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CEJ 칼럼

보다 정의롭고 모두가 행복한 미래사회를 위해 달리는 경실련의 최근 이야기를 한자리에 모았습니다.
[CCEJ 칼럼] [건강이야기]건강의 비법

건강의 비법

우리가 잘못 알고 있는 건강 상식 8가지

 

김철환 상임집행위원

인제대 교수/서울백병원 가정의학과·금연클리닉

우리나라 사람들처럼 건강에 대한 관심이 많은 나라가 있을까? 우리나라 사람처럼 비타민과 건강식품을 많이 먹는 나라가 있을까? 우리나라 사람들처럼 일 년에 병의원 방문을 평균 10회 이상 하는 나라가 있을까? 필자가 알기로 한 두 나라에 불과하다. 우리나라가 1등 하는 것이 많지만 이런 1등은 그리 바람직하지 않다. 건강은 행복의 필수조건이므로 잘 챙기는 것은 중요하다. 하지만 과연 적절한 방법으로, 근거있는 건강법으로 챙기는 것일까? 뉴스와 인터넷과 SNS에는 건강과 관련된 정보가 난무하지만 입증되지도 않은 사실, 잘못 알려진 건강상식도 참 많다.



1. 음식은 조금씩 나누어 먹는 것이 좋다.

2. 1일 1식법, 간헐적 단식법과 같은 식생활은 건강을 이롭게 한다.

3. 위에 있는 헬리코박터는 꼭 없애는 치료를 해야 한다.

4. 비타민이나 영양제를 따로 보충하면 건강에 좋다.

5. 우유에는 칼슘이 많아서 우유를 많이 마시면 요로결석에 잘 걸린다.

6. 감기를 빨리 낫게 하려면 주사를 맞아야 한다.

7. 피곤할 때는 링거 한 병이 최고이다.

8. 손발이 차거나 어지러우면 혈액순환이 안 되는 것이다.


위에서 열거한 모든 말은 잘못 알려진 건강상식이다. 잘못 알고 있는건강상식은 이외에도 참으로 많다. 위의 말은 아래와 같이 고쳐야 올바른 건강상식이다.



1. 음식은 특별한 경우를 제외하고는 하루 3끼만 먹는 것이 가장 좋다. 세끼 식사를 잘 하

고 간식을 먹지 않아야 건강하다.


2. 1일1식법, 간헐적 단식법이 건강에 이롭다는 증거는 부족하다. 그보다도 하루 세끼 식사

를 규칙적으로 먹는 사람이 건강하고, 아침식사를 꼭 챙겨먹는 사람들이 더 오래 살고

학생들은 머리가 좋다는 연구가 훨씬 많다.


3. 위에 있는 헬리코박터를 꼭 없애야 하는 사람은 위궤양이나 십이지장궤양 등 특별한

경우만이다. 우리나라 사람 중 60%가 갖고 있는 헬리코박터는 평생 같이 지내도 된다.


4. 비타민 보충하면 수명이 늘기는커녕 단축된다.


5. 요로결석은 우유를 마시지 않는 사람에게 흔하다.


6. 감기는 주사를 맞아도 빨리 낫지 않는다.


7. 피곤할 때 링거 한 병은 밥 한 끼 보다 못하다.


8. 손발이 차거나 어지러운 것은 혈액순환의 문제가 아니라 체질적인 이유나 빈혈, 내이

등 다른 건강 문제이다.


1.jpg

좀 헛갈릴 수도 있을 것이다. 사실은 이렇다.첫 번째와 두 번째는 먹는 것과 건강과의 관계인데 지금까지 근거 있는 연구 결과는 육체노동자나 운동선수처럼 워낙 신체활동이 많아서 에너지 소비가 높은 경우 간식은 도움이 되지만 보통 사람들은 인슐린 분비를 촉진하고 지방 소비를 억제해 건강에 나쁘다. 간식으로 먹고 싶은 것이나 식후 디저트도 식사의 한 과정으로 해서 하루 세 끼 이상은 먹지 않는 것이 건강에 이롭다.


헬리코박터균은 꼭 치료해라?


3.JPG


위에 있는 헬리코박터에 대한 걱정을 가진 사람들이 많다. 헬리코박터 파일로리균 관련 연구로 노벨의학상을 수상한 베리 마셜(Barry J.Marshall) 박사의 주장과 이 사람을 이용한 상업적 광고 때문에 너무 많은 사람들이 헬리코박터를 걱정한다. 현재 우리나라 성인 중 60~70%가 위에 헬리코박터 파일로리균이 감염되어 있다. 그렇다면 우리나라 사람 수천만 명이 모두 이 세균이 있는지를 검사하고, 헬리코박터가 있다면 항생제 2종과 위산분비억제제가 최대량 들어있는 약을 1주 이상 복용해야할까? 결론은 아니다. 위에 헬리코박터 균 관련 질병을 갖고 있거나 소화성 궤양을 앓는 사람만이 이 균을 없애는 치료의 대상자가 된다. 나머지 사람들은 이 균을 갖고 있어도 괜찮다는 얘기이다. 


