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CEJ 칼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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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CEJ 칼럼] 경실련 2010 지방선거 유권자운동을 마무리하며

이기우  경실련 2010지방선거 유권자운동본부장 /
인하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


 


6.2 지방선거에서는 많은 시민단체들이 ‘야권연대’에 참여하면서 정치로부터 중립적인 선거참여는 경실련의 몫이 되었다. 경실련에서는 이러한 시민사회의 활동환경 속에서 6.2 지방선거가 중앙정치화하지 않고 ‘지방의 선거’로 자리 잡도록 하고자 6.2 지방선거를 2010년 상반기 경실련의 주요활동과제로 선정해 여러 사업들을 진행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2010년 6.2 지방선거는 지방선거로서 의미보다는 중앙정치의 연장으로서 자리매김할 수 있다. 6.2지방선거에서 느낀 몇 가지를 지적하고 앞으로의 활동과제를 짚어보기로 한다.


 


6.2 지방선거는 지방과는 아무런 관련이 없는 중앙정부에 대한 심판 혹은 천안함 사건, 4대강, 세종시 등의 문제를 두고 승부가 결정되었다고 볼 수 있다.  2006년 지방선거와 마찬가지로 이번 선거도 진정한 ‘지방’선거로 자리매김하기는 어려운 측면이 있다. 중앙정부 즉, MB정부와 그 정책에 대한 중간평가로서 의미가 강하다. 지방선거가 그 본래의 의미대로 지방의 현안문제, 당해 지방정부에 대한 심판 등으로 이루어지지 못하고 중앙선거 내지 전국 선거로 변질된 것은 여당과 야당, 중앙정부가 기획한 결과이다. 결국 여당과 중앙정부에 대한 국민들의 불만이 정당공천을 매개로 선거의 결과를 좌우하였다고 볼 수 있다. 이 점에서 중앙정부와 여당에서는 중앙정부에 대한 부정적인 평가를 한 민심의 향방을 잘 반영하기 위한 통찰이 있어야 한다. 여당과 중앙정부의 일방적이고 오만한 밀어붙이기 정치행태에 대해 국민적인 경고로 받아들여야 한다. 민주당이 압승을 거두었으나 민주당에 대한 국민적인 지지로 해석하기 어려운 측면이 있다. 정부와 여당에 대한 불만표가 민주당으로 쏠린 것으로 보아야 하며 이를 지지기반으로 전환해야 하는 과제를 안고 있다. 


 


 6.2 지방선거는 다음과 같이 해결되어야 할 과제들을 던져주고 있다. 먼저 6.2 지방선거가 전국적인 이슈로 점거당하면서 지역현안문제가 지방선거과정에서 충분히 논의되지 못한 측면이 있다. 이에 당선자들은 지방정부를 인수하는 과정에서 지방현안문제에 대해 주민들의 의견을 충분히 수렴하여 지역발전 방안을 짜야 한다. 당선자 자신의 공약에만 집착할 필요는 없으며, 경쟁자의 공약이라고 하더라도 지역발전과 주민복리에 도움이 된다면 수용할 필요가 있다.


 


다음으로 정당공천에 대한 근본적인 대책이 나와야 한다. 한나라당이 참패하게 된 이면에는 정당공천이 민주적으로 이루어지지 못하고 지역구 국회의원들이 개인의 이익을 우선시하여 불량공천을 한 결과이기도 하다. 이 점에서는 민주당도 자유롭지 못하다. 여야정당은 2006년 지방선거를 앞두고 공천혁명을 약속하고 갖가지 공천방식을 제시하였음에도 불구하고 실제공천은 대부분 관련 지역구 국회의원과의 관계에 의하여 결정되었다. 즉, 지역구국회의원이 정당공천을 사적인 이해관계에 의하여 결정함으로서 정당공천에서 공공성은 실종되고 사적인 동기에서 공천이 흥정되고 거래되는 결과를 초래하였다. 이는 더 이상 공당(公黨)의 공천(公薦)으로 볼 수는 없으며 지역구 국회의원의 사천(私薦)으로 자리매김할 수 있다. 국회의원의 사전으로 당선된 지방정치인이 4년간 누구에게 충성을 다할지는 자명하다. 지역주민보다는 공천권자인 국회의원의 눈치를 살피는데 급급할 것이다. 이런 지방정치인은 더 이상 주민의 대표가 아니라 지역구 국회의원의 이익을 실현시키는 대리인에 불과하게 된다. 공천을 지역구 국회의원이 좌지우지하여 사천으로 변질시키는 폐단은 어떤 형태로든지 개선되어야 한다. 차제에 지방선거를 중앙선거로 변질시키는 정당공천이 필요한지 근본적인 논의도 필요하다. 그동안 학계나 시민사회에서 정당공천제도의 폐단으로 지적해 온 것들이 그대로 사실로 입증되었다고 볼 수 있다. 이러한 불량공천의 결과로 무소속 후보자들이 상당수 당선되는 이변을 초래하기도 하였다. 유권자들에 의한 공천심판이라는 측면에서 앞으로의 지방정치발전에 시사하는 점이 크다.


