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CEJ 칼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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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CEJ 칼럼] 공무원연금 제 머리 깎기

김진수 경실련 사회복지위원장 (연세대 사회복지학 교수)


공무원연금 개혁 논란으로 산불이 난 것처럼 소란스럽다. 국민연금 개혁의 산불이 공무원연금에 옮겨 붙었기 때문이다. 공무원연금을 개혁해야 한다는 논리는 간단하다. 공무원연금은 국민연금보다 더 선심성이 높고, 상황도 절박한데 국민연금은 개혁하면서 공무원연금은 왜 방치하느냐는 것이다. 국민연금은 받게 될 연금총액이 재정부담의 2배 수준이고 재정적자는 미래에 발생할 문제인데도 개혁을 하는데, 공무원연금은 재정 부담에 비해 연금이 최소 4배나 되고, 이미 적자가 누적돼 절박한 상황에 있는데도 개혁에서 벗어나 있기 때문이다.


국민연금에 20년 가입한 근로자는 받을 연금이 소득의 30%에서 25%로 장기적으로는 20%로 줄어드는데, 공무원은 50%를 그대로 유지한다면 국민은 납득하지 못할 것이다. 실제 공무원연금 재정적자는 심각한 상황이다. 지금 당장도 문제지만 앞으로 재정적자는 눈덩이처럼 불어나 국가가 감당할 수 없는 수준이 될 것이다, 현재 연금 수급자가 22만 명에 불과한 공무원연금에 정부가 별도로 지출한 재정 규모는 지난해 6000억원에서 2조7000억원(2010년), 7조2000억원(2015년), 13조8000억원(2020년)으로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날 전망이다. 물론 이 적자는 국민이 낸 세금으로 해결할 수밖에 없다.


공무원에게는 퇴직금 제도가 없기 때문에 별로 차이가 없거나 오히려 근로자가 유리할 수 있다고 주장한다면 해결책은 간단하다. 지금이라도 공무원연금제도를 퇴직금을 포함하고 있는 국민연금으로 전환하면 된다. 또한 공무원 보수가 낮기 때문에 연금이 높아야 한다면 현재 근로자가 사오정.오륙도에서 허덕이고 있다는 사실을 무엇으로 설명할 것인가에 대해 답해야 한다.


그런데 공무원연금에는 공무원 스스로 지적하고 반성할 규정들이 있다. 퇴직공무원이 산하기관 등에 취업해 소득이 있어도 연금은 계속 지급된다. 2000년 개정 당시 국민 세금으로 공무원연금 적자를 메우면서 약속한 것 중 하나가 연금 수급자가 소득이 있는 경우 연금을 제한하기로 한 것이다. 그러나 월 소득 225만원까지는 소득이 있어도 공무원연금은 전액 지급한다고 규정했다. 그리고 소득이 아무리 높아도 10%에서 50%까지만 감액하도록 제한했다. 그래서 연금에서 절약한 금액은 1년에 612억원에 불과하다. 다른 하나는 연금을 물가상승률에 따라 조정한다고 했는데, 어느 틈엔가 임금상승률을 적용하도록 다시 환원시켰다. 이러한 태도는 공무원연금의 재정안정 자구노력 약속과는 동떨어진 것이다. 공무원도 상식적으로 납득하기 어려운 것을 국민이 이해하라고는 못할 것이다.


공무원연금의 개혁은 공무원연금에 대한 공무원 스스로의 자성에서 출발해야 한다. 그래서 가장 먼저 비상식적인 규정을 과감하게 제거해야 한다. 그러고 나서 재정적자를 최소화하기 위한 방안을 마련해야 한다. 그렇지만 국민에게 또는 신규 공직자에게만 재정 부담을 미루는 비합리적인 형태로는 근본적인 해결점을 찾을 수 없다. 재정 안정화는 공무원연금 수급자, 장기근속자, 신규임용자 등 모든 관련자와 국민 전체가 재정안정화의 부담을 골고루 나눠야 가능하다.


사회보험은 국민적 연대를 생명으로 하는 제도다. 공무원연금 개혁에 대한 공무원의 극단적 방어 자세는 국민에게는 반감을 불러올 것이다. 더구나 공무원노조가 과격하게 대응해 노조 기반 구축에 이용하려 한다면 그것은 큰 오산이다. 그리고 적극적으로 저항해야 덜 밀릴 것이라는 단순한 심리적 태도도 국민적 불신을 야기시켜 오히려 공무원연금이 설 자리를 없앨 것이다. 사회의 안정적 변화는 국민이 개혁에 대해 공감할 때 가능해진다. 공무원연금은 공무원 스스로의 진정한 개혁 노력이 우선돼야 한다. 그래야 국민도 공무원 입장을 이해하고 지원하는 데 동참할 것이다.(2006.12.10)


*이 칼럼은 12월 11일 중앙일보 시론으로 게재된 글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