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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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건의료] 공공보건의료 확충, 노무현 대통령님의 의지가 보이지않습니다

이제 얼마뒤면 노무현 대통령님이 당선되신지 1년이 됩니다. 대통령 후보를 결정하는 과정에서부터 선거가 끝나기까지 노무현 대통령님은 여러 차례 어려운 상황이 있었지만 이를 정면돌파 해 왔습니다.


당시 대통령 선거에서 노무현 대통령님은 후보로서 ‘공공보건의료를 30%까지 확충’하겠다는 공약을 국민 앞에 내놓으셨습니다. 우리는 그 공약을 환영했습니다. 현실적 가능성에 대해서는 많은 이들이 의문을 가졌습니다. 공공보건의료를 확충하려면 ‘인력’과 ‘예산’이 해결되어야 하는데 과연 가능할까하는 의문이었습니다. 하지만 우리는 노무현 대통령님의 의지를 믿어보기로 했습니다. ‘인력’과 ‘예산’의 문제를 노무현 대통령님의 특유의 돌파력으로 해결하고 공공보건의료 확충을 이룰 것으로 기대했습니다.


그러나 임기 첫해부터 공공보건의료 확충 계획은 차질을 빚게 되었습니다. 내년도 정부 예산을 세우는 과정에서 공공보건의료 예산은 가장 기본이 될 인프라 확충과 관련하여 보건복지부는 자신이 제시한 예산의 10%도 확보하지 못했습니다. 또한 공공보건의료 확충을 하면 자연히 증가하게 될 공무원 인력과 관련된 문제는 행정자치부에 이야기조차 꺼내지 못했습니다. 이로 인해 ‘공공보건의료 확충’이라는 공약(公約)은 차질을 빚게되었을 뿐만 아니라 자칫 노무현 대통령님의 대표적인 공약(空約)이 될 위기에 처하게 되었습니다.


대통령님, 어떻게 이런 상황이 되었을까요? 우리는 이와 같은 상황을 대통령님의 ‘무관심’과 보건복지부 장관의 ‘무능력’이 만들어 낸 결과로 보고 있습니다.


신뢰를 얻지 못한 공공보건의료 확충 계획


보건복지부는 지난 5월 ‘공공보건의료확충추진위원회’를 구성하였습니다. 정부와 학계, 시민단체, 공공의료기관 등이 참여하여 공공보건의료 확충을 위한 세부적인 계획을 마련하고 추진하기 위하여 복지부 장관이 직접 위원장을 맡아 의욕적으로 시작된 것이었습니다. 그리고 복지부는 지난 6월초 국회에 공공보건의료 강화를 위하여 5년간 5조 4천억원이 투입되어야 한다는 ‘공공보건의료 확충 추진 기본계획’을 제출하였습니다.


그러나 복지부는 ‘신뢰’를 얻는데 실패하였습니다. 여러 지방자치단체에서는 여전히 지방공사의료원을 민간위탁시키거나 민영화하려 하였고, 서울에서는 행려환자와 의료급여 환자가 안심하고 치료받을 수 있는 의료기관인 시립동부병원을 민간위탁시키려는 시도가 행해졌습니다. 60만명 이상이 거주하는 성남시에서는 종합병원이 모두 사라져 의료공백이 생기게 되자 시민들이 시립병원을 설립해달라고 요구했으나 성남시에서는 난색을 표하고 있을 뿐입니다. 서울에서도 방지거병원을 ‘지역거점병원’으로 하여 공공병원화하라는 시민들의 요구가 있지만 서울시에서는 지금까지도 모른척 하고 있습니다.


만일 보건복지부가 제시한 공공보건의료 확충 계획이 신뢰할만한 것이었다면, 그리고 대통령님과 정부가 이를 추진할 확고한 의지를 보여주었다면 과연 이처럼 지방정부가 공공의료기관을 확충하는데 소극적이었을까요? 또 지방정부가 계속해서 공공의료기관을 민간위탁(또는 민영화)하려고 시도했을까요?


상황은 더욱 악화되고 있습니다. 복지부는 공공보건의료를 확충하기 위하여 올해 관계 법령을 정비하고 예산을 확보하여 내년부터 인프라 확충을 시작하겠다는 계획을 펼쳐놓았지만 결국 예산확보에 실패해 전반적인 차질을 빚게 된 것입니다. 이는 시행시기의 단순한 연기라는 점에서가 아니라 공공보건의료 확충 계획에 대한 신뢰가 더욱 떨어지고 있다는 점에서 문제의 심각성이 있는 것입니다.


임기 내에 하면 된다?


보건복지부가 공공보건의료 확충 예산 확보에 실패하자 우리는 정부와 보건복지부를 비판하였습니다. 그만큼 우리는 공공보건의료의 확충이 이 시대에 가장 시급한 과제라고 생각했기 때문이었습니다.


