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CEJ 칼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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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CEJ 칼럼] “개발 5적 잡아야 ‘반값 아파트’ 실현”

열린우리당과 한나라당이 각각 환매조건부 분양과 토지임대부 분양 방식의 입법을 추진하면서, 정치권에서 경쟁적으로 아파트 반값정책 논의가 뜨거워지고 있다.


정부의 반값 아파트 분양추진도 가시화되고 있다. 변양균 청와대 정책실장이 지난 11일 <오마이뉴스>와 인터뷰에서 “부작용이 많더라도 반값 아파트 공급 방안을 검토해 이달 안에 결론을 내릴 것”이라고 말했다.


또 대한주택공사 한행수 사장도 13일 “정부와 야당에서 제기한 토지임대부와 환매조건부 분양 방안을 검토중이며 빠르면 내년 중에 시범적으로 실시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바야흐로 정국이 이른바 ‘반값 아파트’ 열풍에 휩싸였다. <오마이뉴스>는 최근 정치권을 중심으로 활발하게 논의되고 있는 새로운 주택분양 방식의 실효성에 대해 김헌동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경실련) 아파트값거품빼기운동본부장과 함께 심층적으로 분석해 봤다.










▲ 김헌동 경실련 아파트값거품빼기운동본부 본부장.
ⓒ 오마이뉴스 김연기


김 본부장은 큰 틀에서는 열린우리당과 한나라당의 분양방식에 대해 동의를 하면서도, 자칫 내년 대선을 앞두고 각 정당이 일시적으로 내놓는 ‘선심 정책’에 그칠 수 있다는 점을 우려했다.


다음은 김헌동 본부장과의 일문일답이다.


– 부동산시장이 이른바 ‘반값 아파트’ 열풍에 휩싸였다. 한나라당 홍준표의원의 아파트 반값 법안이 당론으로 채택된데 이어 열린우리당도 환매조건부 분양을 골자로 한 아파트 반값 법안을 내놓았다. 우선 이런 정치권의 경쟁적인 아파트 반값정책이 실현 가능하다고 보는가.


“경실련은 2004년 10월 판교 토지보상이 본격화될 무렵 이미 판교를 공영개발해 공공주택으로 건설하면 개발이익만 10조원이 발생하고, 공공주택 3만호가 생긴다고 주장해왔다. 2005년 초 한나라당 김양수 의원 역시 판교를 공영개발해 렌탈(공공임대)도시로 만들면 4조원의 개발이익이 발생한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한나라당이나 열린우리당은 이러한 주장들에 대해 무관심하다가 2006년 판교 1~2차 분양이 끝나고 고분양가로 인한 투기광풍을 겪고 나서 뒤늦게 이 문제에 대해서 관심을 갖게 됐다. 한나라당 홍준표 의원은 2006년 5·31 지방선거 직전 서울시장 후보 경선 때부터 반값 아파트라는 정치적 용어를 사용하기 시작했다. 최근 한나라당은 토지임대부 건물분양 방식에 대한 홍준표 법안을 당론으로 채택했고, 열린우리당의 이계안 의원은 지난 서울시장 당내 경선 때 주장했던 환매조건부 분양과 관련된 법안을 준비했다.


이러한 정치권의 움직임에 대해 경실련은 이미 2년 전부터 신도시나 공공택지 등에 모든 주택은 공공소유주택을 건설하는 것이 중산층 서민 주거안정에 바람직한 방향이라고 주장을 했다. 이를 변형한 토지임대부 건물분양 또는 환매조건부 분양과 더불어 공공 영구임대주택을 혼합하여 건설한다면 자금·토지확보 등을 보다 원활히 할 수 있고, 양 당의 주장을 모두 포괄하는 방향으로 실현가능성이 매우 높다.


다만 그간 공공택지를 헐값에 분양받아 서민들에게 바가지를 씌워 폭리를 취해왔던 개발업자와 이를 방조한 개발관료, 이를 조장한 보수언론, 이들에게 엉터리 논리를 제공해 왔던 일부 학자와 연구원들의 극심한 반발이 예상된다. 그러나 이미 시민들이 지난 4년간 엄청난 대가를 치르며 학습한 효과로 이른바 ‘개발 5적’의 허황된 논리에 동조하지 않을 것으로 믿기 때문에 실현 가능성은 매우 높다고 본다.”


– 열린우리당은 이와 함께 분양원가 공개를 민간아파트에도 확대하고 분양가 상한제도 도입하겠다는 안을 담고 있다. 최근 김 본부장은 이미경 열린우리당 부동산특위 위원장을 만난 것으로 알고 있다. 과연 열린우리당이 이를 실행으로 옮길 의지가 있는지 궁금하다.


