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CEJ 칼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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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CEJ 칼럼] 강만수 경제팀, 시장신뢰 완전히 상실한 상태

권영준 경실련 중앙위원회 부의장·경희대학교 국제경영학부


지난 10월 27일(월), 권영준 경실련 중앙위원회 부의장(경희대 국제경영학부)이 CBS라디오 프로그램에 출연하여 이명박 대통령이 국회 시정연설에서 드러난 현 경제상황에 대한 대통령의 안이한 인식을 지적하고, 주가폭락과 환율급등과 같은 금융위기가 실물경제로 파급되고 있는 현 상황을 진정시키기 위해 ▲위기상황을 극복하고 시장의 신뢰를 회복하기 위한 경제팀의 교체, ▲재정 건정성만 훼손하게 될 감세정책의 재고(再考), ▲외환시장 안정을 위한 자본시장 직접적 통제와 미국과 크레디트라인 조성 등을 주문하였습니다. 


-쇠고기파동 때보다 더 소통부재의 상태
-대통령의 현실인식 너무 안이해
-감세해서 소비진작? 감세헤택 대한민국 10% 미만
-자본통제,외환의 집중통제를 통해 외환시장의 안정이 급선무
-지금 우리경제 대형교통사고나 수술대 위에 환자 누워있는 상태


▶ 진행 : 고성국박사(CBS 라디오 ‘시사자키 고성국입니다’)
▶ 출연 : 경실련 중앙위원회 부의장·경희대 국제경영학부 권영준 교수


오늘 한국은행이 금리를 대폭 인하하는 충격요법을 처방했습니다. 이명박 대통령도 국회 시정연설에서 ‘문제는 두려움’이라면서 위기 극복에 대한 자신감을 펼쳤습니다. 이같은 조치로 과연 시장의 신뢰가 회복될지 경희대 국제경제학부 권영준 교수로부터 말씀 듣겠습니다.


(이하 인터뷰 내용)


▶ 진행자 :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가 금리를 0.75% 인하했는데요. 이번 조치를 어떻게 평가하십니까?


▶ 권영준 교수(이하 권교수) : 외환시장이 정상적일 땐 실물경제를 부양하기 위해 적절한 조치라고 판단될 수 있는데요. 외환시장이 불안정할 때, 즉 지금 외국인 투자자들이 우리나라에서 계속 주식, 채권, 부동산 등의 자산을 팔고 나갈 땐 금리인하가 오히려 부정적인 효과를 줄 수 있다는 게 금리평형설에 의한 이론입니다. 그래서 우리 외환시장에선 부정적 또는 중립적으로 반응했습니다. 일단 20원 가량 환율이 상승하면서 전혀 약발이 먹히지 않는 효과를 보였거든요.


우리 당국자들이 외환시장에 대해 안이하게 생각하는 경향이 있습니다. 기본적으로 연초부터 강만수 장관께서 환율문제를 가지고 갈팡질팡하면서 계속 중심을 못 잡는 정책과 발언을 함으로서 이미 우리 외환시장은 임계치를 벗어났다, 인내의 한계를 이미 벗어난 상태이기 때문에 외환시장에 대해서는 정말로 특단의 조치를 취하지 않는 한 대단히 위험한 상태에 있다는 걸 인지하고 모든 통계와 신뢰를 회복할 수 있는 조치가 필요합니다.


특히 사람이 적임자가 아니라고 할 때는, 즉 강만수 장관과 금융위원장까지 포함해서 외환과 금융시장에 정상적인 신뢰를 줄 수 있는 사람이 아니라고 한다면 대통령께서 이 사실을 직시하고 이 위기에 대응하는 그런 인사정책과 경제정책들이 나와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 진행자 : 0.75%면 대단히 충격적인 인하 아닙니까?


▶ 권교수 : 대단히 충격적인 요법이라고 볼 수 있죠. 최근에 금통위원회에서 이렇게 대규모 금리를 인하한 적이 없었습니다.


▶ 진행자 : 이것이 환율엔 악영향을 줄진 모르지만 워낙 가계대출문제나 국내경기가 어렵기 때문에 극약처방을 한 것 아니냐고 볼 수도 있을 텐데요?


