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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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복지] 국민연금 담보대출 기금운용위원회 통과를 개탄한다

11일, 국민연금기금운용위원회는 복지부가 상정한 `국민연금 가입이력이 있는 금융채무 불이행자에 대한 채무상환금 대여 계획안’을 표결로 의결했다. 계획안은 신용불량자가 자신이 납부한 국민연금 보험료 총액의 최대 50%를 국민연금 기금에서 빌려 은행 등에 진 빚을 상환하는 것을 핵심내용으로 7월부터 시행될 예정이다.


경실련은 이번에 의결된 계획안이 청와대가 국민연금 기금을 신용불량자 구제자금으로 사용하겠다고 발표한 이후 많은 논란이 되어 왔던 방안임에도 불구하고 충분한 검토과정을 생략하고 기존의 합의처리 관행과 달리 무리하게 표결처리한 것이어서 개탄하지 않을 수 없다. 또한 이번 결정이 국민연금기금운용위원회의 독립성을 훼손하면서까지 정부정책 결정을 위한 들러리로 전락시켰다는 점에서 깊은 유감을 표한다.


이번 대책은 국민의 노후를 포기하는 대가로 불투명한 신용회복의 기회만을 제공하는 것이라는 점에서 근본적인 문제가 있다.


국민연금을 대출받은 신용불량자가 돈을 다시 채워 넣지 못할 경우에 다시 신용불량자로 남는 것은 물론이고 노후에 받을 연금도 사라지게 된다. 이미 우리나라는 IMF때 국민연금에 가입한 실직자를 대상으로 생계자금 지원 명목으로 1천만원까지 무보증 융자를 받도록 했던 경험이 있지만 회수율이 10%에도 미치지 못해 패했던 정책으로 남은 뼈아픈 경험이 있다. 그럼에도 또다시 신용불량자의 경제회생이란 이름으로 똑같은 실수를 되풀이함으로써 정책의 실효성을 의심하게 하고 있는 것이다.


뿐만 아니라, 돈 없는 서민들에게 최소한의 사회적 안전판과도 같은 국민연금을 그동안 국민연금에 가입해서 노후 소득을 보장받을 수 있었던 신용불량자에게 불투명한 신용회복의 기회를 제공받는 대가로 정부가 나서 노후에 빈곤상태로 몰아넣는 것에 불과하다.


또, 노후소득 보장이라는 연금제도의 목적에도 맞지 않을 뿐 아니라 연금을 지속적으로 납부하고 있는 사람들에게 제도에 대한 불신만을 키우게 될 것이다. 우리나라와 같이 국민연금 도입역사가 짧고 제도불신요인이 많은 상황에서 국민연금의 근간도 흔들릴 가능성이 있다.


이미 국민연금법에서 생계 곤란이나 개인파산을 선고해도 연금을 보호하도록 한 것은 납부하는 순간부터 사회적 연대 기금이 되어 개인 저축계정처럼 맘대로 쓰지 말라는 취지인 것이다. 이러한 점에서 이번 대책은 정부 스스로 국민들의 최후의 노후대책인 국민연금의 취지를 훼손하는 것에 다름 아니다.


경실련은 국민연금이 정부가 함부로 동원할 수 있는 돈이 아님을 강조한다. 신용불량자들에게 재기의 기회를 주는 것은 소액대출이나 개인회생제도 활성화 등 다른 정책을 통해 해결해 나가야 갈 사안으로 국민연금의 기본 원칙을 훼손하는 것이어서는 안된다. 무리한 정책결정을 통해 강행할 사안이 아니라는 점을 다시 강조하며 정부에 이번 결정에 대한 책임있는 태도를 촉구한다. 끝.


[문의 : 사회정책팀 02-3673-214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