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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지/주택] 공공부문이 공급하는 아파트는 후분양제를 즉각 전면 도입해야 한다.

 

건설교통부는 2003년 3월 대통령의 지시에 따라 주택시장을 안정시키고 소비자 중심의 주택공급 질서를 확립해 나가기 위해 후분양제 활성화 방안을 마련하라는 지시를 받아 마지못하여 2004년 2월3일 국무회의에서 정부안을 확정했다고 3일 밝혔다.

건교부는 주공 등 공공기관이 짓는 공공부문은 금년부터 후분양 시범사업을 실시하여 2011년에 전체사업장에서 의무화하기로 하고, 민간부문은 후분양시 국민주택기금을 우대 지원하는 인센티브제를 도입하여 2006년부터는 선분양 주택은 지원을 중단하기로 한다는 내용이 그 주요 골자다.

현재의 주택(아파트)선분양제는 1977년 아파트분양가규제를 전제로 공급자에게 선분양 특혜를 주기 시작하였으나 1998년 2월1일 부로 분양가가 완전자율화 된 이후에도 그대로 유지되고 있다. 선분양제도의 존립근거가 이미 상실되었음에도 불구하고 아파트 선분양이라는 지극히 비정상적이고 후진적인 특혜 제도를 존속시킴으로써, 주택건설업체들은 분양가 자율화로 큰 폭의 이익을 창출하면서도 소비자의 주택선택권은 제한을 받는 공급자 중심의 시장을 보장하는 결과를 가져왔다.

경실련에서는 그동안 주택시장 불안과 주택수급불균형 등 주택시장을 왜곡하고 있는 선분양제의 문제점을 지적하고 후분양제를 도입할 것을 지속적으로 주장해 왔다. 결국 참여정부출범 당시 3월 대통령이 도입방안에 대한 검토를 지시하였고, 몇 차례 논의를 거쳐 마지못해 후분양제도입에 대한 시늉만 낸 것에 대하여 매우 실망스럽다.

정부안을 보면 공공주택은 2007년부터 공정률을 높여나가 2011년에야 완전후분양제를 도입하고, 민영주택은 국민주택기금 우대지원과 공공택지 우선 공급 등과 같은 인센티브로 자율적인 후분양제를 유도한다는 것은 결국 아직도 공급자에게 특혜를 주겠다는 발상에서 벗어나지 못한 것이며 대통령지시로 마지못해 하는 척 하겠다는 것으로 보인다.

 

우선,  지금부터 10여 년이 지나 수도권의 주택보급률이 110%에 이르는 2012년께야 공정률 80%의 주택 후분양제를 공기업만 도입을 계획하고 있는 점은 건교부가 진정으로 후분양제도입에 대한 의지가 있는지 의문이 든다.

 

건교부는 이미 지난 95년에 선분양제의 문제점을 인정하고 97년 이후 후분양제로 전환하겠다는 스스로의 약속을 지키지 못한 전력을 갖고 있다.

더욱이 후분양제의 도입은 분양주택시장에서 미분양이 발생하고 있는 현 시점이 적기라는 점을 감안하면 금년부터 공공부문은 즉각 전면 시행하고 민간부문도 약 30년간의 특혜를 감안하여 향후 5년에 걸쳐 단계적으로 도입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최근 2-3년 동안 주택가격이 수백조원 폭등을 했음에도 실효성 없는 대책으로 일관했던 정부가 여론에 밀려 발표한 2003년도 10. 29 대책에서도 후분양제 도입을 기피한 것을 보더라도 공급자 위주의 정책을 유지하겠다는 것으로 보인다.

 

둘째, 분양가가 완전 자율화되어 있는 상태에서 부실한 주택건설업체의 채산성악화를 근거로 주택공급 감소를 주장하는 것은 시장원리에도 맞지 않는다.

 

후분양제 하에서는 2-3년 후의 시장상황을 정확히 예측한 능력 있는 기업은 채산성이 오히려 개선되고 그렇지 못한 기업은 채산성이 악화될 수 있기 때문에 채산성악화로 주태공급이 감소한다는 단편적인 주장은 옳지 않다. 그리고 선분양제 하에서 브랜드파워 등에 밀려 현재도 본의 아니게 후분양을 선택하고 있는 중소업체들을 감안한다면 대기업 건설업체의 재무구조가 중소업체보다 열악한가에 대한 질문에 답해야 한다.