서양인에서 헬리코박터 파일로리균은 발암물질과 똑같이 위험천만한 세균이다. 한국

인을 대상으로 한 연구 결과는 그렇지 않다. 헬리코박터를 갖고 있건 없건 위암을 막는 건강습관인 금연, 절주, 신선한 야채와 과일 즐기기, 너무 짠 음식이나 태운 고기 먹지 않기를 잘 실천하고, 40세부터는 2년에 한 번은 위내시경검사를 받으면 만에 하나 생기는 위암을 조기발견 할 수 있다.


비타민은 무조건 좋다?


4.jpg


비타민이 아무리 좋다고 따로 보충할 이유는 없다. 비타민이나 영양제의 설명서를 보면 정말 그럴듯해 보일 것이다. 이런 것을 먹으면 못 고칠 병이 없고 몸이 약한 사람이 하나도 없을 것 같이 선전한다. 그러나 그런 영양제를 복용하는 것이 몸에 좋다는 근거는 없고 오히려 수명이 짧아진다는 ‘코펜하겐 쇼크’라는 연구결과가 가장 근거 있는 연구이다.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영양제를 먹는 것이 아니라 균형 잡힌 식사를 잘 하는 것이다. 균형 잡힌 식사란 적절한 체중을 유지하는 정도의 양과 탄수화물, 단백질(식물성 단백질과 동물성 단백질), 지방(식물성 지방과 동물성 지방), 채소와 과일, 우유 등을 골고루 먹는 것을 의미한다. 어떤 질병이 있거나 알코올 중독이거나 영양섭취에 문제가 있는 경우에는 비타민이나 영양제를 따로 보충할 필요가 있다. 이런 경우 담당 의사와 상의하면 된다. 그 외의 보통 사람의 경우 어른이고 아이고 비타민을 보충해야 할 이유가 없다. 


우유를 많이 마시면 요로결석에 걸릴까?


5.jpg


요로 결석은 소변이 만들어져서 나가는 길에 돌이 생겼다는 뜻인데 실제는 돌과 같은 성분도 아니고, 돌처럼 단단하지도 않다. 단지 소변의 성분 중에 칼슘, 수산, 요산 등이 반응해서 찌꺼기를 형성하여 뭉친 것뿐이다. 신장 결석 중에는 칼슘을 적게 섭취해야 하는 경우도 있지만 한국인들이 걸리는 대부분의 요로결석은 칼슘을 충분히 섭취하는 것이 오히려 결석을 예방한다. 


요로 결석의 85%는 수산칼슘결석인데, 수산칼슘은 채소에 많이 들어있는 수산과 칼슘이 결합한 것이다. 그런데 음식으로 섭취한 칼슘은 장내에서 수산과 결합해서 대변으로 배설시키기 때문에 소변으로 빠져나가는 수산을 적게 하는 효과가 있다. 즉 칼슘은 결석의 재료가 되는 수산의 소변 배출을 줄이는 효과가 있다. 요로 결석을 앓았다면 우유를 마시면 안된다고 알고 있는 사람들이 많다. 오히려 우유를 적당히 마셔야 수산이 대변으로 잘 배출되고 소변으로는 적게 배출되어 요로결석이 예방된다. 최근에는 뼈를 튼튼하게 하는 것이 입증된 우유가 인 등 다른 성분 때문에 뼈를 약하게 하는 것으로 잘못 알고 있는 분들도 많다. 


감기가 빨리 나으려면 주사를 맞아라? 


6.jpg


한국인이 의사를 찾는 제일 흔한 이유는 감기이다. 평균 일 년에 5회 감기에 걸리고 한 번 감기에 걸리면 한 두 번은 병원에 간다. 병원에 가면 감기가 빨리 날까? 감기에 특효약이 없고 감기를 일으키는 바이러스를 없애는 치료법이 아직 개발되지 않았다. 의사들이 사용하는 약들은 그저 증상을 좋게 하는 약에 불과하다. 감기에 걸리면 충분한 휴식을 취하면서 적절한 영양과 수분을 공급하고, 증상이 심하면 의사의 진찰을 받고 증상을 줄여주는 약을 처방받아 복용하면 된다. 감기가 심하거나 잘 낫지 않는 경우에는 의사에게 한 번 정도 정말 감기인지, 다른 문제는 없는지 알아보고 약이 필요하면 처방받는 것이 좋다. 특히 노약자나 평소 만성질환을 갖고 있는 사람은 감기에 걸리면 의사의 진찰과 처방을 받는 것이 좋다. 


