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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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건의료] 건보 개혁에 대한 국민의 열망을 배신한 협상 결과, 국민은 받아들일 수 없다

2011년 국민건강보험의 재정 운영에 관한 모든 내용이 결정되었다. 어제 밤(11월 22일, 월) 건강보험정책심의위원회에서 이와 관련한 최종 결정이 이루어졌다. 내용을 요약하면, ▲수가 1.6% 인상(의원급은 2.0% 인상) ▲급여확대 3,319억원 규모 추진 ▲지출 절감 3,504억원을 추진하는 것으로 하여 ▲보험료를 5.9% 인상하는 것이다.

전국 90여개 시민사회단체가 모여 있는 ‘의료민영화 저지 및 건강보험 보장성 강화를 위한 범국민운동본부(이하 범국본)’은 이와 같은 협상 결과에 대하여 실망을 넘어 분노를 느낀다. 올해와 같이 건강보험 보장수준을 획기적으로 개선하는 ‘건강보험 대개혁’의 논의가 시민사회로부터 시작하여 전국민에게 확산된 분위기에서 결정된 이러한 내용은 그 어떤 국민의 열망도 반영하지 않은 것이기 때문이다.


문제 1 : ‘건강보험 대개혁’에 대한 국민의 열망 외면한 결정


2011년 건강보험 운영과 관련한 논의에서 가장 먼저 문제로 지적해야 할 것은 ‘건강보험 대개혁’과 관련한 어떤 논의도 진척시키지 못했다는 것이다. 건강보험의 보장성을 개선하고, 이를 위해 지출구조를 어떻게 개편하며 건강보험 수입은 어떻게 늘려야 할 것인지에 대한 중장기적인 검토는 전혀(!) 이루어지지 못했다. 올해 국민들이 보여준 국민건강보험에 대한 개혁 요구를 전혀 반영하지 못한 실망스러운 결과이다.

특히 가입자측이 건강보험 지출의 낭비적 구조를 개혁하기 위하여 총액예산제 도입을 포함한 ‘진료비 지불제도’ 개편 논의의 경우 ‘특별위원회’를 구성하자고 제안했음에도 불구하고, 복지부는 이러한 요구를 묵살하고 차기 회의에서 논의하겠다는 것으로 회피하는 태도를 보였다.
뿐만 아니라 복지부는 약제비 적정화 방안을 포기하는데 이어 지역별 병상총량제 도입, 진료비 지불제도의 개편 등 낭비적 지출구조의 개혁을 추진하기 위한 시급한 과제에 대해 성의있는 진척을 보여주지 못했다. 게다가 대학병원 외래 환자부담금을 늘리는 등 환자들에게만 부담을 떠넘기는 ‘재정절감대책’을 내놓았다.

이처럼 복지부는 국민의 개혁 열망을 무시하는 수준을 넘어 국민에게 부담을 전가하는 방안을 골몰하는 듯한 인상을 보여주고 있다.


문제 2 : 건강보험 보장성 강화에 총재정의 고작 1%만???


정부는 건강보험 보장성 강화에 매우 소극적인 태도를 보였다. 현재 건강보험 재정 규모가 30조원을 넘는다는 점을 감안할 때 이번에 급여확대 규모는 고작 1%의 수준인 3천억원대이다.
이런 식으로 접근해서 언제 건강보험 보장수준을 높일 수 있을까? 국민건강보험으로 모든 의료비를 해결하여 국민의 의료비 부담을 낮추고, 질병과 의료비로 인해 빈곤층으로 추락하는 상황을 막아야 하는데, 건강보험 총재정의 1% 수준으로 급여확대를 하는 계획을 국민에게 내놓으면 어쩌란 말인가?
이렇게 해놓고 국민에게 건강보험료를 인상하겠다는 것은 너무나 염치없는 짓 아닌가?


문제 3 : MB정부, 건강보험 ‘재정적자’ 국면으로 몰고 간다!!!


올해 초 건강보험의 재정은 2조원이 넘는 흑자가 있었다. 그런데 지난해 이맘 때 2010년 건강보험 수가와 급여확대, 보험료를 결정하면서 정부는 이런 흑자를 이용하여 보험료 인상률을 낮추는데 활용했다. 그 결과 2010년 건강보험 재정은 1조 2천억원 정도의 적자를 기록할 전망이다.

2조원이 넘는 재정이 쌓여 있었다면, 이 돈을 건강보험 급여확대, 보장성 개선을 통해 국민에게 되돌려 주어 건강보험 제도의 의미를 보여주기에 충분한 돈이었다. 그러나 정부는 이러한 흑자분을 까먹으면서 건강보험 재정 적자 국면으로 몰고 갔다. 새해초 또 다시 건강보험료 인상 5.9%가 되더라도 2011년에 약 5천억원 규모의 당기적자가 예상되어 내년 연말에는 3천억원 정도의 흑자분만 가까스로 남게 될 것이다. 이처럼 국민의 부담으로 만들어진 2조원의 흑자분이 건강보험 급여확대로 사용되지 않고, 정부가 재정적자 국면을 만들면서 흔적도 없이 사라질 상황이 되었다.