“집권 여당 내 개발 관료 출신 의원들의 반발과 건교위 소속 의원들을 통한 관료와 개발업자의 정책 무력화 시도를 어떻게 막아낼 것인가가 무엇보다 관건이다. 또 청와대와 개발관료들의 발목잡기 현상을 어떻게 이겨낼 것인가가 실현 가능 여부를 판가름 할 것이다.”


– 여전히 ‘개발 5적’이 건재하고 있는 상황에서, 이법안의 입법화 가능성은 어떻게 보는가.


“그들(개발 5적)이 얘기하는 공급 위축에 대해서도 11·15 대책을 통해 개발 5적이 만족스러울 정도의 공급 확대책을 정부와 여당이 그대로 받아들였기 때문에 그들이 공급 위축을 또 다시 들고 나오기는 한계가 있을 것이다. 만일 또 다시 공급 위축을 주장한다면 이는 스스로가 개발 5적임을 자인하는 것과 마찬가지다.


다만 열린우리당이 민간의 분양원가 공개와 더불어 분양가 상한제, 채권입찰제까지 제시했고, 더불어 민간아파트도 공공부문의 후분양제 일정에 맞추겠다는 정책에 대해서는 우선적으로 지난 4년간 민간의 자율성 침해, 반시장원리 등을 내세워 이를 반대해 왔던 한나라당에서 이번에도 반발할 것으로 예상된다.


그러나 내년에 대선을 앞두고 있기 때문에 만일 한나라당이 공개적으로 반대를 한다면 이는 정치 쟁점화 될 가능성이 매우 높다. 또 대부분의 시민단체와 국민의 85%가 분양원가 공개와 분양가 규제까지도 요구하고 있는 상황에서 공개적으로 반대하기는 불가능할 것으로 판단된다. 이 경우 입법화 가능성은 매우 높다고 본다. 여기에 분양가 상한제, 채권입찰제는 과거 군사독재정권에서도 수십년간 사용했던 정책이고, 실제 고분양가 논란을 잠재울 수 있는 이미 검증된 대책이기 때문에 이를 드러내 놓고 반대하기는 불가능할 것으로 판단된다.”


– 한나라당의 토지임대부 건물분양과 비교했을 때 환매조건부 분양 등 이번에 열린우리당 부동산특위가 제시한 안은 집값안정에 어느 정도 기여할 수 있다고 보는가.


“우선 한나라당 부동산특위에서 구체화된 안이 나와 봐야 알 수 있겠으나 지난 2005년 8·31 대책 발표 직전 한나라당이 제시했던 부동산 정책 수준이라면 열린우리당 특위 안이 월등히 집값 안정 효과를 가져 올 것으로 판단된다.


다만 열린우리당 특위가 제시한 안도 앞서 얘기한 대로 ‘비토세력’에 의해 후퇴될 수도 있기 때문에 현 시점에서 판단하기에는 아직 이르지만 현재 제시된 안대로만 결정된다면 환영할 만하다. 그 동안의 정책들이 공급자 위주의 정책이었다면 이번 안은 소비자 중심, 특히 서민중심의 정책이라고 평가되기 때문에 집값 안정뿐 아니라 전월세 형태로 주택문제를 해결해야 하는 계층에게까지도 효과가 있을 것으로 판단된다.”


– 일각에서는 최근 정치권에서 논의되고 있는 새로운 분양방식이 국유지가 부족한 상황에서 실현 가능성이 희박하다고 본다. 이 같은 한계를 어떻게 극복할 수 있느냐가 관건이다.


“작년 8·31 대책에서 나온 송파 신도시 건설, 이번 11·15 대책의 수도권 7개 신도시와 향후 강남 대체 신도시 등에 이 분양방식을 모두 적용하고, 또 서울시장이 밝힌 뉴타운, 도심재개발 지역 등에 이를 확대적용한다면 토지가 부족하다는 주장은 근거가 없다.


개발 5적들이 토지가 부족하다고 주장하는 것은 과거와 같이 신도시 등 공공택지를 민간에게 매각하는 것을 전제로 했을 경우 국공유지가 부족할 수 있다는 것이지, 신도시와 공공택지를 현재와 같이 공기업이 사들이거나 수용해서 개발할 경우 국유지 부족 문제는 해소될 수 있다. 그간에 국공유지가 부족했던 이유는 공기업에 땅 장사를 시켜 신도시와 공공택지를 모두 건설업체에 팔아넘겼기 때문이다.”


– 문제는 아파트 반값정책이 입안된다고 하더라도 재원은 어떻게 마련할 수 있을지에 대해서도 논란이 많다.


