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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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복지] 국책연구기관의 사학연금으로의 탈출은 기만 행위

대표적 국책연구기관이라 할 수 있는 한국개발연구원(KDI)과 한국학중앙연구원(前, 한국정신문화연구원) 등이 국민연금을 탈퇴하고 사학연금에 가입한 사실이 알려졌다. 이외에도 정부산하 국책연구기관이 줄줄이 사학연금으로 탈출하고 있다는 사실을 접하면서 참으로 어이없는 지식집단의 이기적 발상의 소치라 아니할 수 없다. 특히 이들 기관이 국민연금 개혁추진 과정에서 고통 분담의 당위성의 근거를 제공해 왔던 연구기관이라는 점에서 국민들의 분노는 더욱 클 수밖에 없다.


그동안 사립학교교직원연금법(이하 사학연금법)은 국책연구기관의 교육기관인 대학원의 교수직과 연구직에 한해 연금 가입을 허용해왔다. 하지만 지난 2005년에 사학연금법을 개정하면서  법 테두리 내에서 허용범위의 적용이 가능해 졌다. 따라서 이러한 현상이 발생하게 된 원인으로 가장 먼저, 법적 근거에 문제가 있음을 지적하지 않을 수 없다. 이에 경실련은 다음과 같이 입장을 밝히며, 이와 관련한 사항들의 조속한 해결을 강력히 촉구한다.


첫째, 교육부장관은 사학연금 가입 허가에 대한 명확한 근거와 이유를 제시하여야 한다.


개정된 사학연금법 제 60조의4에 의거한 ‘적용범위의 특례’에서는 대학원을 설치·운영하는 연구기관에 대한 사학연금 가입 규정을 법에서 명확히 하지 않고, 오히려 허용 범위를 교육부장관의 판단에 맡기도록 하였다. 이는 우리나라가 아직도 사회보험제도에 있어서 전 근대적 사고방식에 의존하고 있음을 보여주는 명확한 사례라 할 수 있다.


사학연금은 공무원연금에 준하도록 하고 있는데, 그 취지는 공공교육의 한계를 사립학교에서 담당하고 있다는 점에서 공무원과 동일한 형태의 노후보장을 제공하는 데 있다. 그래서 교수직에 대해서는 사학연금의 재정부담 8.5 중에서 3.5%를 국가가 부담하고 나머지 5%만을 사학재단이 부담하게 하고 있다. 하지만 지금과 같이 교육기관과 연구기관의 성격이 서로 다른 국책연구기관 종사자까지 사학연금 가입을 허용하는 것은 애초 사학연금의 근본 취지에 전혀 부합할 수 없다. 이는 누구보다 교육부 장관이나 사학연금관리공단이 명확하게 알고 있어야 하는 사항이다. 그럼에도 교육부장관이 그동안 허가되지 않았던 국책연구기관의 사학연금 가입을 어떠한 이유에서 허가했는지 명확한 이유를 밝혀야 할 것이다.


둘째, 사학연금으로 탈출한 국책연구기관의 국민에 대한 기만적 태도 문제를 지적하지 않을 수 없다.


그동안 국민연금의 재정안정을 위해 개혁을 주장하던 대표적 기관이 다름 아닌 한국개발연구원(KDI)이다. 또한 선진국 공적연금 재정위기를 누구보다 잘 연구한 기관이 한국학중앙연구원이다. 이러한 기관들은 사학연금의 재정상태가 공무원연금처럼 적자와 기금 고갈로 이어질 것을 잘 알고 있다. 그리고 이들은 자신들이 사학연금으로 옮기면 연금 수혜가 높아져 당장의 이익을 받을 수 있지만 결국은 그로 인하여 미래 사학연금의 재정이 더욱 악화될 것이라는 점을 뻔히 알고 있다. 그럼에도 국책연구기관들이 당장의 이익이 된다는 이유로 국민적 고통 분담에 동참하기는커녕 오히려 공적연금의 하나인 사학연금의 재정위기를 더욱 촉발하도록 하는 태도는 당연히 비판받아 마땅하다.


셋째, 이러한 현상이 나타나게 된 것은 무엇보다도 공적연금 개혁이 미루어진데 가장 근본적인 원인이 있다. 


그동안 국회는 국민연금 개혁을 놓고 어이없는 명분 싸움으로 개혁을 미루어왔다. 이 여파로 국민연금 개혁보다 우선개혁 대상이 되고 있는 공무원연금은 아직도 기득권을 주장하는 등 개혁에 저항 구실만 키우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더욱이 사학연금은 공무원연금에 준하도록 하고 있어 공무원연금 개혁이 이루어지지 않으면 변하지 않게 되어 있다. 이러한 현실은 국민연금과 함께 공무원연금을 개혁하여 재정 건전성을 확보함으로써  국민연금과 공무원연금 그리고 사학연금의 차이를 줄일 수 있다. 이러한 결과는 국책연구원들이 국민연금에서 사학연금으로 탈출하는 근본적인 원인을 제거하는 방안이기도 하다. 그러나 현재로서는 사학연금으로 탈출한 국책연구기관이 기득권 세력이 되어 오히려 공무원연금 개혁에 반대하고 저항하는 모습으로 이어질 수 있는 심히 우려되는 상황으로 전환된 것이다.


이에 경실련은 교육부장관에게 사학연금 취지에 어긋나는 국책연구원의 사학연금 가입허가를 즉시 취소할 것을 요구한다. 또한 국책연구기관도 국민연금에서 탈출한 극단적 이기주의 발상에서 벗어나 스스로 국민연금에 다시 가입할 것을 촉구한다.


마지막으로 정부와 국회는 더 이상 국민연금 개혁을 늦추지 말고 조속히 단행하여야 할 것이다. 이와 아울러 공무원연금을 국민연금 개혁 취지에 맞도록 과감한 개혁을 실행하여 앞으로 사회적 계층 간의 형평성 문제로 인한 괴리 현상이 발생하지 않도록 강력히 촉구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