뿐만 아니라 부실한 주택업체의 위험증가를 이유로 후분양제 도입 시기를 미루면 결국은 주택건설업체는 이윤을 보장받는 현재의 확실한 가격으로 분양하는 반면에 소비자는 미래의 불확실한 가격을 감수하면서 분양을 받기 때문에 모든 위험이 소비자에게 전가되어 왔다는 것을 정부도 알고 방치 해 왔다는 사실을 시인한 셈이다.

셋째, 주택가격상승을 우려하여 후분양제 도입을 장기적으로 검토하는 것도 문제가 있다.

 

후분양제를 도입하면 선분양제 하에서 기존주택시장과 분양주택시장을 오가면서 주택시장이 악순환에 빠지도록 했던 연결고리가 차단되기 때문에 주택시장은 지금보다도 훨씬 더 안정적인 구조를 갖게 된다. 또한 주택현물을 판매하기 위해 완공주택뿐만 아니라 기존주택과도 상호 경쟁을 해야 하기 때문에 대체재가 훨씬 많아져 수요의 탄력성이 증가하고 소비자에게 금융비용의 전가가 더욱 어려워지므로 주택가격의 상승을 단정 짓는 것은 잘못이다.

 

넷째, 주공이나 지방자치단체가 공급하는 공공부문의 경우에는 올해부터 모든 아파트에 대해 후분양제를 즉각 도입해야 한다.

 

건교부는 올해부터 인천동양지구 478세대 및 서울시의 장지, 발산지구 일부 단지 에 대해 시범사업에 들어가 2011년까지 모든 사업장에 후분양제를 도입할 예정이라고 한다. 그러나 정부가 후분양제를 도입하고자 하는 확실한 의지가 있다면 공공부문이 공급하는 아파트에 대해서는 금년 중으로 후분양제를 도입하여 그동안 선분양제의 각종 폐해를 개선하고 30년 동안 선분양 특혜를 누려왔던 민간부문도 5년 이내에 도입을 강제화 해야 한다.

 

다섯째, 민간부문의 주택에 대해서는 자율적인 후분양제를 유도하여 수도권 주택보급률이 110%에 달하는 2012년께나 정착시키겠다는 것은 과연 정부관료들은 제도도입 의지가 있는지 되묻고 싶다.

 

우선 후분양시 국민주택기금을 우대 지원한다고 해서 과연 대기업 주택업체가 선분양을 포기하고 후분양을 선택할 것인지 의심스럽다. 왜냐하면 국민주택기금은 전용면적 25.7평 이하의 국민주택건설에만 지원되고 더욱이 브랜드파워가 큰 건설업체들은 주택의 특성상 큰 평수일수록 평당 이윤이 더 크게 발생하는 중대형 위주의 주택건설에 치중하면서 선분양을 고수할 게 뻔하기 때문이다.

또한 후분양시 엄청난 이익이 보장되고 있는 공공택지를 우선 공급하겠다는 특혜를 주면서 후분양을 유도한다는 발상도 10년 후의 주택시장이 현재와 다를 바 없다는 전제하에서나 가능한 이야기다. 건교부의 주장대로 10년 후 수도권의 주택보급률이 110%에 도달한다면 신규주택공급은 현재와 같은 소품종 대량생산 방식에서 다품종 소량생산 방식으로 전환될 것이며 공공택지에 대한 수요는 주로 공공임대아파트 등의 건설에 필요한 공공부문에서 발생할 것이기 때문이다.

결론적으로 정부가 발표한 후분양제의 단계적 도입방안은 지나치게 형식적으로 계획되어 있어 정책의지에 의문이 가며 실효성에 있어서도 타당성을 결여하고 있다. 건교부가 진정으로 후분양제 도입으로 건전한 주택시장의 육성과 주택가격의 안정을 원한다면 민간부분은 5년 이내의 단계적 도입방안을 강제화하는 정책을 다시 마련해야 하고, 주공 등 공공부문이 공급하는 주택에 대해서는 올해부터 전면적인 후분양제를 도입할 것을 촉구한다.

 

(문의 : 공공/예산감시팀 02-3673-214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