MB정부가 건강보험 재정을 ‘적자’ 국면으로 만들어 가는 이유는 두가지로 이해된다. 우선, MB정부가 기업과 국고에서 건강보험 재정에 대한 부담을 낮추기 위한 의도적인 ‘흑자’ 까먹기 정책을 추진한 것이다. 정부와 기업이 정당하게 부담해야 할 비용을 낮추기 위해 일부러 ‘흑자 까먹기’를 했다는 것이다.

또 다른 한가지 이유는 이렇게 건강보험 재정의 적자 국면을 만들어 국민건강보험의 개혁을 원하는 국민의 열망에 찬물을 끼얹고자 하는 것이다. 국민건강보험에 대한 국민의 불신을 키우고 상대적으로 민간의료보험의 필요성을 강조하기 위한 ‘의료민영화 추진’의 일환으로 보인다.

이런 점에서 이번 건강보험정책심의위원회의 결정은 ‘의료민영화’의 배경과 무관하지 않다.


문제 4 : 만만한게 환자인가, 또 다시 외래 환자부담 인상?


이번 결정에는 대학병원 외래에 대한 환자부담 인상 방안이 포함되어 있다. 내년 7월부터 시작하겠다는 것이다.

그러나 이러한 복지부의 입장에는 ‘환자부담 인상’이 경증환자가 대학병원에 가지 않고 의원급에서 진료를 받도록 하는 이른바 의료전달체계의 확립에 효과가 있는 정책인가에 대한 평가가 생략되어 있다는 것이 문제다.

사실 가깝게는 이미 작년(2009년) 7월에 대학병원 외래 환자부담금을 인상했다. 그래서 이런 정책이 효과가 있었는지 분석해야 한다. 그리고 효과가 없다면 왜 그런지, 다른 대책은 무엇인지를 논의하면서 결정해야 한다. 그러나 정부는 이런 평가도 없이 무작정 환자부담금을 인상하는 정책을 또 다시 밀어붙이고 있다.

이미 많은 전문가들은 의료전달체계의 확립을 위하여 ‘환자부담 인상’ 보다 ‘건강보험 수가’를 활용해 병원측의 행태 변화에 초점을 맞추는 것이 효과적이라고 지적하고 있다. 그러나 정부는 이를 애써 모른척한다. 병원은 두렵고, 환자가 만만하기 때문이다.


문제 5 : 복지부, 스스로 약속을 어기고 신뢰를 무너뜨리는가?


작년 이맘 때, 건강보험 수가 협상을 하면서 병원과 의원에 대해 수가인상의 조건으로 ‘약가 절감에 협조한다’는 것이 있었다. 1년뒤 수가협상에 이러한 약가 절감 결과를 반영한다는 것이었다. 만약 목표치만큼 약가절감이 안되면 수가에 반영하여 벌칙(penalty)을 주겠다는 것도 포함되어 있었다.

그러나 복지부는 올해 의원급 수가인상에서 이러한 작년의 결정사항을 스스로 뒤집었다. 약가절감이 목표치만큼 되지 못했음에도 불구하고 수가에 이를 반영하지 않고 오히려 전체 수가인상 평균치인 1.6%보다 높은 2.0%만큼 의원급 수가인상으로 내주었다.

우리는 이와 같은 복지부의 태도에 심각한 문제를 느낀다. 이런 식으로 복지부가 수가협상을 하면서 스스로 결정사항을 번복하고, 신뢰를 허물어뜨린다면 향후 건강보험 협상이 어떻게 정상적으로 진행될 수 있겠는가? 정부를 압박하기 위한 정치적 행태를 통해 벌칙도 피해갈 수 있고, 높은 수가를 받을 수 있다면, 어느 공급자가 진심으로 수가협상에 임하겠는가?

이런 식으로 복지부가 건강보험 재정 운영에 대한 신뢰를 무너뜨리는 행동은 복지부가 스스로 국민보다는 의료공급자를 더 우선에 두고 있다는 것을 자인한 꼴이 된다.


국민건강보험 체제가 출범한지 올해로 꼭 10년이 되었다. 이 과정에서 건강보험 수가협상도 11번째로 진행되었다. 그러나 아직 건강보험 수가 협상은 그다지 나아지지 않고 있다.
그 가장 큰 책임은 바로 정부에 있다. 누적 흑자를 이용해 건강보험 재정 적자 국면으로 몰고가려는 편법과 정치적 술수가 판을 치고, 정부가 스스로 결정사항을 손바닥 뒤집듯 어기면서 신뢰를 무너뜨리고 있기 때문이다. 그래놓고는 아무 일 없다는 듯 아무도 책임지지 않는 상황이 반복되고 있다. 지난 10년 동안 계속해서 그랬다.


이런 식으로 하려면 차라리 정권을 내놓아야 한다. 한나라당과 MB정권이 이런 식의 편법을 모른척 눈감아준다면, 더 이상 정권을 운영할 자격이 없기 때문이다.

우리는 건강보험에 대한 국민의 열망을 담아 2012년 정권교체를 추진하고 그 힘으로 건강보험 대개혁을 밀고 갈 것이다. 더 이상 국민건강보험을 이대로 둘 수 없음을 분명히 밝히는 바이다.


 


2010년 11월 23일
의료민영화 저지 및 건강보험 보장성 강화를 위한 범국민운동본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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