활동가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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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활동가이야기] 건강보험 수가와 국민의료
2011.11.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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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강보험 수가와 국민의료

사회정책팀

김태현 사회정책팀 국장

지난 18일 오전, 내년도 건강보험 수가를 결정하는 재정운영위원회 회의가 열렸다. 이번 재정운영위원회에서는 의원, 약국, 치과, 한방, 조산원, 보건기관 등 6개 유형의 의약단체의 수가계약이 체결되었으나 병원만 협상이 결렬되었음을 알렸다. 매년 수가를 결정하는 시기가 되면 계약 당사자인 의료기관은 어떻게 더 많이 가져갈 것인가에 집중한다. 이와 달리 국민을 대변하는 시민단체 입장에서는 수가계약이 단순한 인상 수치에 치중하지 않는지 비판과 감시의 촉각을 곤두세울 수밖에 없다. 무한히 증가하고 있는 건강보험재정의 지출구조를 합리화하기 위한 제도개선과 함께 논의되기 않는다면 건강보험제도의 지속가능성을 기대할 수 없기 때문이다.
그러나 올해도 수가체결 결과, ‘숫자놀음’은 계속되었다. 당연히 의료기관의 배가 불어난 만큼 국민들의 부담은 커지게 된다. 결렬된 병원의 수가는 건강보험 주요정책을 심의하는 건강보험정책심의위원회(이하 건정심)로 넘어가고 여기서는 내년도 건강보험료도 결정한다. 다음 주로 예정된 건정심에서의 논의 과정을 주목하지 않을 수 없는 이유이다.
여기서는 건정심에 상정되기에 앞서, 건강보험 수가계약과 이를 결정하는 재정운영위원회에 대해서 몇 가지 이해를 돕고자 한다.
우선, 건정심이란?
건정심은 소비자를 대표하는 가입자단체와 공급자를 대표하는 의약단체, 그리고 정부행정기관 관료로 구성되어 있으며, 건강보험료, 보험수가 등 보건의료정책의 핵심 사안들을 최종적으로 결정하는 합의기구다.
수가계약은?
수가계약은 건강보험공단이 의료기관에 지급하는 보험급여 비용을 결정하는 것으로 건강보험 재정과 연계되고 국민들이 내는 보험료와 직결된다. 현재의 건강보험 수가계약은 7개 유형의 의약단체별로 이뤄지고 있으나 2006년까지는 의료기관별로 각 요양기관마다 특성이 반영되지 않고 일률적으로 하나의 기준에 의해 일괄합의 내지 일괄 결정되는 방식으로 이뤄졌다. 이 때문에 덜 받아야할 의료기관이 더 받게 되는 등 국민의 추가적 부담이 발생하여 왔다.
하지만 수가 일괄 결정방식이 2007년부터 7개 유형으로 계약방식을 변경하게 된 데는 사연이 깊다. 2005년에 건강보험 가입자단체들은 다음해 건강보험료 3.9%인상, 전년 2.9%보다 높은 보험수가 3.58%인상에 합의하였다. 건강보험재정 지출의 효율화를 기할 수 있는 가장 효과적인 수단 중 하나인 의료기관 유형별 계약 제도를 2006년부터 도입한다는 조건이었다. 하지만 복지부는 이 약속을 이행하지 않은 채 1년을 끌어오다 건강보험료 책정을 앞둔 시점에서 기존 합의사항을 무참히 파기했다. 그리고 정부와 의약단체가 수적우위를 앞세워 건강보험료 6.5% 인상안을 일방적으로 표결로 밀어 붙였다. 2006년 12월 1일이었다. 당시 이에 항의하여 가입자단체 대표 8명은 회의장에서 전원 퇴장했고 이어 12월 12일 경실련과 노동단체를 포함한 13개 시민사회단체는 보건복지부 장관과 건강보험공단 책임자 등 5인을 직무유기로 서울지검에 고발 조치하였다. 현재의 병원, 의원, 약국, 치과, 한방, 조산원, 보건기관 등 7개 유형별 수가계약은 그 다음해인 2007년 계약 시기부터 비로소 이뤄졌다.
재정운영위원회는?
수가 계약은 국민건강보험법 제31조에 근거하여 국민들의 대표로 이루어진 재정운영위원회를 통해 전략이 수립되고 이를 근거로 국민건강보험공단이 직접적인 협상을 진행한다. 재정운영위원회는 직장가입자를 대표하는 위원 10인(노동조합 및 사용자단체가 각각 5인씩 추천), 지역가입자를 대표하는 위원 10인(농어업인단체 3인, 자영자단체 3인, 소비자 및 시민단체 4인), 공익을 대표하는 위원 10인(관계 공무원 및 건강보험에 관한 학식과 경험이 풍부한 자)으로 총 30명으로 구성되며 보건복지부 장관이 위촉한다. 위원장은 공익을 대표하는 위원 중에서 위원회가 호선하며, 위원의 임기는 2년으로 되어 있다. 수가협상 전략 등이 재정운영위원회를 통해 수립되기 때문에 건강보험과 관련된 학식과 경험이 풍부한 단체로부터 추천받은 위원들이 국민을 대변하며 공익을 위하여 활동을 하는 기구다. 경실련은 오랫동안 재정운영위원회에서 건강보험 가입자를 대표하며 활동해 왔으나 이명박 정부 하에서 배제됐다. 당시 복지부는 경실련에 공문을 보내서 재정운영위원회 위원 추천을 요청하였으나 임기만료 하루를 남기고 이를 번복하고 경실련을 제외시켰다. 경실련 대신 교체된 단체는 ‘늘푸른희망연대’라는 단체였는데, ‘이명박의 아줌마 부대’ ‘2007년 대선 사조직’으로 불리며 실질적으로 시민단체로 판단할 아무런 활동 근거가 없었다.
이미 우리나라는 2004년 이후 건강보험 지출이 연평균 12.8%씩 급증하며 빠른 급여비 증가율을 보이고 있다. 약품비의 경우 연평균 13.4% 증가하고 의료인력 및 병상수 등의 증가와 신약, 신의료기술 발달이 가속화되면서 건강보험 재정 위험성은 매년 급속히 확대되고 있다. 이 때문에 지속적으로 증가하는 보험급여비의 지출을 억제해야 하고 진료량을 통제할 수 있는 시스템을 마련해야 한다는 목소리는 오래전부터 제기되고 있다. 그럼에도 이번 수가계약 결과는 이를 전혀 마련하지 못하고 단지 수가인상만 이뤄졌다. 그리고 이번 수가계약 결과를 의결한 재정운영위원회에서는 협상이 결렬된 병원에 대한 패널티를 분명히 적용할 것을 부대 결의하였다. 하지만 병원협회는 재정운영위원회 해체와 건정심 전면 개편을 요구하며 수가인상을 요구하며 불복할 태세를 보이고 있다. 경실련은 이번에 수가 인상된 약 2%로 인해 보험료가 인상되어 국민들의 부담이 늘어날 것을 우려하고 있다. 이제 앞으로 건정심에서 병원의 수가와 보험료 결정이 누구를 위한 것인지 꼼꼼히 지켜볼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