 터지느냐가 문제”라고 말했다. ‘브레이크 없는’ 가계대출에 제동을 걸지 못하면 ‘카드대란’에 버금가는 금융시장 혼란을 겪을 수밖에 없다는 경고이다.


그는 “정부와 금융감독당국은 가계빚 급증에 따른 금융시장의 충격을 최소화할 수 있는 방안을 마련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급증하는 주택담보대출에 대한 해결책은.


“현재 금융기관의 주택담보대출은 원금상환 없이 일정기간 이자만 갚게 하는 거치식으로 이뤄지고 있다. 이에 따라 대출금 상환능력을 갖추지 못한 대출자들이 집값 상승을 기대해 과도한 대출을 받는 문제가 발생하고 있다. 주택담보대출을 원금과 이자를 균등분할 상환하는 쪽으로 바꿔나가야 한다.”


-대출자에 대한 보호장치를 마련해야 한다는 주장도 있다.


“주택담보대출을 받았다가 만기 때 상환하지 못하면 집이 경매에 부쳐지고, 대출자들은 생계마저 위협받게 된다. 미국에서 시행중인 파산면책 제도처럼 채무자의 생계에 필요한 최소한의 재산은 남겨주는 방안을 마련해야 한다.”


-저금리 기조가 가계대출 급증을 부른 주요 요인이라는 지적도 있는데.


“주택담보대출이 늘어난 것은 한국은행이 수년간 저금리 기조를 유지한 탓이 크다. 주택담보대출을 줄이려면 금리 인상이 필요하지만 기존 대출자의 부담이 커져 현실적으로 금리를 올리는 것은 쉽지 않을 듯하다.”


-신도시 계획 발표가 집값 상승을 막을 수 있다고 보는가.


“주택공급 확대는 공급과잉을 초래하게 되고, 이는 주택가격 하락으로 이어질 수 있다. 그러나 주택담보대출 제도를 고치지 않은 채 주택공급만 늘리면 더 큰 부작용이 나타날 가능성이 크다.”


<경향신문 안호기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