▶ 권교수 : 다 맞물려 있는 거거든요. 지금 가장 문제는 ‘우리 시장에 무엇이 문제냐’에 대해 우리가 생각하는 것과 외국인들이 생각하는 것이 다르다는 겁니다. 지금 국제금융시장에서 쓰나미가 몰려오고 있는 어려운 위기상태에서 실질적으로 진단을 정확히 내려야 처방도 따르는 것인데, 제가 보기엔 명의라고 할 수 있는 전문가가 정책당국 자리엔 없는 것 같습니다. 시장에서도 그렇게 판단하는 것 같고요.


▶ 진행자 : 어떤 조치가 필요할까요?


▶ 권교수 : 여러 가지 처방이 있겠는데요. 우리가 계속해서 IMF 외환위기 97년 당시에 정부가 취했던 정책과 동일한 것들을 계속 취하고 있거든요. 건설산업에 유동성 공급이라든가 대주단협약 같은 건 97년에 있었던 부도유예협약과 똑같은 거거든요. 그리고 우리가 ‘괜찮다, 펀더멘털에 이상이 없다’고 얘기하면서 외국신문들과 싸우고 이런 관료들이 대응하는 처방은 97년 외환위기 때와 다를 바가 하나도 없습니다.


그러나 시장은 97년 외환위기를 당하면서 이미 학습효과가 있기 때문에 시장은 그것을 믿지 않습니다. 더구나 외국인 투자자가 계속 주식과 채권을 팔고 나가는 상황에서는 다시 한번 우리가 제로베이스에서 우리의 문제가 무엇인지를 냉철하게 판단할 필요가 있습니다.


그래서 필요하다면 말레이시아가 97년 동남아 위기 때 취했던 방법이 있습니다. 구체적으로 자본시장을 통제하는 방법이었습니다. 일시적인 기간을 두고 자본시장을 통제해서라도, 즉 모든 외화를 중앙은행에 집중 예치해서 실수요증명을 가져오는 사람에 한해서만 외화를 바꿔준다든지 하는 특별한 조치를 통해서 외환시장의 안정 즉 긴급수혈을 꾀해야 합니다. 긴급수혈이 필요한 상태에서 환자를 놓고 계속 괜찮다고 하고 전쟁 중에 장수를 바꿀 수 없다고 말하는데, 지금 전쟁 상황이 아니거든요.


지금은 대형 교통사고가 나서 수술대 위에 환자가 누워있는 상태인데 계속 피를 흘리고 있는데도 좀 쉬면 괜찮을 거라고 하고 시간이 지나면 나아지는 거라면서 펀더멘털에 이상이 없다는 소리만 해대니까 국민들도 불안하고 시장도 불안하고 외국인 투자자들은 계속 팔고 있는 겁니다. 이런 상태에서 정부가 자꾸 고집을 피우지 말고 소위 기본으로 돌아가서 이 환자의 문제점이 무엇인가를 냉정하게 봐야 합니다. 지금 우리는 전쟁이 아니라 환자인 상태입니다. 이 환자의 상태를 정확하게 진단할 필요가 있습니다.


▶ 진행자 : 오늘 대통령께서 시정연설에서 ‘공포심이 문제다, 그러나 능히 우리가 극복할 수 있다’고 말씀하셨습니다. 그리고 금융문제와 관련해서도 ‘금융당국의 건전성에 대한 감독 강화도 필요하지만 규제완화는 계속 해나가야 한다’는 입장을 밝히셨는데요. 어떻게 평가하십니까?


▶ 권교수 : 아무래도 대통령께서 시장에 안심을 주고 신뢰를 회복하기 위해 하실 수 있는 말씀 중 하나라고 보는데요. 기본적으로 대통령께서 현실문제에 대해 이미 제가 앞서 말씀드린 것처럼 그런 인식을 갖고 계시지 않은 것 같습니다. 지금 시장이 얼마나 정부와 대통령을 믿지 않는지. 제가 보기엔 쇠고기 파동 때보다 더 사실은 시장에서 신뢰가 무너져가고 있는 소통 부재의 상태거든요. 이런 상태에서 지금 평상시 써야 하는 정책, 이를테면 감세라든가 규제완화 같은 것들은 평상시에 쓰는 정책이지 지금과 같은 비상시에 환자가 죽어가는 상태에서는 외과적인 처방에 의해 수술해서 빨리 환자를 살려내야 하는데 지금 한가한 얘기를 하고 있거든요.


