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CEJ 칼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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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CEJ 칼럼] 경실련은 그 순수성을 잃지 말아야 합니다

<경실련은 창립 20주년을 맞이하여, 경실련 역대 임원들의 인터뷰를 기획하였다.
그 네번째로 송월주 전 경실련 공동대표를  7월 6일 아차산에 위치한 용화사에서 양혁승 정책위원장, 이대영 사무총장, 위정희 기획실장과 함께 만났다.>




송월주 : 경실련과의 인연은 김대중 전 대통령 시절에 김성훈 경실련 통일협회 전 이사장이 나를 경실련 통일협회 이사장으로 추천하면서부터이다. 당시 남북한 문제는 정치적으로나 사회적으로나 최대 이슈였다. 그리고 인도적 대북지원에 대한 물고가 서서히 열리던 시기였고, 나는 인도적인 측면에서 화합하는 입장에서라면 하겠다고 하였다. 내가 알기론 당시 경실련 내에 통일협회와 관련하여 임원 및 조직을 개편하고 있었던 것으로 기억한다.

내가 경실련 통일협회 이사장으로 취임하면서 통일협회의 성향이 많이 바뀌었다.  아마 내가 통일협회의 성격을 정리하는 역할을 한 듯 싶다.

임기가 만료되었을 때 다시 이사장으로 계속 있어달라는 제안을 받았으나 거절했다. 통일협회 이사장으로 재임하면서부터 북한을 10번정도 방문하였을 때 굉장히 인상적이었다.
그리고 경실련 내 경불련 공동대표, 경실련 공동대표 등을 지냈다.


“경실련이 NGO, 시민 활동에 선도적이고, 향도적인 역할을 했다고 생각”


위정희: 경실련이 올해로 창립 20주년이 되었는데, 초창기 경실련에 참여하셨을 때 상황이 어떠하였는지, 대표님이 계실 때가 조금 속되게 말하면 가장 잘 나가던 때였는데요(웃음).
송월주: 그렇다. 90년대 초반이었으니, 내가 대표로 있던 그 시절이 속되게 말하면 경실련이 가장 잘 나가던 때였다. 재정이 넉넉하지는 않았지만, 사회적 관심이슈의 발굴 및 생산자로서의 역할을 톡톡히 해내고 있어서, 사무실은 늘 기자들, 시민들로 북적였다. 특히 함께하던 사람들도 순수했다. 그 때 경실련은 순수성을 지켰다.



송월주 : 다시말하지만, 그 때는 모든 것이 경실련을 거쳐서 사회적인 이슈가 되었다. 또한 경실련은 그 당시 존재했던 사회적인 문제가 가야 할 방향을 제시하였다. 그리고 그런 것들이 사회적으로 정론화가 되었다. 변형윤 초대 대표와 실무진들이 일을 많이 했다.

그 때는 경실련 내 모든 사람들이 열정으로 가득찼다. 모든 사회적 문제들을 다 끌어안고 일을 추진하다 보니까 업무량과 범위가 꽤 많은 편이었다. 그 당시에는 경제적인 것뿐만 아니라 사회적, 정치적으로 공공성을 증대하기 위한 사업까지 했다. 잘 된 것도 있고 그렇지 않은 것도 있다. 공명선거운동이나 세입자 문제, 중앙은행 독립문제들은 썩 성과가 좋지 않았다.


이대영: 그 이후에는 제도화 등을 이루어 개선하는 방향들을 잘 모색하기는 했습니다만.

송월주: 이 과정에서 너무 백화점 식으로 이 일 저 일 관여하는 것이 아니냐며 논란이 생기기도 하였다. 하지만 경실련이 힘써서 잘 된 일이 많다.

여러 가지가 있지만 그 중에 내가 꼽는 가장 큰 성과는 금융실명제이다. 바로 이 부분이 내가 생각하는 경실련의 순수성이다.

사회적으로 꼭 개혁해야 되는 것들을 전문가들이 머리를 맞대고 연구해서 성명을 발표하거나 대안을 제시해 정부로 하여금 제도화를 요구하면서 열정적으로 여러 가지 사업을 추진하였다. 그 당시에는 이념투쟁이 아니고 경제 정의, 분배 정의를 주안점에 둔 대안을 제시하였다.

그래서 평화적이었고, 비폭력적이었다. 그러면서도 사회를 고발하는 운동성을 갖추고 있었다. 경실련과 같은 취지를 가진 사람들과 또 운동성을 갖춘 사람들과 같이 함께 활동했으며, 지방까지 경실련 조직을 만들었다.

지금의 조직구도는 이 때 거의 기초를 만들었다고 생각된다. 그런 점에서 보면 경실련이 NGO, 시민 활동에 선도적이고, 향도적인 역할을 했다고 생각한다. 단순한 투쟁보다는 다방면으로 실질적인 실현을 위해 노력했다는 점을 높이 사고 싶다.


“경실련 취지에 맞게 특화해서 사회적 이슈들을 다루어야 한다”

양혁승: 현재 혹은 향후에 시민운동이 어떤 점에 주력하면 좋을지 혹은 경실련에게 바라는 점이 있다면 말씀해주시라.