그런데 이에 대하여 보건복지부에서는 공공보건의료 30% 확충은 노무현 정부 임기 내에 한다는 뜻이므로 올해 예산이 확보되지 않았지만, 내년도에 확보해서 추진하면 된다는 식의 무책임한 답변을 내놓았습니다. 그러면서 이제 참여정부의 보건의료발전계획안이 마련되는 시점인데 정부에 대한 평가가 너무 성급하다고 우리를 질책하기도 했습니다.


지난 11월 27일에 참여정부 보건의료발전계획안에 대한 공청회가 열렸습니다. 여기에서 정부는 평생국민건강관리체계 구축 사업, 보건의료서비스 보장성 강화 방안, 공공의료 확충을 포함한 보건의료체계 효율화 방안 등과 관련하여 여러 정책을 내놓았습니다. 그러나 이 공청회에서 참여정부의 보건의료발전계획안은 혹평을 받았습니다. 예산확보 방안이 없고 구체적 실행방안이 없어 정책나열에 그쳤기 때문이었습니다. 이 때문에 이날 토론자로 참석했던 한 대학의 교수는 “재정이 없는 정책은 허구”라며 강하게 비판하기도 했습니다.


우리는 이러한 상황을 지켜보며 “노무현 정부 임기 내에 하면 된다”는 말을 더욱 신뢰할 수 없게 되었습니다. 앞서 언급했듯이 정부의 공공의료 확충 계획이 지방자치단체들로부터 신뢰를 받지 못해 국민들이 피해를 받고 있고 참여정부가 앞으로 수행하겠다는 보건의료발전계획안은 예산확보방안조차 제시하지 못하고 있는데 임기내 공공보건의료를 30%까지 확충하겠다는 말을 어떻게 신뢰할 수 있겠습니까?


대통령님의 의지를 보여주십시오


우리는 ‘공공보건의료 30%까지 확충’이라는 공약이 결국 추진되지 못하여 현실가능성 없는 정책으로, 또 노무현 대통령님의 대표적인 ‘헛 공약’으로 평가되는 것을 결코 바라지 않습니다. 공공보건의료 확충은 경제력의 수준에 의하여 건강수준조차 대물림되고 빈곤층의 문제가 부각되고 있는 상황을 개선하고, 비효율적인 의료공급체계의 개선과 의료비의 급격한 증가를 조절하기 위하여 더 이상 늦출 수 없는 과제이기 때문입니다.


이제 자칫 노무현 대통령님의 대표적인 공약(空約)이 될 처지에 놓여진 ‘공공보건의료 확충’에 대하여 대통령님의 의지를 보여주셔야 합니다. 그래서 대통령님의 공약(公約)이 신뢰받을 수 있는 정책으로 국민들에게 인정받을 수 있어야 합니다.


이를 위해 우선 보건복지부 장관의 책임을 묻지 않을 수 없습니다. 복지부 장관이 위원장으로 되어 있는 ‘공공보건의료확충추진위원회’는 지난 5월 발족시의 상견례 이후 한차례도 회의를 갖지 않았으며, 대표적인 공공의료기관인 지방공사의료원에 대해서 ‘(가칭)지방공사의료원제도개선협의회’를 구성하여 관리부처, 예산지원, 평가체계 등 모든 개선사항을 논의하겠다는 약속도 지키지 않았습니다. 얼마 전 감사원 감사 결과 보건복지부가 공공보건의료 확충 계획을 수립하는 과정에서 행정자치부 등 관련부처와 사전협의를 거치지 않았던 것으로 지적되어 ‘나홀로 정책’이라는 비난을 들어야 했습니다.


공공의료확충을 비롯해 어떠한 보건복지정책도 복지부만 나선다고 문제가 해결될 리 만무합니다. 예산과 인력이 필요하고, 정책의 방향에 대한 범정부적인 합의를 기초로 한 종합적 정책 추진이 필요합니다. 그러나 복지부는 이에 대한 고려가 전혀 없이 변죽만 울려온 셈입니다. 노무현 정부, 특히 복지부가 이에 대한 비판을 면할 수 없습니다.


대통령님도 공공보건의료 확충이라는 정책이 차질없이 수행될 수 있도록 해주셔야 합니다. 공공보건의료 확충을 위한 ‘예산’과 ‘인력’의 문제를 직접 해결하는데 나서셔야 합니다. 관련 부처에 공공보건의료 확충이 대통령님의 주요한 공약이었고, 향후 정책의 추진방향임을 알리고, 설득하셔야 합니다. 그래야만 공공보건의료 확충이 노무현 정부 임기 아래 반드시 이루어질 것이라는 신뢰를 국민들로부터 얻을 수 있을 것이기 때문입니다.


2003년 12월 4일
건강권실현을위한보건의료단체연합 건강세상네트워크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 민주노총 참여연대 한국노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