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

보다 정의롭고 모두가 행복한 미래사회를 위해 달리는 경실련의 최근 이야기를 한자리에 모았습니다.
[국제] 국제연대 창(窓)-아프리카를 위한 변명

즈음 연일 신문과 텔레비전 국제 뉴스를 통해 라이베리아 내전에 관한 소식이 들려옵니다. 워낙 아프리카에서는 내전이 잦기 때문에 아프리카 문제에 아주 관심이 깊은 사람들이 아니라면 내전의 성격이나 배경, 그를 둘러싼 타국의 입장까지 이해하기 힘든 것이 현실입니다. 아프리카에서 내전에 휩싸인 나라들은 핵무기를 제조하거나 대량 학살 무기를 유통시키지는 않지만, 국가내의 몇몇 지도자들에 의해 수 천 수 만 명의 민간인이 죽임을 당하는 비운의 역사에 처해 있습니다.


게다가 이번 라이베리아 내전에는 정부군측이나 반군측 가담자들 가운데 약 50%가 소년들인 것으로 밝혀져 국제사회는 충격에 휩싸여 있습니다.

(관련기사: 한국일보 2003년 8월 7일: 라이베리아 내전참가자 50%가 소년) 90년대 초반부터 시작된 내전으로 정확히 몇 명이나 사망하였는지 알 수도 없으며 앞으로 또 몇 명이나 죽임을 당할 지 알 수 없는 라이베리아 내전의 역사와 배경, 그리고 국제사회가 할 수 있는 일은 무엇이 있는지 알아보도록 하겠습니다.

 

이베리아의 영문표기는 ‘Liberia’, 자유라는 뜻의 Liberty와 매우 닮아있죠? 1847년 미국에서 해방되어 다시 아프리카 땅으로 이주한 흑인 노예들이 만든 나라이기 때문입니다. 이후 크고 작은 민족 내분이 있어왔지만 현 내전의 뿌리는 찰스 테일러(Charles Taylor)가 이끄는 라이베리아 민족애국전선(Liberia National Patriot Front)이 반란을 시작한 1989년부터 입니다. 미국에서 공부하고 라이베리아로 돌아가 반군 지도자가 된 찰스 테일러는 이웃한 국가인 시에라리온 반군지도자 포다이 상코와 손을 잡고 시에라리온 내전과 라이베리아 내전을 이끌었습니다. 시에라리온 내전은 아프리카 역사상 가장 참혹한 내전 가운데 하나로 1991년부터 2001년까지 무차별 테러를 자행해 약 20여 만 명의 민간인이 학살된 전쟁입니다.

 

쿠데타로 1997년 정권을 장악한 찰스 테일러는 그동안 국가 내외적으로 사임압력을 받아왔으며 특히 올 6월에는 국제형사재판소(International Criminal Court: ICC)로부터 시에라리온 내전 지원 혐의로 전범으로 기소되기도 하였습니다. 잠시 국제형사재판소에 대해 이야기하자면, 1998년 로마 조약(Rome Treaty)의 체결로 그 설립 근거가 마련된 뒤 2002년 7월 미국을 제외한 60개 국가가 조약에 서명함으로써 공식적으로 출발하게 되었습니다. 국제범죄를 범한 개인을 심리, 처벌하기 위해 세워졌으며 바로 얼마 전 이라크 전 당시 영국군이 반인륜적 범죄를 저질렀다는 내용으로 그리스 아테네 변호사 협회 소속 변호사들이 토니 블레어 영국 총리 등을 ICC에 기소한 사건이 있었죠. 현재 ‘자유의 수호국(?)’인 미국은 국제형사재판소 때문에 자국민이 기소 당할 위험이 높다는 이유로 서명을 거부하고 있는 상태입니다. 동시에 미국인은 ICC 에 기소되지 않는다는 기소면제 조항이 체결되어야 가입할 것이라고 주장하고 있지요. 참으로 일방주의적인 외교 관행을 여실히 드러내고 있다 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시 라이베리아 내전으로 이야기를 돌리면, 올해 6월 찰스 테일러의 사임을 요구하는 반군, ‘화해와 민주주의를 위한 라이베리아 연합(LURD)’군이 수도 몬로비아(Monrovia)를 포위하고 공격을 개시한 뒤 다시 라이베리아는 끔찍한 유혈 내전상태로 돌입하게 되었습니다. 이에 나이지리아 군 소속의 유엔 평화유지군 3,000여명이 라이베리아에 파병되고, 국제 여론에 부응하기 위해 미국이 3대의 함선을 라이베리아 인근 해역에 출동 명령을 내린 상태입니다. 이번 미국의 대응을 두고 미국 내 여론도 둘로 갈려있는 상태인데, 라이베리아는 미국의 이해관계가 직접적으로 엮여있지 않은 나라이기 때문에 너무 미온적으로 대처하고 있다는 비난을 받고 있습니다. 다이아몬드를 비롯한 천연광물이 풍부하게 생산되는 나라이기 때문에 유엔차원의 경제제재도 아무런 효과를 발휘하지 못하는 상황에서 군사적인 위협이 필요하다는 여론도 커져가고 있는 상황입니다. 하지만 별반 이해관계가 뚜렷하지 않은 빈곤국가 라이베리아 문제에 참여하고 싶어하지 않는 미국을 비롯한 강대국의 행위는 얼마 전 이라크 전에서 보여준 그들의 행동에 비추어볼 때 씁쓸한 마음이 절로 들게 합니다.

 

찰스 테일러 대통령은 8월 10일 지난 일요일, 대국민 고별 라디오 연설을 끝으로 대통령직을 사임하였습니다. 하지만 사임해주는 대신에 ICC로부터 피소되지 않는 제3국으로의 망명을 요구하고 있어 앞으로 어떻게 진행될지 알 수 없는 상황입니다. 그리고 대통령 사임 이후의 방향에 대해서 유엔 차원의 계획안이 전혀 나오고 있지 않아 다시 내전으로 치닫지나 않을까 걱정스러울 따름입니다.

 

리 역시 아프리카 국가 따위(?)의 문제에는 너무 무관심하지 않은지 겸허하게 생각해 봐야겠습니다.

국제연대 김도혜간사였습니다.

* 라이베리아 국가 기본 정보: 국정원 세계 각국 소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