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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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건의료] 국회는 실효성 없는 ‘무늬만 쌍벌죄 법안’을 재심의 하라

– 리베이트 근절 위한 벌금강화, 과징금부과, 포상제 도입 등 강력한 규정 다시 마련하고 처벌 예외조항으로 추가된 ‘금융비용’을 철회하라 –       


어제(22일) 리베이트 근절을 위한 쌍벌죄 법안이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법안심사소위원회를 통과했다. 이날 통과된 법안은 리베이트 적발시 수수자의 형사처벌 규정으로 ‘최대 징역 2년 또는 벌금 3000만원 이하의 벌금형’과 과징금 없이 ‘1년이내의 자격정지’라는 행정처분 규정을 마련하고 처벌대상 리베이트 범주는 의약품 처방이나 판매촉진 등을 목적으로 제공되는 금전, 물품 등으로 정하고 리베이트 제외 대상은 견본품 제공, 학술대회 지원, 임상시험 지원, 제품설명회, 기부행위, 시판후 조사 등과 함께 금융비용을 인정하였다.


경실련은 법안심사소위를 통과한 법안이 리베이트 근절을 위한 강력한 처벌 수위에 대한 요구를 대폭 낮춤으로써 솜방망이 처벌의 한계를 예고함은 물론 과징금 없는 자격정지라는 행정처분 규정으로 그 실효성에 의구심을 갖지 않을 수 없다. 무엇보다 의협 경만호 회장이 의약품 리베이트의 장점 운운하며 궤변을 늘어놓고 리베이트를 사적 거래관계 정도로 치부한 문제가 지적된 이후 이에 대한 성토가 있었음에도 국회가 리베이트 제외 대상을 별도로 적시하고 약국과 병원의 금융비용을 예외항목에 추가함으로써 금융비용의 합법화라는 문제를 야기하고 무늬만 쌍벌죄법안으로 전락시키는 우를 범하였다.


특히 이번 법안이 그동안 의약품 리베이트가 공정한 경쟁을 저해하고 소비자 부담으로 전가되어 사회적으로 큰 문제가 되고 있는 상황에서 이의 근본적 근절을 위한 쌍벌죄 도입에 대한 사회적 요구에도 불구하고 의료계의 압력에 굴복한 정부와 국회의 안일한 인식과 여야간 담합의 결과가 빚어낸 합작품이라는 점에 심히 개탄하지 않을 수 없다. 경실련은 리베이트는 공정한 경쟁을 저해하고 소비자 부담으로 전가되기 때문에 반드시 근절되어야 하는 것임을 주장하고 이를 합법화시켜주는 것이 대안일 수 없음을 강조하고자 한다.


첫째, 현재 갑과 을의 관계로 볼 수 있는 의료계와 제약업계간의 불법 리베이트는 주는 자는 물론이고 수수자에 대한 강력한 처벌규정을 두어 실효성을 담보할 수 있는 법안이어야 한다. 그동안 경실련은 의약품 리베이트는 주는 자나 받는 자 모두 적발되었을 때의 불이익보다 리베이트로 인한 이익이 훨씬 크기 때문에 불법 리베이트의 문제가 반복 재생산 되어 왔다는 점을 지적하고 리베이트를 주는 자와 받는 자에 대한 철저한 조사와 함께 양쪽 모두에 불법적 관행을 끊기 위한 보다 강력한 처벌이 이루어져야 함을 주장하여 왔다. 그러나 이번에 통과된 법안은 형사처벌 규정으로 합의된 징역2년과 3000만원 이하의 벌금형 규정에 그쳐 리베이트에 대한 엄벌규정으로는 터무니없다.

또한 과징금 부과없이 1년이내의 자격정지 규정만을 두어 형식적인 행정처분 규정이라는 지적을 피할 수 없다. 리베이트 근절에 대한 예방적 측면을 고려하더라도 자격정지와 함께 과징금 부과 조항을 규정해 리베이트 근절에 대한 확고한 의지를 법안에 담을 수 있어야 하며, 형사처벌 규정도 최소 1억5천만원이상의 벌금으로 강화된 수준에서 재논의하여 형사처벌 규정의 실효성을 높여야 할 것이다.


