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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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법] 검찰이 특정언론 지킴이를 자처하는가

 특정 언론 광고 불매운동에 대한 검찰의 과잉 수사가 도를 넘고 있다. 검찰은 최근 광고중단운동을 주도한 네티즌 20명을 출국금지 조치하는 어이없는 상황을 연출한데 이어 불매 운동의 대상이 된 업체를 상대로 고소를 권유하기까지 한 것으로 알려졌다. 경실련은 준사법기관 으로서 피의자와 피해자 양자 간의 중립을 지켜야할 검찰이 자신의 역할을 망각한 채 검찰권을 전가의 보도로 이용하는 것에 심히 우려하지 않을 수 없다.

 

 광고 불매 운동의 대상업체인 농심이 “검찰이 자신들을 상대로 광고주 불매운동으로 피해를 많이 보고 있는데 왜 고소를 하지 않느냐 등의 권유를 계속 했다”고 밝혀 큰 파문이 일고 있다. 농심을 상대로 한 검찰의 고소 권유는 중립 수사의 주체가 되어야할 검찰이 자기 기능을 스스로 부정한 것이나 다름없다. 고소인과 피고소인 사이에서 진실을 규명하고 이에 따라 사법적 처리와 판단을 수행하는 것은 검찰로서 해야 할 최소한의 수사원칙이다. 이번 업체를 상대로 한 고소 권유는 고소 의사가 없던 당사자들을 강제로 고소인을 만들려 한 것으로 검찰이 의도성을 갖고 정치적 수사를 하고 있다는 것을 반증하는 결과라 할 수 있다.

 

 이번 업체를 대상으로 한 검찰의 고소 권유는 객관적이고 중립적인 자세를 요구한 검사윤리강령에 명백히 어긋난 것이다. 검사윤리강령 10조는 “검사는 인권보호 수사 준칙을 준수하고, 피의자 피해자등 사건 관계인의 주장을 경청하며 객관적이고 중립적인 입장에서 사건관계인을 친절하게 대하도록 노력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이번 광고주 압박운동에 대한 수사는 인지수사도 아닌, 피해당사자의 고소․고발에 의한 수사도 아닌 법무부장관의 지시에 의한 수사로 보수언론과 이해를 일치한 정치권력의 뜻을 맞추기 위한 과도한 목적성 수사로 볼 수밖에 없다. 특정언론 광고 불매운동이 정당한 소비자 운동이냐 불법 행위냐를 두고 전문가들 사이에서 논란이 되고 있는 상황에서 이 같은 고소인에 대한 일방적 편들기식 수사는 검찰이 지켜야할 중립적인 자세에 위반하는 행위로 비판받아 마땅하다.

 

 특정언론 광고 불매를 위한 광고주 압박 운동은 소비자 2차 불매운동으로 이에 대한 검찰의 수사는 헌법에서 보장하고 있는 표현의 자유를 명백하게 침해할 소지가 크다. 소비자 2차불매운동은 미국에서도 표현의 자유 차원에서 인정하고 있다. 82년 전미유색인종지위향상협회(NAACP)의 인종평등정책 실현을 위해 백인상점불매운동이나 84년 엘도라도의 한 시민단체가 진행한 신문 논조를 바꾸기 위한 광고주 압박 운동 등은 모두 연방대법원이나 주 대법원에서 합법적인 소비자운동으로 인정한 것이 그 대표적인 사례라 할 수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검찰이 소비자들의 다양한 의사표현을 인정하기는커녕 인터넷 기사 댓글마저도 처벌하겠다고 나선 것은 도저히 이해할 수 없는 처사이다. 광고 불매운동은 대상 업체들이 협박 등으로 인한 피해를 받았다면 피해당사자가 고소하고 이에 따라 사법적 처리과정으로 진행할 문제이지 검찰이 자신의 역할의 범위를 벗어나 위법적 실행과 상관없는 단순의사개진 행위까지 과도하게 수사를 진행할 사안이 아니다. 더구나 정당한 소비자의 의견과 악의적인 댓글의 판단 기준이 모호하기 때문에 만약 인터넷 댓글에 대한 수사가 진행된다면 검찰의 자의적인 판단에 의해 마구잡이식 수사가 이루어질 것임은 불을 보듯 뻔하다. 이러한 상황에서 검찰이 나서서 처벌 운운하는 것은 국민들의 자유로운 의사 표현을 막고 더 나아가 국민들을 상대로 협박하는 것이나 다름 없다.

 

 최근 검찰의 일련의 행태로 비추어 볼 때 이번 광고주 압박 운동에 대한 검찰의 수사는 일부 보수 언론을 지키기 위한 수사라는 국민적 비난을 면하기 어렵다. 얼마 전까지 정치적 독립성을 외치고 또한 이를 보장받았던 검찰이 정권이 바뀌었다고 해서 하루아침에 정치권력에 휘둘려 과잉 수사를 하는 것은 검찰이 다시 정치검찰로 회귀하려는 것에 다름 아니다. 검찰이 정치적 중립성과 독립성을 잃은 채 정치 권력에 보조를 맞추는 것은 준 사법기관으로서의 검찰의 역할과 기능에 대한 심각한 국민적 불신을 가져오게 될 것이다. 과거 정치성 사건에 대해 검찰 내 젊은 검사들이 용기 있게 문제제기 했던 사례가 빈번 했음에도 불구하고 이번 사건에도 그러한 주장마저 들리지 않음은 검찰 전체가 정치권력의 의사에 따라 검찰권 행사를 하겠다는 의사표시로서 이후 두고두고 검찰조직에 불행한 일로 기록될 것이다.     

 

 경실련은 검찰이 특정 보수 언론을 지키기 위한 정치 수사를 즉각 중단하고 국민들을 위한 민주검찰로서 자기 역할과 본분을 충실히 수행해나갈 것을 강력히 촉구한다. 또한 국민들의 다양하고 자유로운 의사 표현을 보장할 것을 강력히 요구한다. 만약 검찰이 권력의 눈치를 보며 정치적인 행보를 계속한다면 더 큰 국민적 저항에 부딪치게 될 것임을 경고하는 바이다.

 

[문의 : 정책실 02-3673-214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