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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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벌/중소기업] 검찰의 법 집행기준은 법률인가? 재벌인가?

두산그룹 총수 일가의 비리혐의에 대해서 수사를 벌여온 검찰은 어제(10일) 박용성씨 등 총수일가 4명 등 모두 14명에 대해 불구속기소 처리키로 했다. 이번 수사결과를 통해 드러난 사건의 전모는 재벌총수 1인이 기업 전반을 장악하고 회사 자금을 이용해 편법으로 그룹지배권을 확정하는 한편 회사 자금을 총수 일가의 사금고로 사용하는 등 재벌체제의 비리가 극명하게 드러난 ‘재벌비리 종합판’이라 불러도 손색이 없을 만한 것이었다.


그러나 두산그룹 총수 일가에 대한 검찰의 불구속기소는 검찰의 재벌봐주기의 전형적인 모습을 보여주고 있어 비판받아 마땅하다.


첫째, 검찰이 밝힌 불구속 기소 사유는 박용성씨의 경우 국제스포츠 외교 등에서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어 국익을 고려했다는 것, 가족 간의 분쟁으로 형제 4명이 기소된다는 점, 그리고 책임을 인정하고 수사에 협조한다는 것이다. 그러나 이같은 검찰의 수사결과는 비자금 310억원을 조성한 혐의로 김석원 쌍용양회 명예회장을 구속기소하고, 세계태권도연맹과 국기원 등의 공금 38억4천만원을 횡령한 혐의로 IOC 부위원장이었던 김운용씨를 구속기소한 전례와 비교할 때 비리 기업인에 대한 검찰의 수사기준이 형평성 면에서 어긋날 뿐 아니라 너무도 자의적이라 할 수 있다.


둘째, 검찰의 수사내용 역시도 납득하기 어렵다. 검찰은 3개월 동안의 수사를 통해 1995년부터 지난해까지 위장 계열사를 동원해 해마다 수십억원의 비자금을 만들었고, 유상증자 자금을 대출받는 과정에서 계열사에 139여억 원의 이자 부담을 떠넘기는 등 두산그룹 재벌총수 일가의 비리, 비자금 조성 등에 대해서 구체적으로 밝혔다. 그러나 정착 이렇게 조성된 비자금 용처에 대해 검찰은 대주주 일가의 생활비 등으로 사용했다는 이해하기 힘든 결과를 내놓았다.


재벌들이 이전에 정치인들에게 불법정치자금을 제공했던 사례를 살펴볼 때 두산그룹 총수 일가의 비자금 조성 수법은 이전 비리재벌들과 전혀 다를 바가 없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정치권의 재벌에 대한 특혜, 비자금 조성, 불법정치자금 제공이라는 일련의 과정에 대해서 명백하게 밝혀 내지 못한 검찰의 수사결과는 의구심을 갖게 한다.


<경실련>은 이번 검찰 수사에 대해 다음과 같이 문제를 지적한다.


첫째, 검찰의 수사가 비자금 조성 혐의로 구속했던 김석원 쌍용양회 명예회장이나, 세계태권도연맹과 국기원 등의 공금을 횡령한 혐의로 IOC 부위원장이었던 김운용씨 등을 구속기소한 전례와 비교할 때 비리 기업인에 대한 검찰의 수사가 형평성을 잃었다는 것이다.


둘째, ‘국익을 고려했다.’, ‘형제가 모두 기소된다’, ‘사퇴했다’라는 아주 추상적이면서도 상황적 논리를 근거로 실정법 위반이라는 명백한 사실에 면죄부를 주는 법집행의 기준이 법률이 아니라 ‘검찰만의 기준’을 관습적으로 적용하고 있다는 것이다.


셋째, 법을 수호하고 법치주의를 바로세우는 책무를 가진 검찰이 사건과 사람에 따라서, 상황에 따라서 법 집행의 기준이 달라지는 행태를 되풀이하고 있어, 법의 수호자가 도리어 법의 공정성과 신뢰성을 무너뜨리는 행위를 하고 있다는 것이다.


<경실련>은 검찰의 이번 수사결과는 비리 재벌수사에 대한 좋지 않은 전례를 남기에 되었을 뿐만 아니라, 현재도 진행되고 있는 다른 재벌기업들의 불법적 사실에 대한 처벌의 기준으로 작용될 것을 우려한다. 또한 검찰이 법률에 근거하지 않고 정치적 판단에 근거해 법을 집행한다는 모습을 국민들에게 보여줌으로써, 법과 검찰에 대한 국민적 신뢰를 회복하기 어렵게 만들었다. 검찰은 새로 태어나야 하며, 다시는 이런 결정이 재발되지 않기를 강력히 희망한다.


[문의 : 정책실 02-3673-214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