둘째, 법안심사에서 적극적으로 논의되지 않았던 포상제도는 리베이트 쌍벌죄 법안에 반드시 포함되어야한다. 의약품 거래의 특수성으로 의료계와 제약업계간의 불법 리베이트는 내부 고발이 아니고서는 적발하기가 쉽지 않은 현실이다. 이 때문에 불법거래행위에 대한 적발과 조사의 어려움을 제도적으로 보완하기 위해 포상 제도를 도입해 유인책을 마련하자는 것인데, 리베이트 근절방안으로 유의미한 제도로 거론되고 있는 포상제가 누락된 것은 국회가 과연 리베이트 근절 의지가 있는 것인지 의구심을 갖게 한다. 아울러 신고포상제 도입시 포상금액에 대한 논의도 적극적으로 이뤄져 불법 리베이트에 대한 신고를 유도하고 이에 대한 위험부담에 적절한 포상금액을 지급하여 포상제도의 실효성을 담보할 수 있어야 한다. 


셋째, 국회는 쌍벌죄 처벌예외 조항에 견본품 제공, 학술대회 지원, 임상시험 지원, 제품설명회, 기부행위, 시판후 조사 등과 함께 약국와 병원의 ‘금융비용’을 추가하기로 하였다. 하지만 2007년 공정위 조사에서도 제약회사와 병원간에 이미 다양한 형태의 리베이트 구조가 있고 2008년 2월 서울지방경찰청이 PMS(시판후 조사)의 대상이 아닌데도 PMS 명목으로 금품을 받아 국공립 병원 의사 및 사립 병원 의사 총 357명을 적발한 것을 상기할 필요가 있다. 더욱이 제약사가 자신들의 매출 확대를 위해 투자하는 영업비용에 임상시험, PMS, 리베이트가 포함되어 있고 또 이러한 비용을 R&D 비용으로 둔갑시키는 것이 식은 죽 먹기보다 쉽다는 것이 업계의 공공연한 비밀인 상황에서 과연 쌍벌죄 처벌과 예외 조항의 구분이 현실적으로 가능할지 이에 대한 명확한 답을 내놔야 할 것이다.


특히 리베이트 적용 예외규정에 병원과 약국의 ‘금융비용’을 합법화하는 것은 의약품과 치료재료에서 병원과 약국의 이윤을 인정하지 않는 의약분업의 당위성을 훼손하는 것이다. 의약분업이 도입된 이후 우리나라는 의약품의 처방 및 조제에 대해 처방료(현재 진찰료)와 조제료를 별도로 지불하는 방식으로 이미 보험 수가를 통해 보전해 주고 있다. 그럼에도 금융비용이라는 미명하에 합법적인 약제 마진을 인정하는 것은 일종의 특혜일 뿐이다. 결국 정부가 시장형실거래가제도 도입을 위해 약값의 구매이윤을 공식적으로 인정하고 의료계와 제약업계 사이에서 이를 견주는 것과 동일한 우를 국회가 범한 것에 지나지 않으며 국민에게는 상당부분 후퇴한 법안을 통과시켜 제도개혁에 반하는 수순을 밟고 있는 것에 불과하다.


이번에 통과한 쌍벌죄 관련 의료법 개정안은 리베이트 근절에 대한 실효성을 담보하지 못한 무늬만 쌍벌죄 법안으로 부실 법안이라 할 수 있다. 결과적으로 국회가 의료계의 눈치보기로 여야간 타협을 용인한 결과물이 아닌가 하는 의구심을 지울 수 없다.


이제 경실련은 오늘(23일) 개최되는 국회 복지위 전체회의에서 법안소위를 통과한 부실한 법안이 리베이트 근절을 위한 실효성을 담보할 수 있도록 전격적으로 재심의를 결정을 내려 줄 것을 강력히 촉구한다. 국회가 이번 재심의 결정을 통해 그동안 의약품 유통 관련 불법 리베이트는 관련 조사가 철저히 이루어지지 않고, 리베이트를 받은 병의원, 의사들에게 솜방망이 처벌이 이뤄져 불법관행이 반복적으로 고질화되어 왔다는 불신을 해소하고 쌍벌제 도입에 대한 근간을 제대로 마련하는데 기여하기를 바란다.


경실련은 국회가 이번 기회를 보다 강화된 제도적 장치로 리베이트를 근절해 나가는 계기로 삼고 더 이상 공급자의 입장이 아닌 국민의 입장에서 제도개선을 논할 수 있기를 바라며, 쌍벌죄 법안이 실효성 있는 리베이트 근절방안으로 자리매김할 수 있도록 다시 심의해 줄 것을 강력히 촉구한다.


[문의. 사회정책팀 02-3673-214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