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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CEJ 칼럼] [건강이야기] “선생님, 배가 아파요” – 복통에 대한 오해와 진실


“선생님, 배가 아파요” 복통에 대한 오해와 진실

김철환 상임집행위원

인제대 교수/서울백병원

가정의학과·금연클리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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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소 여러분의 속은 편하신지요? 제 동료 한 사람은 평생 한 번도 배가 아프거나 소화가 안 된다고 느껴본 적이 없다고 합니다. 참 대단하지요? 이렇게 소화가 잘 되다 보니 과식하기 쉬워서 항상
먹는 것을 잘 조절하려고 노력한답니다. 그 결과 우리 병원에서 가장 멋진 몸매의 소유자입니다. 이 사람은 특별한 사람이고, 이렇게 한 번도 배가 아픈 적 이 없는
경우는 드물 것입니다. 자주 소화가 안 되거나 배가 아프거나 설사와 변비를 반복하는 사람, 가스가 차는 느낌 때문에 고생하시는 분 들이 적지 않습니다. 제가
의사니까 주로 아픈 사람만 봐서 그럴까요? 아무튼 속이 불편하고 배가 아프면 걱정을 많이 하게 됩니다. 이런 증 상이 있을 때 걱정하는 병은 위궤양이나 위암, 대장암 같은
심각한 병인데 실제는 전혀 그렇지 않습니다. 이런 증상이 생긴 원인은 스트레스로 인한 일시적인 소화장애이거나
위염이거나기능성 위장장애라고 하는 병입니다. 또한, 위장을 비롯한소화기관에 어떤 병도 발견할 수 없는데 자주
속이 쓰리거나 아프고 소화가 안 되는 증상을 호소하는 것을기능성 위장장애라고 합니다. 소화기관의 불편한 증상, 즉 속쓰림, 트림, 상복부
불쾌감, 위 팽만감 등 여러 증상으로 고생은 하지만 이런 증상 이 어떤 심각한 병으로 인한 것이 아니라는
뜻입니다. 참 이상하지요? 배가 아프고 소화가 안 되는 증상이
반복되는데 소화기관에는 어떤 병도 없다니요? 머리가 자주 아프다고 머리 안에 문제가 발한 것이 아닌
것과 같은 원리입니다. 심리적인 원인이 문제의 원인이고 그 때문에 위장 기능에 문제가 생긴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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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양인은 머리가 아프고, 한국인은 배가 아프다?!

 

 서양
사람들이 느끼는 흔한 증상은 가슴이 아프거나 머리가 아픈 것입니다. 그런데 한국인들은 가장 흔한 증상이
배가 아픈 것입니다. 사촌이 땅을 사도 배가 아프고, 스트레스를
받아도 배가 아프고…. 그 이유는 무엇일까요? 한국인과 서양인의
위의 구조와 기능도 다르지 않습니다. 위통과 관련, 서양인과
우리의 가장 큰 차이점은 음식의 종류와 식사 방법입니다. 서양에 비해 우리 음식은 짜고 맵고 거칩니다. 우리가 평소에 섭취하는 덜 조리되고 거친 음식은 건강에는 좋지만 섬유소가 많아 소화 장애의 원인이 될 수 있습니다. 이런 음식일수록 오래 꼭꼭 씹어서 삼켜야 소화가 잘 되는데 한국인의 식사 시간은 세계에서 가장 짧습니다. 서양사람들은 15~20번을 씹고 삼키는데 우리는 보통 8-10번 씹고 삼킵니다. 서양 사람들이 식탁에 앉아 전채요리를 먹는
시간에 우리는 식사를 후다닥 끝내고 물을 마십니다. 맵고 짠 음식도 문제입니다. 고추가 매운 것은 캡사이신이라는 물질 때문입니다. 캡사이신은 대장암을
예방하는 항암기능, 통증을 줄여주는 통증완화 기능을 가진 좋은 성분입니다. 그런데 캡사이신을 섭취하면 장운동을 증가시키는 효과도 있습니다. 이런
기능은 변비를 예방합니다. 하지만 장이 과도하게 움직여서 음식이 다 소화되기 전에 장을 빠져나가도록
하기 때문에 복통을 느끼게 되고 미쳐 소화되지 않은 무른 변을 볼 수 있습니다. 또 매운 것 자체가
위의 점막을 자극하거나 위점막 염증을 일으켜 속이 쓰리거나 더부룩하게 만들 수 있습니다.

