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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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건의료] 건양대 병원 사고, 의료사고피해구제법 제정 계기 되어야

건양대 병원의 의료사고를 계기로
의료인이 무과실을 입증하는 의료사고피해구제법 제정을 촉구한다.


갑상선 수술환자와 위암수술환자가 바뀌는 어처구니 없는 의료사고가 대전 소재 건양대학교 병원에서 발생되었다. 이번 사건이 발생한 해당 의료기관은 2004년 실시된 의료기관 평가로 충남 · 대전 지역의 우수의료기관으로 평가되기도 하였다. 하지만 병원평가를 통해 의료진의 임상수준의 평가와 소비자 중심의 안전성에 관한 판단은 사실상 가능하지 않았다.


한 지역의 대학병원에서 환자의 기본적인 안전성에 관한 확인이 이루어지지 않았다는 점에서 이번 사건은 환자의 안전성이 얼마나 간과되었는지를 단적으로 드러냈다. 


1. 건양대 병원 사건의 명확한 원인규명을 통해 유사사건의 재발을 막아야 한다.


의료사고의 원인이 의료인과 의료기관 개설자에게 있는 경우에 그 과실을 환자에게 전가할 수 없다. 해당 의료사고 당사자인 피해자들은 정보의 비대칭성으로 인하여 문제 원인에 대한 접근이 불가능하며, 의료인의 과실을 밝히기에 어려움이 있기 때문이다. 더욱이 사고 후에도 수술관리 과정과 관련된 자료는 의료기관이 소유하고 있다.


그러나 이번 사고와 같이 과실이 명백하게 드러나는 의료사고는 오히려 드물며, 원인규명에 어려움과 의료기관의 일방적인 합의조정으로 인하여 드러나지 않는 의료사고가 더 많은 것이 현실이다.


문제는 의료인의 과실이 명백하게 드러나지 않는 경우, 합의는 의료정보를 독점한 의료인에게 유리한 상황에서의 일방적인 합의가 될 수 있다는 것이다. 현행법은 의료사고피해자가 의사의 과실을 입증해야 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의학지식을 가지고 있지 않은 환자가 의사의 과실을 증명하는 것은 현실적으로 거의 불가능하다.


따라서 의료사고의 원인규명을 위해서는 의료인이 자신의 무과실을 입증하는 입증책임전환의 의료사고피해구제법 제정이 이뤄져야 한다.


또한 이번 의료사고의 경우에 피해자가 문제된 병원에서 치료를 받고 있다는 점, 소송 등의 법적 절차를 거치는 데 소요되는 경제적, 정신적 손해를 감안할 때 합의가 논의될 것으로 예상된다. 그러나 이는 합리적인 피해 배상을 위한 것이어야 하며, 의료사고를 무마하기 위한 수단으로 전락되지 말아야 한다. 오히려 이번 사고의 명확한 원인규명을 통하여, 유사사고 재발을 막기 위한 구체적인 대안이 제시되어야 할 것이다.


2. 보건복지부는 이번 사고를 계기로 의료사고 규모 파악에 적극 나서라.


그동안 의료사고 발생시 합의와 같은 보이지 않는 해결방법으로 인하여 의료사고의 규모가 파악되기에 어려운 점이 있다.


2005년 6월 서울대 김윤 교수의 자료에 따르면, 의료사고에 대한 사망자는 4천명에서 2만 7000명으로 추정될 수 있다. 2003년 전체사망자 24만 6천명에서 1위는 6만4000명(25.9%)인 암이었으며, 2위 뇌혈관 질환은 3만6000명(14.8%), 3위 심장질환이 1만7000명(7.0%), 4위 당뇨병이 1만2000명(4.9%)이었던 점을 감안하면 심장질환보다 의료사고로 인한 사망이 더 많을 수 있다는 것이다.


그러나 국내 사망원인의 3위가 의료사고가 될 수 있음에도 불구하고 의료사고를 개별적 사항으로 치부하며, 그 규모와 피해정도를 파악하지 않으려는 보건복지부와 의료계의 태도를  납득하기 힘들다. 전국에서 그 규모를 파악할 수 없을 정도의 의료사고가 발생되고 있는 상황에서 의료사고 규모를 파악하는 일을 더 이상 미뤄서는 안 될 것이다.


시민연대는 이번의 건양대 병원 의료사고와 같이 어처구니 없는 의료사고가 재발되지 않기를 진심으로 바라며, 이를 계기로 그 심각성과 의료사고 규모에 대한 사회적 논의가 진행되기를 기대한다.


3. 국회는 건양대 병원 사고를 의료인이 무과실을 입증하는 입증책임전환의 의료사고피해구제법 제정의 계기로 삼아라.
 
의료사고 피해구제법 제정을 위한 시민연대에서는 작년 12월2일 의료사고피해구제법을 성안하여 의료인과 의료기관 개설자가 자신의 무과실을 입증하도록 하는 내용의 청원안을 국회에 제출한 바 있다. 이어 올해에는 국민청원을 진행하고 있다.


이미 드러난 것과 같이 의료사고는 당사자는 물론 가족 모두에게 심적 고통과 물질적 손실을 겪게 하여 파탄에 이르기도 한다. 의료인 역시 소모적인 분쟁 속에 휘말리게 되어 양자 모두 잃을 것이 많다.


이에 시민연대는 이번 사건을 계기로 국회가 십수년간 지연되어 온 의료사고피해구제법안의 입법을 더 이상 늦출 수 없다는 점에서 이를 강력히 촉구한다.


의료사고피해구제법 제정을 위한 시민연대 (medisimin.or.kr)
건강세상네트워크,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 서울YMCA시민중계실,
선한사마리아인운동본부, 의료소비자시민연대, 전국사회보험노동조합


[문의 : 사회정책국 3673-214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