한국인들은 주사를 좋아한다. 주사에 대해서 마술 같은 기대를 하고 있다. 주사는 핏속에 약의 농도를 빨리 높여서 증상을 빨리 줄여주는 효과가 있다. 하지만 약을 빨리 주입하는 것 때문에 약에 대한 부작요이 나타날 경우 심각한 상황으로 악화될 가능성도 같이 높아진다. 현재 약과 관련된 의료분쟁의 대부분이 주사제와 관련된 사고이다. 주사약을 사용하는 이유는 먹는 약을 쓸 수 없거나, 주사약 이외에 먹는 약이 개발되지 않은 경우로 한정하는 것이 원칙이다. 세계적으로 우리나라처럼 감기나 관절염 등 먹는 약을 쓸 수 있음에도 주사를 많이 쓰는 나라는 없다.


과연 피곤할 때는 링거 한 병이 최고일까?


7.jpg


전혀 아니다. 피곤한 원인은 첫째는 육체적, 정신적 과로요, 둘째는 우울증이요, 셋째는 질병이 있기 때문이다. 피곤한 것을 해결하려면 이 세가지를 구분해서 해결해야 한다. 링거 한 병은 고작 밥 한 끼의 영양도 되지 않는다. 기력이 없다고 느낀다면 육체적, 정신적 과로는 아닌지, 우울증은 없는지, 그리고 어떤 질병이 숨어있는지 살피는 것이 우선일 것이다. 


손발이 차거나 어지러우면 혈액순환이 안 되는 것일까?


8.jpg


아니다. 건강과는 상관없이 체질적인 이유가 가장 많다. 어떤 사람은 손발이 따듯해서 추운 날에는 애인의 차가운 손을 데워주어 사랑을 받지만, 어떤 사람은 손이 차다 못해 아프기까지 하다. 손발이 찬 현상은 우리 몸이 체온을 외부로 뺏기지 않으려고 혈관이 과도하게 수축해서 일어나는 생리적인 현상이다. 손발이 찬 병 중에 드물게 말초혈관에 동맥경화가 있거나 레이노드 증후군 같은 문제를 갖고 있는 사람이 있다. 이런 사람은 추위에 노출되면 아주 심하게 손발이 아프거나 새파랗게 변하기도 한다. 손발이 찬 것이 갑자기 시작되었거나, 일하고 잠잘 때 불편할 정도이면 의사의 진찰을 받고 필요한 검사를 받기를 바란다. 


하지만 그 정도는 아니라면 운동과 따뜻한 목욕을 권고하고 싶다. 운동은 에너지를 방출하고 혈관을 확장하는 효과가 있다. 또한 평상시 에너지 발생을 높이기 때문에 손발까지 혈액순환을 늘려주는 효과가 있다. 이런 효과는 운동이 주는 수많은 효과 중에 하나이므로 꼭 규칙적인 운동을 권한다. 아울러 목욕도 도움이 된다. 전신욕도 좋고 손이나 발만 부분적으로 10~15분 정도 따뜻한 물에 담그는 것도 좋다. 물의 온도는 손을 담갔을 때 따끈하면서 기분이 좋을 정도가 약 섭씨 40도 정도이다. 손발이 찬 것을 심각한 병과 연관 짓지는 말자. 사람마다 체질적인 이유 때문이다. 환경에 적응하는 특별한 체질일 뿐이다. 


필자는 5년 전부터 매일 오전 10시부터 시작하는 ‘라디오주치의’라는 프로그램에서 매주 수요일 ‘건강상식의 허와 실’을 이충헌 기자와 진행해오고 있다. 바로 이런 잘못 알려진 건강상식을 바로잡기 위해서이다. 의사의 말보다는 이웃집 아줌마의 말을 더 믿는 세태가 개탄스럽다. 그 책임의 일부는 의사들에게 있지만 우리가 진정 선진국이 되려면 상식이 통해야 하고 근거 있는 사실에 기초한 결정을 해야 한다. 의학도 마찬가지이다. 잘 기획된 연구를 통해서 증명된 것, 상업적인 이익에 경도된 정보가 아니라 진정 국민 편에 선 전문가들이 권고하는 것을 잘 선별하는 지혜가 필요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