송월주: 앞으로 경실련에게 초심대로 본래의 취지대로 나가주기를 당부한다. 예전과는 사회적인 문제가 많이 달라진 것도 있다. 하지만 그 때나 지금이나 개선해야 되는 문제들은 분명히 존재한다.

이 부분들을 경실련의 본래의 취지에 부합하게 잘 대응해서 운영하였으면 좋겠다. 길게 보면 과거에 억압적인 정부가 있었고, 최근에 민주화된 정부가 약 10년 정도 있었다. 크게 보면 지금 또 정권이 바뀌었는데 물론 구체적인 이슈는 다르겠지만 시기마다 시민운동의 역할이라는 것이 통시대적으로 일맥상통하는 무언가가 있는 것 같다.

창립 초기 주력사업에 전체 역량을 투입하여 성과를 내었던 것처럼 그 시대에 역점적으로 중요한 것을 사회문제로 받아들여서 연구해야 한다. 나열식으로 사회 문제 전체를 다 다루려고 하는 것은 무리가 있다. 경실련 취지에 맞게 특화해서 사회적 이슈들을 다루는 것이 좋다고 생각한다. 늘 경실련은 이런 고민들을 해야 한다.



“경실련이 정계로 진출하기 위한 수단으로써 기능하지 않았으면 한다.”

송월주: 또 한가지는 경실련이 정계로 진출하기 위한 수단으로써 기능하지 않았으면 하는 바람이다. 경실련에서 하는 일들의 대부분이 포괄적인 범위의 사회적 문제들을 수용하고 이를 전문적으로 처리를 요하는 것들이다. 여기까지는 좋다. 하지만 그러다 보니 정부에서 전문화된 경실련 사람들을 끌어간다는 것이다.

시민운동하던 사람들도 쉽게 이런 정부의 제안에 끌리게 된다. 결과적으로 경실련에서 능력있고, 사상과 사고가 매우 건전한 사람들이 정부를 위해서 일하는 것은 매우 고무적인 일이다. 하지만 문제인 것은 주객전도가 되어 경실련을 정계진출을 위한 수단으로 악용하는 예가 허다하게 발생하고 있다는 것이다. 이런 측면에서 경실련 내부 규율을 통해 이런 것들을 미연에 방지해야 한다.

이대영: 말씀하신 내용 중에 상근자라든지 대표자들이 임기 중에나 바로 끝나고 정부나 정계로 바로 가지 못하도록 내부 룰을 만들었습니다. 한 5년 전에 이와 관련해서 심각한 일이 발생한 적이 있었습니다.


“투쟁보다는 비폭력적으로 대안을 제시를 하고 도덕적 회고단계를 거치며 발전해 나가는 것이 경실련이 나아가야 할 방향”

송월주: 마지막으로 앞에서 언급했던 순수성에 대해 한 마디 하고 싶다. 정확히 기억은 안 나지만 참여연대와 함께 총선에 대응하는 시민운동을 전개하던 때가 있었다. 그 때 많은 분들이 오셔서 회의를 하는데 내가 너무 지나치면 안 된다,

선거법을 한 번 고쳤으니까 한 번 시행해보자라고 말했는데 의견이 많이 갈렸다. 나는 무슨 플랜카드를 건다던가 푯대 같은 것을 만들어서 노골적으로 특정인을 지지하거나 반대하는 것은 선거법 위반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반대의 입장인 사람들은 헌법에 명시된 결사와 집회의 자유와 표현의 자유를 그 논리로 세웠다. 물론 나중에 이런 운동이 상당히 열풍이 불어 매우 성공적인 때가 있었다. 내 생각에는 그 순간 통쾌할지도 모르지만 절차를 제대로 안 밟은 것이라고 생각한다.

경실련이 그 낙천낙선운동에 참여하지 않았던 것은 내부에 나와 생각이 같던 사람들이 여럿 있어서 이다. 지금 생각해도 잘한 부분이다. 지금도 내가 말하고 싶은 것은 현 정부와 권력을 비판적으로 바라보되, 투쟁으로 일관하지 않았으면 좋겠다는 것이다.

투쟁보다는 항상 긴장관계를 가지고 비판적으로 생각하면서도 현실적인 대안을 내놓은 것이 경실련의 순수성과 부합한다는 생각이다. 다시 한번 강조하지만 비폭력적으로 정책개발하고 대안제시를 하고 도덕적 회고단계를 거치며 발전해 나가는 것이 경실련이 나아가야 할 방향이라고 생각한다.
 



<약력>
◇송월주(宋月珠) 스님 – 1935년 전북 정읍 출생. 1954년 법주사에서 금오스님에게 득도하였고, 1961년부터 조계종 제17교구 본사 금산사 주지였으며, 조계종 17대, 28대 총무원장을 역임하였다. 또한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 공동대표, 한국불교종단협의회 회장, 한국시민단체협의회 공동대표를 역임하였으며, 우리민족서로돕기 운동본부와 지구촌공생회를 창립하였다. 현재 지구촌공생회 대표이사와 실업극복국민재단 이사장에 재임 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