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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일/평화] 경실련 18대 대선후보 공약검증 시리즈⑥ 대북·통일

경실련 18대 대선후보 공약검증 시리즈⑥ : ‘대북·통일’

 

박, ‘신뢰’회복 의지 의심스러워…구체성 결여

문, 구체성 돋보여…기합의사항 철저한 재검토 필요

안, 대북정책의 철저한 분석시 가치성 높아질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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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실련은 현재 발표된 세 후보들의 공약을 바탕으로 18대 대선후보들의 공약을 비교하고 검증하여 지난 13일부터 시리즈로 발표하고 있다. 경실련의 여섯 번째 공약검증은 ‘대북·통일’ 공약이다.

 

18대 대선을 맞아 주요 후보들의 ‘대북·통일공약’은 구체적인 내용에서 차이를 보이고는 있으나, 이명박 정부 들어 남북관계가 악화되고 한반도 평화가 위협받고 있다는 데는 이견이 없는 듯하다. 또한 누가 대통령이 되더라도 남북관계가 이보다 더 나빠지지는 않을 것이라는 인식이 깔려 있는 듯하다. 주요 후보들의 남북관계 발전과 한반도 평화를 위한 정책을 살펴보았다.

 

① 박근혜 후보, ‘신뢰’ 강조하지만…구체적 방안제시 없고, 실현가능성 의문

 

새누리당 박근혜 후보는 남북한 사이에 우선적으로 ‘신뢰’를 형성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보고 있다. 이와 함께 북핵문제 해결을 위한 6자회담 활성화와 함께 남북 양자접촉, 한·미·중 다자접촉 등을 병행 추진하고 있다. 즉, 남북간 ‘신뢰’ 속에서 북핵 문제 해결을 위한 강력한 억지력을 뒷받침하는 다각적인 협상을 동시에 추진할 필요가 있다는 입장이다.

 

하지만, 박 후보는 신뢰 구축을 위해 남북간의 기존 합의에 대한 약속을 지키는 것이 중요하다면서도, 북한의 약속이행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또한 천안함이나 연평도 사건에 대한 사과 없이 남북관계 개선도, 북한의 책임 있는 조치 없이 금강산관광 재개도 있을 수 없다는 입장이어서 남북관계 개선의지를 의심케 하며, 공약의 상호 연계성이나 적합성도 결여되어 있음을 드러내고 있다.

 

결국 대북지원이나 남북관계 발전도 북한의 입장 변화와 비핵화 수준에 따라 결정한다는 입장이라고 요약할 수 있다. 그러나 대북정책은 상대가 있어 그 실체를 인정해야 한다는 것을 잊어서는 안 된다. 박 후보의 경우 북측의 입장은 전혀 고려되지 않은 상태에서 우리의 입장만을 강조하고 있어 어떻게 북의 호응을 이끌어낼지가 관건이다. 더불어 북핵 폐기를 강조하면서도 대안을 구체화하지 않고 있어, 북핵문제와 다른 사안들을 어떻게 관계 설정할 것인지도 불분명하다.

 

결론적으로 박 후보의 경우 공약에 대한 실현가능성이 크게 떨어진다고 볼 수 있다. 즉, 관계 개선을 위해서는 북한의 입장변화와 함께 우리의 적극적인 제스처가 필요함에도 불구하고 구체적인 신뢰 구축 방안이 제시되지 않은 상태에서 ‘비전 코리아 프로젝트’를 어떻게 가동할 수 있을지 의문이다. 현 정부와 같은 북한의 사과와 재발방지를 우선적으로 요구한다면, 이명박 정부와의 차별성을 파악하기 힘들뿐만 아니라 남북관계 발전을 위한 전략이 맞는지 조차 의심하지 않을 수 없다.

 

즉, ‘신뢰’라는 것은 대북정책을 풀어나가고, 한반도 평화를 구현하는 하나의 수단에 지나지 않음에도, 박 후보의 경우는 마치 대북정책의 근본적인 목표가 되어 있다는 것이다. 또한 ‘남북관계 개선을 위한 새로운 가능성을 열어놓아야 한다’는 모호한 입장을 견지하고 있는데, 구체적인 액션플랜이 없는 공약제시가 아쉽다. 무엇보다 우려스러운 것은 박 후보가 교류협력과 안보, 남북대화와 국제공조 사이의 균형을 강조면서 연계해 나간다면 이명박 정부와 똑같은 전철을 밟을 것이 명확하는 것이다.

 

 

② 문재인, 구체성 돋보여…현실의 조건에 맞게 합의사항 재검토 필요

 

문재인 후보는 남북경협이 평화와 안보를 증진하는 것임을 강조하고 있다. 즉, 경제를 통한 평화의 정착, 평화를 통한 경제협력 촉진이라는 선순환 구조가 가능하다는 것이다. 무엇보다 ‘남북경제연합’의 구성을 통한 ‘평화와 공존’의 남북관계를 개척하고, 자본·물자·인력 등의 교류를 통해 남북 모두의 경제를 활성화 시키는 것이 급선무이며, 이를 위해 북한과 중국·러시아를 포함하는 ‘동북아협력성장벨트’를 통한 한반도 경제시대를 적극 추진하고자 하는 등 구체적으로 제시되고 있다.

