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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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방자치] 국가가 유도하는 인위적 시군 통합은 바람직하지 않아

최근 행정안전부가 시․군간의 통합을 촉진하기 위해 획기적인 인센티브를 제공하는 내용을 담은 특례법 제정을 추진 중인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지방행정의 책임부서인 행정안전부가 정치권의 무모한 도폐지론 대신에 시‧군의 부분적인 행정구역변경으로 행정체제개편 방향을 잡은 것은 주무부서로서 많은 고려 속에서 내린 신중한 접근이라고 본다. 하지만 이번 행정안전부의 방안은 지방의 자치 역량 강화와 지역의 책임성이라는 측면에서 몇가지 우려되는 점들이 있다.

우선 행정안전부가 시‧군의 통합에 대해 막대한 재정지원을 하고 또한 50억원에서 100억원 특별교부세의 유지입장을 밝힌 것은 통합 시‧군의 자생력과 자기책임성을 저해하는 문제가 있다는 점을 지적하지 않을 수 없다. 주민의 생활편익과 행정의 효율성을 높이기 위해서가 아니라 기구 조직의 확대로 인한 해당 지방공무원의 승진기회를 염두에 두고 국가의 막대한 재정지원을 기대하고 통합하게 된다면, 지역주민의 의사결정에 왜곡이 생긴다. 이로 인해  막대한 국고의 낭비가 발생할 뿐만 아니라 통합으로 인한 긍정적인 효과가 나타날 것이라는 보장도 없게 된다. 

둘째로 시군의 통합 쪽으로 국가가 유도하는 것은 지역의 자율성에 영향을 줄 뿐만이 아니라 행정구역개편의 목적과 상반될 수도 있다. 지역에 따라서는 통합이 필요한 지역도 있겠지만 지역에 따라서는 주민생활과 행정구역의 불일치로 지방자치단체를 분할하거나 구역의 일부만을 조정하는 것이 바람직한 곳도 적지 않다.

대한민국의 시‧군이 이미 다른 선진국과는 비교되지 않을 정도로 월등하게 규모가 크다는 점, 행정구역이 넓어지면 주민의 불편이 가중된다는 점, 이미 통합을 한 시‧군의 경우에 기대한 행정효율이나 비용절감의 효과가 나타나고 있지 않다는 점 등을 감안하면 시‧군의 행정체제개편의 방향을 통합쪽으로만 몰고 가려는 것에 대해서는 심각한 우려를 하지 않을 수 없다. 오히려 의존재원으로 유지되는 시․군이 국가나 시․도의 도움없이 자주재정으로 자치권을 행사할 수 있는 지방재정시스템을 마련해 주는 것이 시․군통합보다 훨씬 더 실효성 있는 선행과제이다.

시․군통합은 자칫하면 주민의 가까운 정부로서 주민편익에 이바지해야하는 기초자치의 포기현상을 초래할 수도 있는 점을 우려하지 않을 수 없다. 정치권 일각에서는 시․군 통합이 도를 폐지하기 위한 전초적인 조치라는 점을 국회에 의원 발의된 특별법안에서 노골적으로 밝히고 있어 더욱 우려되는 실정이다.

 따라서 행정안전부는 지방정책의 주무부서로서 객관적이고 중립적인 입장에서 지역의 자율적인 결정을 존중하고 이를 수용하여 제도에 반영하도록 해야 한다. 그것이 지방의 자치역량을 함양하고, 지역의 책임성을 높이는 지방자치의 본래취지에 부응하기 때문이다. 행정안전부는 조급한 행정체제개편의 성과에 집착하지 말고 학계와 시민사회, 지역사회의 진지한 논의를 충분히 고려해 주민의 편익과 지역의 경쟁력을 높이기 위해 순리에 따라 자연스럽게 주민의 요구가 반영될 수 있는 행정체제개편방안을 마련해 신중하고 책임있는 접근을 해 줄 것을 촉구한다.

[문의 : 정책실 정치입법팀 02-3673-214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