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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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 국제연대 창(窓) – 비만과 기아(飢餓)의 아이러니

1. 자기 고백


저는 지극히 개인적인 이유로(?) 오랜 기간 비만(obesity)에 깊은 관심을 기울여 왔습니다. 물론 제가 관심을 기울였던 이유는 일신의 무게가 얼마나 나가는지, 과도하게 나가여 주변인과 스스로에게 부담을 주고 있지는 않은지 알기 위해서 였습니다. 그런데 바로 며칠 전, 재미있는 기사 하나(worldwatch press release)를 읽게 되어 이번에는 비만과 기아의 희한한 인연에 주의를 기울이게 되었지요.


2. 기아와 비만 인구의 현주소


1990년도 후반기부터 시작된 전 세계인의 비만화에 힘입어 오늘날 인류 역사상 최초로 과체중 인구수가 저체중 인구수를 육박하게 되었습니다. 이렇듯 인류의 소비행태가 극에 달하고 있는 현 시점에도, 1억명의 세계 인구가 안전한 물(safe water)을 얻지 못하고 있으며 말라리아, AIDS, 심지어는 설사와 같이 간단히 치유될 수 있는 병으로 수많은 지구식구들이 죽어가고 있습니다. 또한 개발도상국가에서는 1억5천만명의 저체중 어린이가 영양결핍으로 고통받고 있으며 특히 아프리카의 경우 저체중 아동의 인구 비율이 해마다 늘어나는 심각한 추세입니다.


그러나 아프리카를 제외한 개발도상국가에서 기아 아동의 수치는 서서히 줄어들고 있는 반면에, 미국에서는 성인의 55%가 과체중 환자이며 23% 의 성인이 비만환자 입니다. 게다가 미국의 국가 보건 예산 가운데 12%가 비만 관련 비용으로 쓰인다고 하며, 이 수치는 흡연 치료에 쓰이는 비용의 2배에 가까운 수치라고 합니다.


3. 기아와 비만의 진짜 원인


기아와 비만에 대한 잘못된 낭설(浪說) 가운데 하나가 무언인고 하니, 기아는 개도국의 몫이며 비만은 선진국의 몫이라는 것입니다. 대개 기아는 먹을 것이 부족(scarce food) 하여 생기는 것이라고 생각하기 쉽습니다만, 실상 기아의 진짜 원인은 먹을 것이 제대로 배분되지 못해서 생기는 것입니다. 실제로 기아아동들이 접수되는 국가의 80%가 식량이 과잉으로(food surplus) 생산되는 국가들이라는 사실이 이를 입증해 주지요.


기아는 식량 부족이 아니라, 배급의 불공평에 의해 생긴 ‘빈곤’ 때문에 일어나는 현상이기 때문에 개도국만의 몫이지 않습니다. 빈곤한 사람들은 개도국이나 선진국이나 상관없이 있게 마련이기 때문이지요. 전 세계적으로 기아인구와 비만인구의 수치가 비슷하게 되었다는 말은 이제 국가에 관계없이 빈곤층은 굶고 부유층은 많이 먹는다는 말이 아닐까 싶습니다.


그런데 또 한 가지 흥미로운 사실은, 최근 들어서는 부유층이 뚱뚱하지 않다는 것입니다. 뚱뚱함을 미덕으로 삼던 시절이 지나가고 어느새 자기관리를 통한 날씬한 몸매가 부유층의 상징으로 되어가고 있기 때문이겠지요. 이제는 절대 기아 인구 감소 운동과 함께, ‘음식의 질 향상’ 운동을 함께 벌여야 할 때라고 보여집니다. 기아든 비만이든, 둘 다 질병이며 둘 다 비정상적 영양 섭취 상태(malnutrition) 에서 비롯되기 때문에 ‘정상적인 영양섭취’ 가 이루어질 수 있도록 캠페인을 벌여야겠지요.


전 지구인의 영양을 생각하는 국제연대 김도혜 간사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