 

문 후보는 이를 위해서 남북기본합의서, 6·15선언, 10·4선언 등의 경제 관련 합의를 실천하는 것이 필요하다는 입장이며, 특히 북한 인프라 건설을 위한 ‘한반도인프라개발기구’ 설립과 민간부문의 북한개발 사업을 총괄하는 ‘북한개발투자공사’ 설립 추진은 개혁성을 충분히 담보한 것이라고 볼 수 있다.

 

또한 문 후보가 다른 후보들과 마찬가지로 북핵을 용인하지 않겠다는 입장이나, 북핵문제 해결과 남북관계의 발전은 병행 추진되어야 한다는 입장으로 차이를 보이고 있다. 더불어 5·24조치 해제와 금강산 관광 재개, 개성공단 확대, 남북지하자원 협력, 서해평화협력특별지대 실현, 이산가족 상봉 재개와 국군포로 납북자 문제 해결을 위한 남북간 협의가 복원되어야 함을 강조하고 있다. 군사적 대화를 통한 긴장완화와 군비통제도 제시되고 있는데, 이를 통한 평화증진과 ‘한반도평화프로세스’의 기틀 마련, 그리고 남북정상회담을 갖는다는 계획이다.

 

이처럼 다른 후보에 비해 문 후보의 공약이 구체성을 확보하고 있고, 대북투자보장과 같은 ‘남북경제연합’의 구상은 다른 후보와의 차별성이 두드러진다. 하지만 남북경협에 대한 적극적인 추진 의지에 비해, 기존의 합의사항을 현재의 상황에서 어떻게 재검토할 것인지가 빠져있다. 즉, 기합의사항에 대한 무조건적인 추진보다는 이명박 정부 하에서 단절된 남북관계의 변화된 상황을 고려하여 어떻게 계승·발전시킬 것인지 치밀한 전략 수립이 선행 되어야 할 것이다. 또한 문 후보가 공약을 수행하는데 있어서 보수층의 ‘퍼주기’ 논란이 재현될 가능성이 다분한 바, 국론 분열을 차단할 수 있는 구체적인 해법을 모색할 필요도 있다.

 

 

③ 안철수, 가치성은 있으나, 지난 대북정책 한계·문제 철저히 분석해야

 

무소속 안철수 후보의 공약은 민주통합당 문재인 후보와 큰 차이를 보이지 않는다. 다만 한국경제의 출구를 북방경제에 찾고 있다는 것에 차이가 있다. 안 후보는 대륙철도 연결을 중심으로 도로와 해운이 결합하는 복합물류망 구축과 북방 자원에너지 실크로드 건설, 북방농업협력을 북방경제 3대 사업으로 설정했다. 이를 위해 남북경협의 제도화를 위한 법적 토대 강화와 ‘남북경제협력추진위원회’의 가동을 추진하겠다는 것이다. 더불어 남북대화의 우선 추진과 6자회담 재개 등 관계개선을 위한 적극적인 움직임을 가져가겠다는 것이다.

 

안 후보의 공약은 남북경협의 수준을 한차원 높이고 북한을 개방으로 이끌기 위한 전략적 접근으로 가치성을 충분히 담보한 것이라고 볼 수 있다. 또한 남북경협의 필요성을 국내경제문제와 북한 개방 사이에서 적절히 연계하고 있는 것도 높이 평가할 만하다. 더불어 대북정책에 대한 ‘국민협약’ 체결을 추진하여, 정책입안 단계에서부터 초당적 협력을 실현하고 국론 분열을 최소화하자는 입장도 대북정책의 일관성을 확보하고 국론분열에 따른 불필요한 국력소비를 차단하려는 가치 있는 공약이라고 평가할 수 있다.

 

그러나 안 후보는 새로운 과제를 설정하기보다는 남북간에 이미 합의되었으나 이행되지 못한 합의사항에 대한 실천을 주요 공약으로 제시하고 있다. 이는 이념적 대척점에 서있는 박근혜·문재인 후보에 비해 상대적으로 자유로운 입장임에도 불구하고, 합리적이고 실사구시적인 대북정책을 제시하는데 한계를 드러내고 있다는 것이다. 즉, 그동안의 대북정책의 한계와 문제점을 충분히 분석하고 새로운 정책을 제시하는 것이 부족했다는 평가다. 더불어 문재인 후보와 마찬가지로 변화된 환경 속에서 기존의 합의사항에 대한 현실적인 재검토가 선행 되어야 실현가능성을 높일 수 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