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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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건의료] 공무원 건강보험료도 일반국민과 똑같이 부과하라

 

건강보험 재정위기론이 확산되는 가운데 공무원이 실제 소득보다 적게 건강보험료를 납부하더라도 이를 제재하지 못하는 문제가 발생하게 됐다. 법제처가 월정직책급, 특정업무경비, 맞춤형복지비 등 공무원의 각종 수당이 건강보험료 산정에 해당되는지 여부를 질의한 복지부 회신에서 공무원의 보수가 아닌 실비 변상적 금액이므로 보험료 부과대상에서 제외된다는 유권해석을 내렸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는 일반 국민이 직책수당 등 모든 급여를 보수에 포함시켜 급여의 100%에 해당하는 보험료를 납부하고 있는 현실에서 공무원과의 심각한 형평성의 문제를 야기하고 더 나아가 실질과세원칙과 국민건강보험법의 취지를 왜곡하는 것이라는 점에서 심히 우려하지 않을 수 없다.

 

현행 건강보험료는 국민건강보험법의 보수를 기준으로 보험료를 산정한다. 보수는 보험능력을 의미하는 경제적 척도로, 일반 직장인들의 경우 사용자로부터 받는 각종 수당 및 복지급여 등이 모두 보수로 포함되어 건강보험료가 부과되고 있다. 건강보험료 산정시 보수에 포함시킬지 여부는 국민건강보험법을 모법으로 삼고 소득세법 열거주의의 비과세 항목을 제외한 사실상 모든 근로소득을 원칙으로 한다.

 

법제처가 유권 해석한 월정직책급 등의 경우 지출증빙자료가 필요하지 않고 사후 확인도 이뤄지지 않으며 개인별 자유처분이 가능하다. 그 명목이 무엇이든지 월정직책급 등은 공무원에게 지급되는 보수로 판단하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그럼에도 공무원들의 실질적인 급여에 해당되는 각종 수당을 예산지침에 따라 지급되는 경비라는 명분으로 보수에서 제외시키는 법제처의 해석은 국민의 법 감정을 무시하는 처사로 황당하고 어처구니없다.

 

특히 건강보험제도와 부과체계를 잘 알고 있는 주무부처인 복지부의 이중적 태도에 대해서는 더욱 분노하지 않을 수 없다. 복지부는 대형병원의 쏠림현상을 막는다는 이유로 공급량에 대한 통제방안 없이 환자본인부담을 일방적으로 인상하기로 하여 국민에게만 부담을 전가한다는 많은 비판과 반발을 초래하면서도 건보재정위기를 명분으로 내세우며 이를 강행처리하였다. 하지만 지난해 정기국정감사에서 건강보험료 산정시 공무원 수당이 누락되었다는 지적이 있은 후에 법제처에 유권해석을 의뢰하고 회신결과가 나오자 바로 다음날 ‘법제처 유권해석 준수’라는 공문을 건강보험공단에 하달하는 등 발 빠르게 움직였다.

 

 법제처의 해석대로 처리할 경우 그동안 거둬들인 공무원 복리후생비 관련 건강보험료를 모두 돌려줘야 하고 이러한 수당을 보험료산정에 반영하였을 때를 기준으로 연간 8백억원의 수입이 줄어들 수밖에 없다. 이러한 사실을 복지부가 결코 모르지 않았음에도 겉으로는 건보재정위기 운운하면서 다른 한편으로는 일반 국민과의 형평성을 저해하면서까지 본연의 책무를 스스로 저버린 것이다.

 

그동안 국민건강보험공단에서는 공무원 및 교직원 사업장 지도점검 등을 통해 월정직책급 등에 대한 보험료를 징수해 왔다. 이는 2010년 기준으로 75억원 규모이다. 하지만 100만개가 넘는 공무원사업장에 대해 3년에 한번 씩 이뤄지는 지도점검은 전체 공무원사업장의 일부에 국한될 수밖에 없다. 지난 한 해 동안 공단이 지도점검을 실시한 사업장이 1491개에 불과하다는 사실이 이를 잘 증명해 주고 있다. 그런데도 복지부는 공무원 사업장 지도점검을 확대, 강화함으로써 누락된 보험료를 징수하도록 관리감독의 의무를 다하기보다 제 밥그릇 챙기기에만 급급하였던 것이다.

 

앞으로 정부의 무원칙하고 무책임한 이중잣대로 인해 공무원사업장에서의 이의신청이 이어질 것이고 직장가입자들의 경우도 형평성의 문제를 제기하며 이의신청을 제기하는 등 큰 혼란이 야기될 것이 불 보듯 뻔하다. 이미 부산, 울산 등 공무원조직 5곳에서는 맞춤형복지비 등의 근거로 지급했던 건보료를 환불해달라는 이의신청을 국민건강보험공단에 제기했다고 한다.

 

이제 이 모든 책임이 정부에 있음을 분명히 인식하고 앞으로 발생할 더 큰 혼란과 불신을 막기 위해서는 지금이라도 국민의 불신과 분노를 겸허히 받아들이고 모든 처분과 조치를 중단하여야 한다. 아울러 공무원 건강보험료도 일반 국민과 똑같이 모든 소득을 보수에 반영하여 보험료를 산정하도록 하고 건강보험부과체계의 불합리한 문제를 개선하는 계기로 삼아 관련 법과 하위법령 등 개정이 필요한 모든 조치를 즉각 추진하여야 할 것이다.

[문의: 사회정책팀 02-3673-214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