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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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벌/중소기업] 경실련 시민공정거래위원회 출범식 열려

   일시: 1996. 6. 18(화), 오후 4시~5시
   장소: 기독교회관 2층 강당



  – 출범선언문
  – 활동계획
  – 시민공정거래위원 명단
  -주제발표문
    ‘공정거래질서 확립을 위한 독점규제법의 과제와 개선방향’ 
                  /신현윤(부산대 법대교수)


<경실련> 시민공정거래위원회 출범 선언문


     우리는 인간의  창의성이 최대한 발현되고,  공정한 경쟁과 경제정의가 촉진되는 자유시장경제원리를 신봉한다. 그러나 모든 경제행위를 시장에만 전적으로 맡기게 될 경우,  독과점현상과 경제력집중, 그리고 불공정거래행위가 나타나 자유시장경제원리를 왜곡시킬 수  있음을 우리는 오랜 역사적 경험을 통해 알고  있다. 오늘날 세계의 선진  국가들도 과도한 독과점 등
  시장의 실패를 시정하고 경제적 약자의  피해를 감시․개선하기 위해 공정거래제도의 확립과 공정거래감시기구의 역할강화를 도모하고 있다. 


     우리나라는 지난 30여년에 걸친 관치경제하에서  굳어진 경제과정에 대한 과도한  정부간섭의 비효율성을 제거하기 위해  규제완화가 적극적으로 추진되어야 하는 상황에 처해 있다. 그러나 현 정부에 의해 추진되고 있는 규제완화는 이미  한국경제의 올바른 발전에  가장 커다란 장애물이  되고 있는 재벌로의  과도한 경제력집중과 이들의 시장지배자적  지위를 이용한
  불공정거래행위를 방관하거나 오히려 이를  강화하는 방향으로 이루어지고 있다. 이러한 방향의 규제완화는 정부주도의 경제를 소수 재벌가문 주도의 경제로 바꾸어 규제완화의 본래 취지에  어긋날 뿐 아니라 자유시장경제의 원리를 더욱 심각하게 훼손할 수 있다. 


     규제완화의 결과가 재벌독주의 시장질서로 귀결되게 되면, 지난 전․노 비자금사건에서 볼  수 있듯이 재벌기업의 불공정한  비자금조성과 정경유착의 심화, 그리고 국가정책결정과정에 대한 재벌들의 영향력 증대를 초래하게 될 것이다. 또한 중소기업과의 하도급거래비리가 증가하고 생산물 및 요소시장에서의 독과점이 확대되어 재벌기업은  각 부문에서 불공정거래의 주범으로 남게 될 것이다.  따라서 정부규제의 완화는 시장의 공정성을 회복하고 강화하기 위한 개혁 노력과 병행하여 이루어지지 않으면 안된다.


     현재 우리나라의 공정거래는  독점규제 및 공정거래에 관한  법률에 의해 제도화되어 있고, 공정거래위원회에 의해 그  기능이 수행되고 있다. 그러나   재벌 등 기득권자들의 힘에  비해 이를 감시하고  잘못을 시정해야 할 공정거래위원회의 힘은 대단히 미약할  뿐만 아니라 조사인력의 부족과 전문성의 결여, 현 제도하에서의 취약한 위상으로 인해 경제검찰로서의 기
  능을 제대로 수행하지 못하고 있다. 더구나 지난 공정거래위원회의 불미스러운 사건에서 볼  수 있듯이 현 공정거래위원회는 재벌들의  로비에 취약하고 운영의 투명성도 확립되지 않아 시민들의 불신을 가중시키고 있다. 


  자유시장경제질서의 건강성을  회복하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먼저 본래의 취지에 맞게 공정거래법이 개정되어야 한다. 또한 국민들에게 신뢰받는 경제검찰로 거듭나기  위한 공정거래위원회의 자체 개혁이  이루어져야 하며, 이 전제위에서 공정거래위원회의 위상을 헌법기관으로 격상시키고 그 역할과 기능을 대폭 강화해야 한다.


     우리는 자유시장경제원리를  회복하기 위한 이러한  개혁작업이 순조롭게 이루어지지 않을 것을 우려한다. 그동안 공정거래질서의 확립을 지연시켜온 재벌들의 강력한 로비와 관련 행정부처간의 이기주의, 관료들의 보신주의 그리고 중소기업육성방안을 발표함과  동시에 전․노 비자금사건으로 기소중인 재벌총수들과의  청와대 오찬에서 드러나듯이 현  정부의 경제개
  혁에 대한 일관된 철학과 원칙의 빈곤이 그대로 온존하고  있는 상황에서 이와 같은 개혁은 결코 그냥 주어지지 않는다.


     또한 공정거래 질서는  법․제도적인 개혁 뿐만 아니라  의식과 관행의 개혁이 이루어질 때 비로소 확립된다. 그리고 정부당국의 노력에만 의존하는 것이 아니라  생산자와 소비자로서 기업활동에 깊이 참여하고  있는 시민들의 노력이 더해질 때 공정거래 질서는 확립된다. 금융실명제가 광범위한 시민들의 적극적인  참여와 지속적인 활동을 통해 성취된  것처럼 시민들이 적극  나서서 불건전한 기업활동을  감시하고 잘못된 의식과  관행을 타파하는 한편  법․제도적 개혁을 촉구해  나갈 때만이 공정거래  질서는 확립된다고 우리는 확신한다.


     이에 한국경제의 미래를  염려하는 학계, 법조계, 업계,  노동계, 시민운동 등 사회 각계의  양심적인 역량을 모아 <경실련>시민공정거래위원회를 출범하면서 다음과 같은 결의를 밝힌다.


     첫째, 우리는 공정거래질서의  확립을 위한 법․제도․의식․관행의 개혁을 위해 노력한다. 이를  위해 적용제외조항의 삭제 등 공정거래법의 강화와 공정거래위원회의 인적 구성  재편, 전문성과 투명성 제고 등을 포함한 내부쇄신과 함께 그 위상과 기능의 강화를  촉구하는 활동을 전개해 나간다. 아울러 공정거래위원회가 본연의 기능을 충실하게 수행할 수 있도록 감시한다.


     둘째, 우리는  기업, 특히 재벌기업들의 불건전한  거래행위를 감시하고 이를 개선하기 위해 노력한다. 이를 위해 불공정행위 고발창구를 개설하여 운영하는 한편 기업활동에 대한 자체  조사분석을 통해 문제점을 폭로하고 이의 개선을 촉구하는 활동을 전개한다.


     셋째, 우리는 독과점과  불공정행위로 인한 중소영세기업과 소비자들의 피해를 방지하는 한편 이를 구제하기 위해 노력한다. 이를 위해 제도적 대안마련을 위한  조사연구활동과 함께 구체적인 피해사례에  대해 사실관계를 조사하여 언론에 알리거나 관계기관에 고발 또는  직접 중재 등의 활동을 전개한다.


     우리는 <경실련>시민공정거래위원회 출범의 근본  취지가 효율성과 공정성에 기초한 한국경제의 지속적인 발전과, 국민의 창의력이 존중되고 중소기업의 발전이 이루어질 수 있는  공정한 시장경제질서의 확립에 있음을 다시 한 번  천명하면서, 사회 각계 시민들의  광범위한 참여와 함께 업계 및 정부당국이 함께 노력하여 줄 것을 당부한다.


 1996년 6월 18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