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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지/주택] 건설업자의 사익을 옹호하는 판결, 유감스럽다

   

 23일 대전지방법원은 천안시가 아파트 적정분양가를 제시하면서 건설업자의 입주자모집공고승인을 거부하고 분양가 인하를 권고한 것에 반발하여 건설업자(드리미)가 제기한 소송에서 ‘ 주택시장의 안정 등 공익상의 필요를 들어 법적인 근거없이 가격통제를 행하는 것은 행정편의주의적 발상으로서 법치행정의 근간을 흔드는 위험한 시도이며, 제도의 남용’이라며 원고 승소 판결을 내렸다.

   경실련은 이번 판결이 주택 소비자인 서민들의 주거안정이란 공공성(공익)보다 주택건설사업자들의 사익(재산권)의 이해관계가 우선한다는 논리에 사법부가 동의해 준 결과로 매우 유감스럽게 판단한다.

    이번 대전지법의 판결은 과거 주공아파트 입주자들이 주택공사를 상대로 제기한 원가공개 소송, 대구시장의 주택사업계획 반려에 불복해 건설업체가 제기한 소송 등에서 사법부가 소비자의 주거안정이란 공공성에 무게를 두어 판결해 왔던 전례와 비교할 때, 입주자모집공고안의 승인이 단지 관계법령의 요건에 합치되는가 만을 판단할 수 있으며 승인권자가 그 승인을 거부할 수 없다는 매우 소극적인 ‘기속행위’로 규정하면서 공익보다는 사익을 보호하는 판결이라고 밖에 볼 수 없다.

 분양가자율화 이후 집값폭등은 과거 정부가 가격을 규제하면서 그 대가로 선분양이라는 특혜를 주었으나, 98년 분양가를 자율화하면서도 특혜였던 선분양제를 유지함으로써 소비자에게는 일방적으로 불리하고 건설업자들에게만 절대적으로 유리한 불균등한 주택시장이 형성된 것에 기인한다.

이러한 조건에서 건설업자들은 사업계획승인이나 감리자모집 그리고 분양가 승인 요청과정에서 서류조차 검토하지 않고 승인해주는 자치단체장들의 행태를 이용하여 고분양가를 책정하여 폭리를 취할 수 있었고, 이윤까지 축소하여 세금도 탈루하는 현상까지 나타난 것이다. 이러한 폭리로 인해 우리사회의 공공체성이 해체되고 자산의 양극화까지 낳게 된 것이다.

  따라서 이와같은 주택정책의 흐름이나 현실을 감안한다면, 이번 판결은 지방정부에게 주거안정을 위한 책무를 다하라는 국민들의 요구에 역행할 뿐 아니라 불공정한 주택시장을 개혁하는데 있어 사법부가 법치주의 확립이란 논리로 가로막고 있는 것처럼 비춰지지는 않았을 것이다.

   또한, 분양가 자율화를 실시하고 있기 때문에 자치단체가 분양가를 검증하고 원가보다 과도한 분양가를 조정하도록 권고조차 할 수 없다고 한다면, 사업계획단계, 감리자지정단계, 입주자모집단계에서 지방정부가 행사하도록 되어 있는 모든 승인권한을 부여 할 필요가 있겠는가라는 반문하지 않을 수 없다.

  이번 판결로 당장 건설업체는 평당 900만원대의 분양가를 책정하여 분양 할 것이고, 주변의 다른 건설업체들도 원가가아니라 주변아파트의 분양가를 기준으로 신규분양가를 책정하는 관행에 따른다면 아파트분양가는 천정부지로 치솟을 것은 자명한 이치이고, 아파트 분양원가공개에 소극적이던 자치단체장에게 좋은 명분을 만들어 줄 것이며, 이는 결국 서민들의 주거 고통을 가중시키고 지역경제의 활성화를 가로막는 결과를 가져 올 것이다

   경실련은 이번 판결로 천안시를 비롯한 모든 지방정부가 주거안정을 위한 책임과 권한행사가 소흘 해 지지 않기를 희망하며, 분양원가공개운동을 지속적으로 전개할 것이다. 또한 지역시민단체뿐 아니라 소비자주거안정을 요구하는 모든 시민들과 함께 건설업자와 개발관료, 그리고 권력기관 및 부동산기득권층에 맞서 불합리한 제도개혁과 특혜청산에 앞장설 것임을 밝힌다.

[문의 : 경실련 아파트값거품빼기 운동본부 766-973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