“판교 신도시의 경우를 보더라도 토지조성원가는 평당 350만원, 건축비 400만원, 합계 750만~800만원이다. 이 정도 원가의 아파트를 공공이 보유할 경우 이는 평당 2000만원인 주변 시세와 견주어 보면 그만큼의 가치가 있고 결국 1200만원의 시세 차익을 정부 또는 공공기관이 얻을 수 있는 셈이다. 결국 750만~800만원을 외부에서 차입을 하더라도 전혀 자금 조달에는 문제가 없다. 또 신도시에는 상업용지와 업무용지, 공공용지 등이 있고 이를 매각하면 주택용지와 건물 공사비를 조달하고도 남는다. 개발이익을 모두 공공이 환수하기 때문에 가능하다.


더욱이 한나라당안처럼 건물만 분양하더라도 분양대금이 공공에 귀속되고 열린우리당안대로 환매조건부로 분양한다면 토지와 건물까지 분양한 더 많은 자금조달이 가능하기 때문에 자금문제는 전혀 발생하지 않는다.”


– 그동안 김 본부장은 한나라당을 ‘투기 조장당’, 열린우리당은 ‘투기 방조당’, 민주노동당은 ‘투기 무관심당’이라고 비판해 왔다. 최근 들어 이들을 보는 시선이 달라진 것인가.


“개인적으로 지난 3년간 각 당의 정책을 비교했고, 각 당 정책위를 방문하면서 그 동안 느껴왔던 대로 표현했을 뿐이다. 2004년 총선 당시 한나라당은 공공 부분만 원가를 공개하겠다고 주장했으며, 열린우리당은 공공부분 원가공개, 민간부분은 공개검토 정도로 발언을 해 왔다. 민노당은 공공, 민간 모두 공개해야 한다고 주장했을 뿐 선거가 끝나자마자 정책은 사라졌다.


2005년 8·31 대책을 정부가 준비하던 때 역시 한나라당도 부동산 정책을 제시했지만 공공부분만 원가공개를 하고 민간은 시장에 맡겨야 한다는 대책을 내놨다. 열린우리당은 8·31 대책을 당정청 협의를 통해서 만들었다고 하지만 사실상 관료들이 만들어 준 내용을 그대로 받아들였을 뿐 준비된 대책이 없었다. 또 한나라당 의원들은 개별 의원들이 부동산 정책에 대해 비교적 열린우리당 의원보다 많이 알고 있었지만 투기를 조장하는 방법을 많이 알고 있을 뿐이지 투기를 근절시킬 방법에 대해서는 알면서도 몇몇을 제외하고는 제시하지 않았다.


열린우리당은 대다수 의원들이 부동산 정책과 주택정책에 대해 깊은 내용을 알지 못하는 것 같았고, 알려고 노력도 하지 않는 듯했다. 2005년 12월 8·31 대책 후속 입법 당시에도 한나라당은 국회를 비웠고, 열린우리당은 정부 원안대로 법안을 통과시켰지만 결과적으로 집값 안정 효과가 없었지 않았는가.


2006년 9월부터 시작된 집값 폭등 현상과 11·15 공급확대책 이후 각 당이 부동산 특위를 구성, 또 다시 실효성 없는 대책을 제시해서는 내년 대선에서 패할 것이 우려돼 경쟁적으로 그간보다는 실효성 있는 대책을 제시하고 있다. 하지만 지난 4년의 행태로 보아 아직까지는 두터운 신뢰를 보내기 어렵다.


각 당의 대선 후보 역시 부동산·주택 정책을 구체화하지 못한 상태에서 대권에만 눈이 어두워 또 다시 개발공약들을 남발할 듯한 행태를 보이고 있다. 집권 여당은 뒤늦게 정신을 차린 듯하지만 좀 더 두고 봐야 알 수 있다.”


– 그렇다면 여야가 최근 내세우고 있는 새로운 부동산 정책들이 입법화가 되고 효과적으로 실행되려면 어떤 보완책이 필요하다고 보는가.


“우선 국민들이 각 당의 정책에 대해서 관심을 가져야 한다. 결국 정책은 사람이 만들고, 사람이 실행시키고, 사람에 의해 결정된다. 따라서 지역이나 연고로 정당을 선택하거나 정치인을 선출하는 방식에서 탈피하고, 정책을 꼼꼼히 살펴서 정치문화를 바꾸는 계기로 삼아야 한다.


지난 4년간 엄청난 고통과 상실감을 기회로 삼아서 우리 사회가 한 단계 더 성숙하는 계기를 삼으려면 이제는 국민이 나서야 한다. 국민들에게 희망을 주는 정치인, 정당을 적극 지지하고 선출 후에 철저한 감시를 해야 한다. 이 위기를 기회로 삼기 위해 각 당이 쏟아내는 정책을 꼼꼼히 점검하고 구체화시킬 수 있도록 모두 힘을 모아야 한다.” 


(오마이뉴스 김연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