 

한국인들이 위와 관련된 증상을
많이 호소하는 이유 중에 하나는 헬리코박터 파이로리균이라는 특별한 세균이 위에서 더 많이 살고 있기 때문이 아닌가 추정하기 합니다만 이것은 잘못
알려진 것입니다. 소화 장애가 심한 사람 중에 헬리코박터 파이로리균을 없애는 치료를 하면 소화장애가
좋아지는 경우가 있습니다. 하지만 한국인의 60~70%
헬리코박터균을 갖고 있는데 문제가 있는 사람은 극히 일부일 뿐입니다. 따라서 헬리코박터 세균을 갖고
있다고 모두 제거할 필요는 없지만 궤양을 앓은 경험이 있거나 다른 방법으로 소화장애가 좋아지지 않으면 1
혹 은 2주의 헬리코박터 제균요법을 받는 것이 필요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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속을 다스리려면 마음을 다스려라

 

소화가 잘 되고 배 아플 일이
없으려면 다음의 몇 가지 원칙을 가지고 자신의 속을 다스리는 것이 가장 중요합니다.

 첫째는 마음을 편하게 먹어야 합니다. 나름대로
목표를 수정하고, 대인관계를 좋게 만들고, 운동이나 취미생활을
통해 스트레스를 해소해야 아픈 것이 사라집니다. 이렇게 마음이 편해져야 스트레스 호르몬이 적게 나오고
부교감신경계가 활발해져서 소화활동이 잘 일어납니다. 이것이 가장 중요하고 필수적입니다. 마음이 편해지지 않고서는 복통도 해결하기 어렵습니다. 사촌이 땅을
샀다고 배가 아픈 사람이라면 배가 아플 일이 끝나지 않을 것입니다.

 둘째는 약을 적당하게 써야 합니다. 기능성
위장장애를 비롯한 복통이나 소화 장애를 완전히 치료하는 약은 없지만 증상을 줄여주는 약은 많이 개발되었습니다. 이런
약으로는 위장 운동이 약한 것을 돕는 약, 과도한 위산의 분비를 줄여 주는 약, 과도한 가스를 줄이는 약, 변비를 좋게 해주는 약, 설사를 줄이는 약 등 다양합니다. 각자의 증상에 맞게 처방 된 약을
복용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너무 약을 피하는 것도 너무 약에 의존하는 것도 바람직하지 않습니다. 한두 달 적극적으로 치료하여 증상을 좋게 한 후에는 꼭 필요할 때 외에는 약에 의존하지 않는 것이 필요합니다.

셋째는 적절한 식사법을 잘 실천해야
합니다. 즉 음식의 종류를 싱겁고 소화가 잘 되면서 영양이 균형 잡힌 식사가 중요하지요. 여러가지 음식의 종류를 포함하면서도신선한 채소와 과일을 매끼니 포함하는 습관이 필요합니다. 튀긴 음식, 너무 맵고 짠 음식을 피하고, 술은 아예 마시지 않거나 마시더라도 3(여성은 2 )을 넘지 않아야 합니다. 아침 식사를 거르지 말고 세 끼의 식사를
모두 비슷하게 하는 것도 꼭 실천해야 좋습니다. 아침을 거르고 저녁을 과식하게 되는 것은 소화 기능과
영양에 좋지 않습니다. 아울러 천천히 오래 씹어 삼키는 습관이 매우 중요합니다. 식사습관이 쉽게 고쳐지지 않지만 의식적으로 20번 넘게 씹으려고
노력하다보면 좋은 습관을 갖게 되고 소화문제도 해결하는 분들이 많아지고 있습니다.

 

기능성 위장장애, 이런 병명을 갖고 있는 사람은 불편한 증상 때문에 고생하기는 하지만 심각한 병이 아니므로 안심해도 좋습니다. 아울러 배가 아픈 분들도 위에서 설명한 치료법을 꾸준히 실천하다보면 속도 편해지고 마음도 편해지면서 건강도
따라오는 것을 체험할 수 있다는 것을 강조하고 싶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