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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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회] 국회 정개특위의 선거구 획정 논의에 대한 경실련 입장

여야는 선거구 획정위원회 독립 기구화부터 즉각 이행하라

지난 18일, 국회 정치개혁특별위원회가 첫 회의를 개최하고 선거구 획정 논의를 시작했다. 그러나 여야가 선거구 획정위원회 독립 기구화를 약속하는 혁신안을 내놓고도 또다시 정개특위에서 선거구 획정을 논의하려는 것은 국민을 기만하는 것이다. <경실련>은 정개특위가 진정 ‘정치개혁’의 의지가 있다면 가장 먼저 선거구 획정위원회를 독립 기구로 설치하고 지위와 권한을 부여하는 일부터 즉각 나설 것을 촉구한다.

선거구 인구 편차를 현행 3:1에서 2:1로 조정하도록 한 헌법재판소의 결정에 따라 현 246개 선거구 중 직접적 조정 대상만 62곳이다. 간접적으로 영향을 받는 지역구까지 감안하면 그야말로 선거구의 전면적 재획정이 불가피하다. 이런 상황에서 이해당사자인 국회의원들이 선거구 획정에 나선다면 또다시 밥그릇 싸움을 통한 ‘게리맨더링’이 발생할 것은 불을 보듯 뻔한 일이다. 현재 선거구 획정위원회는 사실상 국회 자문 기구에 불과하고, 획정위가 제출하는 획정안에 강제성이 없어 국회에서 자의적으로 수정하는 것이 가능하다. 이 때문에 매번 선거구 획정이 현역 의원들의 이해관계에 따라 나눠먹기식으로 이루어지는 폐해가 속출해왔다. 여야 모두 이미 이러한 폐해를 인정하고 지난 1월 선거구 획정위 독립성 확보를 통한 정치 혁신을 약속한 바 있다. 각각 하태경·원혜영 의원의 대표발의로 개정안까지 국회에 제출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정개특위부터 출범시키고 여야가 직접 이번 선거구 획정을 논의하려는 것은 국민을 기만하고 또다시 구시대적 행태를 반복하겠다는 의지와 다름없다.

여야는 더 이상 당리당략적 선거구 획정 논란이 반복되지 않도록 획정위를 국회로부터 독립된 외부에 설치하고, 국회가 획정위의 선거구 획정안에 대해 수정의결 할 수 없도록 해 획정안에 강제성을 부여하는 일부터 나서야 한다. 획정안의 제출과 의결 기한도 법률에 명시해 선거를 앞두고 급박하게 선거구 획정이 이루어지는 구태를 방지해야 한다. 만약 국회가 획정안의 수정이 필요하다고 판단할 경우에는 1회에 한해 획정위에 수정안을 요구할 수 있도록 하되 다시 제출된 수정안의 경우 예외 없이 의결토록 하면 된다. 위원회의 구성 역시 직접 이해당사자인 국회의원을 전면 배제하고 학계와 언론계, 시민단체 등에서 추천하도록 하되 전문성과 중립성을 보장해야 한다. 이후 선거구 획정은 독립되고 중립적인 선거구 획정위원회에 맡기고 정개특위는 다른 정치관계법 개혁 논의에 집중하면 된다.

정개특위가 선거구 획정을 주도할 경우 의원들의 기득권 수호와 이해관계에 따른 타협이 명약관화(明若觀火)한 상황에서 객관적이고 공정한 선거구 획정은 어불성설(語不成說)이다. 만약 정치권이 이번에도 국민들의 염원을 져버리고 선거에 임박해 각 정당과 의원들의 이해에 따라 선거구를 손질하는 행태를 반복한다면 돌이킬 수 없는 정치 불신에 직면하게 될 것임을 명심해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