 


 또한 민주당, 민주노동당, 국민참여당, 진보신당, 시민단체들로 구성된 ‘야권연대’를 중심으로 하는 후보단일화, 교육감선거에서 성향별 후보단일화 현상에 대한 평가가 필요하다. 경기나 인천지역에서 보듯이 후보단일화는 급격하게 지지율을 상응시키는 효과를 거두고 있어 정치공학적으로는 매우 효율적인 선거운동방법이라고 할 수 있다. 2002년 노무현 당시 대통령후보와 정몽준 후보의 단일화이후 지속적인 효과를 보고 있다. 하지만 엄연히 정당의 색깔과 정체성을 달리함에도 불구하고 오로지 갈라먹기로 단일화하는 것을 바람직하다고 볼 것인지에 대해서는 별도의 논의가 필요하다. 선진국의 경우 선거후 정책연대로 연합정권을 구성하는 경우는 있어도 선거과정에서 정당간 단일화를 하는 경우는 거의 없다. 후보등록 후 선거운동과정에서 단일화를 위해 사퇴한 심상정 후보의 이름이 투표용지에서 삭제되지 않아 무효표를 양산하는 원인이 되기도 했다.


 


선거관리위원회의 선거개입도 심각한 문제로 거론하지 않을 수 없다. 사퇴한 후보자의 이름이 투표용지에 그대로 기재되어 다수의 무효표를 유발한 선거관리의 허점은 차치하고라도 4대강에 대한 문제제기나 도지사와 교육감간의 정책연대를 금지하는 등 선거관리위원회가 공정한 선거관리차원을 넘어 선거자체에 개입한 것은 명백한 월권이다. 돈이 많이 들고, 통제위주의 선거관리 제도가 이대로 좋은 지 근본적인 검토를 요한다.


 


다음으로  8개의 지방선거를 동시에 실시하는 동시지방선거제도에 대해서도 의문이 제기된다. 선거비용절감을 이유로 하지만 유권자들의 알 기회와 후보자들의 알릴 기회는 너무도 부족하다. 지방선거를 두세 차례로 분할하여 이런 문제를 보완하고, 민심을 표출할 기회도 늘려야 한다. 선거비용문제는 선거관리위원회의 고비용 선거관리구조를 개선하여 해소할 수 있다.


 


교육의원선거와 교육감선거의 문제점도 지적하지 않을 수 없다. 유권자들이 고만고만한 후보자를 알지 못하여 누구에게 투표를 할지 결정하는데 어려움이 많았을 뿐만 아니라 교육감 당선자와 시도지사 당선자가 전혀 성향을 달리하는 곳도 적지 않게 되었다. 양자의 협력이 중요한데 비하여 정치적인 성향이 대치되는 경우에 갈등관계로 지역교육역량이 분산되고, 교육계가 정치바람을 타는 것이 우려된다. 교육감선거는 대부분의 선진국에서는 별도로 실시하지 않는다. 지역교육발전을 위하여 교육감직선제를 그대로 유지할 것인지 심층적인 연구와 제도개선이 필요하다. 지방단체장이 교육감을 임명을 하거나 단체장과 러닝메이트로 출마하도록 하여 지방정치와 지방교육의 연계를 강화하고 책임을 명확히 해야 한다.


 


* 이 글은 월간경실련 7월호에 개재될 예정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