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CEJ 칼럼

보다 정의롭고 모두가 행복한 미래사회를 위해 달리는 경실련의 최근 이야기를 한자리에 모았습니다.
[CCEJ 칼럼] 교통사고, 막을 수 있는 재난이다

교통사고, 막을 수 있는 재난이다

하동익 교수(서울대학교 건설환경공학부, 경실련 도시개혁센터 운영위원)

  지면이나 방송을 통해 한국은 OECD 회원국 중 교통사고 사망자 1위라던가 교통사고 발생이 많다는 오명을 가진 나라 등의 이야기를 들은 바 있을 것이다. 한국의 정부나 국민은 교통사고를 자동차 생활에 수반되는 당연한 현상쯤으로 여기는 것 같다. 혹은 나에게는 일어나지 않을 일로 생각하는 것 같기도 하다.

  현재 한국에서는 1.5분마다 한명이 교통사고로 부상을 입고 1.5시간마다 한 명이 교통사고로 사망한다. 지난 30년 간 경찰에 신고 된 교통사고 부상자만 집계하더라도 천만 명에 이른다. 우리 모두를 장애 발생의 잠재적 대상으로 하는 교통사고는 우리가 당면한 어떤 재난보다 심각한 사안이다.

  2012년 통계청과 소방방재청 자료에 의해 재난사고 사망자를 유형별로 분류해 보면 자연재난에 의한 사망자는 16명, 추락, 익사, 화재, 유독물 등에 의한 사망자는 3,409명인데 교통사고에 의한 사망자는 전체 재난사고의 65%인 6,502명이다. 교통사고에 의한 사망자가 월등히 많다는 점 외에도 그 발생 양상이 매우 후진적 특성을 보인다는데 심각성이 더한다. 교통사고 피해자 중 다수가 생활권 주변의 보행자라는 점이다.

교통사고.jpg

  전체 교통사고 사망사고의 60%가 차도폭 9m 미만의 거주지 주변이나 통학로 등의 폭이 좁은 도로에서 발생한다는 점이 문제다. 이는 보행자를 배려하지 않는 운전문화에 기인한다. 자동차를 탄 상태의 경우 인구 10만 명당 교통사고 사망자 수는 OECD회원국 평균치 3.0명보다 적은 2.5명으로 양호한 수준에 있다. 그러나 인구 10만 명당 보행 중 교통사고 사망자 수는 4.3명으로 OECD회원국 평균치 1.4명보다 무려 3.1배 많다. 자동차 승차자에 비해 보행자의 안전은 매우 취약한 양상을 보이고 있다.

  급증하는 자동차로 인해 불가피한 상황이라는 논리나 예산이 부족하다는 이유는 우리가 처한 교통사고 문제에 대해 설득력이 없다. 1988년을 전후한 자동차 급증기를 겪은 것은 이미 20여 년 전의 일이다. 그간에 우리는 교통사고 감소를 위해 어떤 노력을 해왔는가를 돌아봐야 한다. 지난해 11월 한국의 실질적인 교통예산은 일본의 4% 수준이라고 지적한 어떤 국회의원의 발언도 우리는 되짚어 봐야 한다.  

교통사고1.jpg


  1980년 대비 2010년도의 OECD 회원국 평균 10만 명당 교통사고 사망자 수는 30년 기간 동안 64.3% 감소하였다. 같은 기간 한국은 28.4% 감소에 불과하였다. 더욱이 최근 10년에 걸쳐 교통사고 발생 건수나 사망자 수의 감소율에 있어 OECD 회원국 평균과의 격차는 더욱 벌어지고 있다.

  주변 국가들의 선례를 볼 때 교통사고는 정부와 국민의 의지가 있으면 줄일 수 있다. 사안의 심각성을 인식하고 개선을 위한 노력이 시급히 요구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