감세해서 소비가 진작되나요? 감세 혜택 보는 사람들은 대한민국에서 10% 미만에 해당됩니다. 그런데 지금 더 재정지출이 필요하고 공적자금이 필요할지도 모르는데 재정을 악화시킬지도 모르는 감세정책? 더욱이 정부가 정상적이지 않은 시장의 실패 상태에서 규제완화를 계속 주장하고 금산분리를 대폭 완화하겠다는 건 전혀 진단과 처방이 맞지 않고 위기의식이 없는 그런 상태에서 나오는 것이기 때문에 야당에서 동조하지 못하는 비판이 나오는 것입니다.


▶ 진행자 : 루비니 교수가 ‘한국이 헷지펀드의 공격대상이 될 가능성이 높다’고 진단했는데요?


▶ 권교수 : 네. 루비니뿐만이 아니라 로이터, 월스트리트저널, 파이낸셜타임즈 등 대부분의 공신력 있는 외신들을 비롯해서 오늘은 국내의 보수언론들도 동일한 목소리를 내고 있습니다. 그런데 아직도 진단이 전문의 차원보다는 일반 의사가 내리는 것 같은 상식적인 얘기만 계속 하고 있는데, 지금은 상식이 통하는 평상시가 아니라 대단히 위험한 비상시기이기 때문에 비상적인 전략을 가지고 대응해야 합니다.


일차적으로는 경제팀이 신뢰를 완전히 상실한 상태이기 때문에 갈아야 합니다. 그리고 위기관리를 했던 지난 10년 동안의 전문가들이 있습니다. 외환위기 때 일했던 사람도 있고, 카드채를 잘 다뤘던 사람도 있습니다. 관치금융을 하려고 하려면 위기에 능수능란한 제대로 된 사람들이 해야 합니다. 불을 꺼본 경험이 있는 사람이 불을 끄는 거지 불을 꺼보지도 않고 불만 보면 무서워서 자꾸 딴소리를 하는 사람들에겐 맡길 수가 없습니다. 시장이 신뢰하지 않습니다.


국민들의 마음이 완전히 떠난 상태입니다. 의사가 잘못되면 환자들은 다른 병원에 갈 수 있지만 경제정책이 잘못되면 다른 나라에 이민갈 수도 없는 입장 아닙니까. 그렇다면 사람을 바꿔야 하는데 왜 대통령 혼자만 고집을 피우시는지 국민들은 대단히 지금 낙담하고 있습니다.


▶ 진행자 : 대통령께서 오늘 시정연설에서 영어까지 쓰시면서 ‘선제적이고, 충분하고, 확실하게’ 유동성을 공급할 것이라고 말씀하셨습니다. 해외언론에서 보는 외환위기 가능성을 사전에 차단하기 위한 말씀이라고 보이는데요. 이런 메시지가 충분히 잘 전달될까요?


▶ 권교수 : 선제적이고 충분하며 과감하다는 세 가지 용어는 이미 97년 외환위기 때 IMF가 썼던 용어거든요. 그때는 공적자금 조성과 투입에 대한 얘기를 할 때 그 용어를 썼습니다. 하지만 지금은 공적자금을 투입하지 않고 무슨 수로 선제적이고 충분하고 과감하게 외국인들이 팔고 나가는 걸 막을 수 있다는 얘기인가요? 외환시장을 안정시키고 정상화시키지 못한 상황에서는 실질적으로 백약이 무효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일단 외환시장을 안정시킬 수 있는 방법이 무엇인지, 간접적인 방법으로 시장이 실패했기 때문에 간접적인 방법이 통하지 않는다고 한다면 직접적인 방법을 써야 합니다. 이를테면 필요할 경우 한미 FTA 체결을 예정한 대한민국이기 때문에 미국의 중앙은행으로부터 1000억 달러의 크레디트라인을 조성한다든지, 아니면 한국은행이 프레디맥이나 페니메이에 물려있는 500~600억 달러의 채권을 담보로 해서 미국 재무부로부터 500~600억 달러를 빌려올 수 있는 특단의 조치가 필요하다고 봅니다. IMF 구제금융을 요청하지 않더라도 그런 조치가 필요하다고 보는데, 그런 것들에 대해서는 전혀 경제외교 차원에서 접근하지도 못할 뿐만 아니라 해도 실패하는 이런 상태의 사람들을 가지고는 위기관리가 되지 않는다고 생각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