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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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건의료] 국민부담되는 고가약 일괄인하방안 반드시 시행되어야

정부는 지난 12일 오리지널과 제네릭 약값 일괄인하를 골자로 한 약가제도 개편 및 제약산업 선진화방안을 발표했다. 특허만료 전 약값의 80~68%였던 상한가격을 특허만료후 1년이 지나면 53.55%로 일괄 인하하여 계단형 약가를 폐지하고 기등재약의 가격도 오리지널의 53.55% 수준으로 대폭 일괄 인하하겠다는 것이다. 이에 대해 제약업계는 제약산업 몰락, 2만명 대량해고 등을 운운하며 연일 거세게 반발하고 있다.

 

하지만 경실련은 국민의료비 지출에서 높은 비중을 차지하고 있는 과도한 약품비와 리베이트의 원천이 되고 있는 고가의 약값을 고려할 때 이번 약가제도 개편방안은 반드시 시행되어야 한다고 판단한다. 아울러 이번 방안이 제약사의 압력과 로비에 의해 결코 변질되어서는 안될 것임을 분명히 경고한다.

 

첫째, 현재 우리나라 건강보험 진료비 중 의약품이 차지하는 비중은 지난해 기준으로 29.3%를 차지하고 있다. 국민의료비 중 약품비 비중은 OECD 국가의 1.6배 수준으로 연 13.2% 늘고 있다. 외국에 비해 약품비가 지나치게 높은 것도 문제인데 약값도 고가로 거품이 많다. 현재 의약품 가격은 특허가 만료된 후에도 오리지널약은 본래 가격의 80%를 받고 복제약은 68%를 받는 등 높은 가격으로 책정되어 있다. 또 약 사용량은 매년 증가하는데 최고가약 처방이 전체의 49.7%를 차지하고 고가제네릭 사용 비중도 높다. 이는 결과적으로 약의 과다사용으로 이어져 건강보험재정을 위협하는 주원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더욱이 동일성분 의약품임에도 건강보험에 등록한 순서에 따라 약품 가격을 차등결정하는 계단식 약가방식은 제약사들로 하여금 품질경쟁보다는 복제의약품을 먼저 등록하려고 경쟁하는데 치중하게 만들고 있다.

 

둘째, 원가에 비해 턱없이 높은 약가와 계단식 약가방식은 연구개발보다는 리베이트라는 확실한 수단을 선호하게 만들면서 국민의 비용 부담과 제약 산업의 경쟁력을 약화시키고 있다. 더욱이 우리나라 제약시장은 수백 개의 영세업체가 난립하면서 과당경쟁으로 기술개발보다는 판매와 영업에 치중하여 판매관리비의 의존도를 높이고 고질적인 고비용 구조를 양산해 오고 있다. 공정거래위원회가 2007년 11월 발표한 제약회사의 불법 리베이트 등에 대한 조사결과에 따르면 국내 제약회사의 판매관리비의 비율은 매출액의 평균 35.2%(2005년)로 매출액의 약 20%는 리베이트로 사용되는 것으로 추정되었다.

 

또한 이로 인한 소비자피해액이 최소 2조8백억원~최대 3조 1천 2백억으로 추산된 바 있다. 이렇게 리베이트는 공정한 경쟁을 저해하고 건강보험 재정을 악화시키고 국민의료비 부담을 늘려 소비자자의 부담으로 전가된다. 때문에 특허만료시 오리지널과 제네릭 가격 모두 대폭 낮춰 제약사가 리베이트보다는 연구개발을 통해 성장하려는 유인을 제공해야 하는 것은 당연한 과제이며 이를 개선하는 것은 약값의 거품을 빼는 일과 결코 분리될 수 없다. 수 십년간 고가약 정책구조를 유지해 온 상황에서도 판매관리에 치중해온 제약업계가 고가약을 유지해야 연구개발에 투자할 수 있다고 주장하는 것은 더 이상 설득력이 없다.

 

셋째, 정부가 이번 방안을 통해 혁신형 제약기업의 복제약에 대해서 최초 1년간 현행과 동일한 수준인 68%의 약가를 보장해 주겠다는 예외조항을 포함시킨 것에 대해서는 문제를 지적하지 않을 수 없다. 현재 복제약에 대해 여전히 68%를 받을 수 있는 제약사는 무려 30개 정도 되는데 이 회사들의 제품이 복제약 시장의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다. 그런데 이번 예외조항이 제품이 아니라 그 회사를 대상으로 삼았기 때문에 30개 제약회사들이 생산하는 모든 제품은 사실상 일괄인하 대상에서 제외된다.

 

또한 혁신형 제약기업인 30개 제약사에 대한 예외조항은 향후 다국적제약사를 차별적으로 취급한다는 통상마찰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고 복제약 도입 초기의 리베이트를 막지 못하는 요인이 될 수도 있다. 국내제약사들은 복제약 출시 1년 이내에 집중적인 리베이트로 시장을 장악하기 때문에 1년이라도 높은 68%의 약가를 보장해주면 크게 손해 볼 것이 없다. 특히 이 제도가 시행되더라도 1년간은 종전의 가격을 받기 때문에 시간을 벌면서 약가를 다시 올리는 정책변화를 이끌어낼 여지도 있다. 때문에 이러한 예외조항은 약가 일괄인하의 효과와 본질을 훼손하는 문제가 될 수 있다. 1년간 예외적 방식으로 제도전체를 망치기보다는 지금과 같이 조세감면 지원방식이 바람직하며 제약업계 스스로 선택과 집중을 통해 제약산업의 체질개선 및 구조 선진화를 위한 노력이 이뤄져야 한다.

그동안 정부의 약가정책은 실효성에 대한 논란만 확산시키고 약가는 인하되지 않고 리베이트는 줄지 않으며 제약산업의 경쟁력은 오히려 악화되는 문제를 양산해 왔다. 이러한 점에서 경실련은 고가의 약값으로 과중한 국민 부담을 줄이고 불법적 경쟁이 되고 있는 리베이트로 부터 국민적 피해를 해소하기 위해서는 이번 약값일괄인하 방안은 반드시 시행되어야 한다는 점을 강조한다. 더 나아가 정부가 그동안 사각지대에 방치되었던 치료재료와 의료기기의 리베이트 척결을 위한 계기로 삼아 의약품 리베이트를 근절하고 합리적인 약가제도 확립에 기여해 줄 것을 촉구한다.

[문의] 사회정책팀 02-3673-214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