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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공사업] [건설 거품을 빼자] 특혜백화점 ‘민자고속도로'(上)-‘뻥튀기 사업비’ 정부는 OK
2006.01.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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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자도로사업이 대형 건설업체를 위한 특혜사업으로 변질돼 가고 있다. 공사비를 부풀려 이익을 챙긴 건설업체에 또다시 비싼 통행료로 20년간 수익을 보장해주는 정부의 허술한 정책 때문이다.

이 과정에서 대형 건설업체는 하청업체들을 손아귀에 넣고 휘두르면서 앉아서 수천억원씩의 수익을 남기고 있다. 시민단체들은 민자사업 등 건설공사에서 낭비되는 예산만 줄여도 세금 인상없이 양극화 해소 재원을 마련할 수 있다고 주장한다.

 

◇ 거품공사비 방조한 정부

 

국가 재정으로만 건설하는 고속도로는 입찰을 통해 시공자를 선정한다. 낙찰자를 선정하는 과정에서 공사비는 현실성있게 조정된다. 가격경쟁입찰(최저가 낙찰제)의 경우 당초 공사비의 55~60%, 적격심사 75~85%, 턴키·대안입찰은 85~95%선에 결정된다.

그러나 민자사업은 재정사업과는 달리, 사업제안자가 작성한 사업비를 그대로 수용한다. 제안된 사업비에 대한 정부의 검증과정이 없기 때문이다. 정부는 공사비가 적정하게 책정되어 있는지 판단할 기준도 없이 협상으로 가격을 결정한다. 굳이 낙찰률을 얘기하자면 100%다. 결국 공사비가 부풀려지도록 정부가 방조하고 있는 셈이다.

업체끼리 경쟁도 없다. 기획예산처에 따르면 민자도로건설을 포함한 37개 민자사업중 6개 사업만이 두개 이상 업체(컨소시엄)가 사업권 경쟁을 벌였다. 일반 국책사업은 단독입찰할 경우 자동적으로 유찰된다. 그러나 민자사업은 경쟁이 없는 상태에서 수의계약이 가능하기 때문에 정부와의 협상만 잘 하면 높은 공사비를 받아낼 수 있다.

경실련 신영철 정책위원은 “전문성도 없는데다 건설업자들 편인 공무원들이 협상에 나서서 공사비를 책정하는 것은 고양이에게 생선을 맡기는 격”이라면서 “민간이 제안만 하면 사업성이 없는 사업도 민자사업이 돼 정부의 예산이 투입되고 있다”고 말했다.

건설교통부 한 관계자는 “기존 발주된 민자사업의 경우 사업성 검토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은 측면이 있다”고 털어놨다.

 

 

◇ 무늬만 건설회사인 대기업 업체들

 

민자사업권을 따낸 업체는 직접 시공을 하지 않는다. 모든 공사를 하청업체에 맡긴다. 공사수행을 위한 건설기능 인력이나 건설관련 장비도 없다. 즉 대부분의 대기업건설업체는 공사과정만 관리한다.

대구~부산 민자고속도로의 시공사인 현대산업개발, 대림산업 등도 시공은 중소 건설업체에 맡겼다. 하청단계에서 ‘갑과 을의 관계’를 이용, 공사비를 최대한 깎은 것은 물론이다. 실제로 토사운반 작업의 원가(㎥당 가격)를 3,300원에 잡아놓고도 하도급 업체에는 2,900원에 공사를 시켰다.

이런 식으로 시공사는 직접공사비에서만 4천2백억원을 챙겼다. 직접공사비란 공사 수행을 위해 직접 투입되는 비용이다. 공사를 하면서 남길 이윤은 간접공사비에 포함되어 있기 때문에 원칙적으로 직접공사비에서 이윤을 챙기는 것은 불로소득이다.

경실련 윤순철 시민감시국장은 “재벌 계열사 등 대형 건설사는 협상을 통해 사업권을 따내고 공사는 힘없는 하청업체에 시키는 브로커에 불과하다”고 말했다. 그는 “예산이 잘못 사용됐을 때는 이를 되찾도록 납세자소송법이 시급히 제정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 통행료 반발 거세질 듯

 

대구~부산고속도로의 통행료는 기존 고속도로보다 두배 가까이 비싸다. 2001년 민자로 개통된 인천공항고속도로의 통행료(승용차 기준)는 6,400원으로 일반 고속도로(2,686원)의 2.38배다. 천안~논산 역시 5,600원의 비싼 통행료를 낸다. 그러나 고속도로와 별 차이가 없는 인근 국도가 있어 건설단계부터 시비가 끊이지 않았다.

이렇듯 통행료가 비싼 이유는 무엇보다 공사비가 부풀려져 있기 때문이다. 통행료는 공사비 등 사업비와 통행량을 기준으로 산출된다. 정부가 보통 총사업비의 30%를 재정지원하는 것도 공사비 부담을 줄여 통행료가 비싸지는 것을 막기 위해서다.

결국 적정한 통행료 산정을 위해서는 정확한 공사비와 통행량 예측이 필요하다. 이에 따라 시민단체들은 대구~부산고속도로 등 민자도로의 통행료 문제를 지속적으로 감시, 거품을 뺄 때까지 소비자운동을 펼칠 계획이다.

통행료가 높아 소비자들의 외면을 받아도 건설사는 손해를 보지 않는다. 교통량이 적어 수익이 나지 않더라도 정부는 20년간 당초 예정된 수익의 90%를 세금으로 보장해 주기 때문이다. 반면 교통량이 적어질수록 도로보수비는 적게 든다.

그러나 현대산업개발측은 “통행료가 일반 고속도로보다 비싸기는 하지만 단축된 거리로 기름값이 적게 드는 것을 고려하면 오히려 민자도로 이용이 경제적”이라고 해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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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의 : 시민감시국 766-973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