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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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벌/중소기업] 국회 정무위원회 전체회의의 일감몰아주기 방지법 의결에 대한 경실련 입장

재벌 사익편취행위 근절에 근본적인 문제있는


일감몰아주기 방지 관련 공정거래법 의결


재벌총수 일가의 우회적 부당지원 가능, 예외조항 신설로 실효성 저하

국회는 이에 대한 대폭적 보완에 적극 나서야

국회 정무위원회는 어제(26일) 전체회의를 열어 법안심사소위가 처리한 일감몰아주기 방지 관련 공정거래법 개정안을 별다른 수정없이 그대로 의결하였다. 그러나 세부 법안의 내용을 살펴보면 공정거래법 개정안의 근본적인 취지인 재벌총수 일가의 사익편취행위 근절에 있어서 상당한 문제점을 안고 있어 그 실효성에 의구심이 든다.

먼저, 재벌총수 일가의 사익편취행위 금지와 관련한 내용을 제3장(경제력집중 억제)이 아닌 제5장(불공정거래행위금지)에 규정함으로써 향후 위법성 판단에 실효성이 없게 되었다. 이번 공정거래법 개정의 핵심은 재벌의 부당지원 등 사익편취행위의 위법성을 명확하게 판단하는 근거를 만드는 것인데, 이전의 대법원 판례에서는 제5장의 내용으로 이러한 경쟁저해성을 입증하기 어려웠다. 물론 제5장의 명칭을 ‘불공정거래행위의 금지’에서 ‘불공정거래행위 및 특수관계인에 대한 부당한 이익제공 금지’로 바꾸었지만, 이는 제3장의 경제력집중 억제로 규정하는 것과는 근본적인 차이가 있으므로 향후 재벌의 부당지원 등 위법성 판단에 한계를 갖게 되어 이를 제재하기 어려워졌다.

둘째, 재벌총수 일가의 간접지분을 통한 사익편취행위는 막을 수 없는 문제점을 안고 있다. 이번에 신설된 제23조의2(특수관계인에 대한 부당한 이익제공 등 금지) 제1항에서는 일정 규모 이상의 기업집단에 속하는 회사가 특수관계인이나 특수관계인이 일정비율 이상의 주식을 보유한 계열사와의 거래를 통해 특수관계인에게 부당한 경제적 이익을 귀속시키는 것을 금지하고 있다. 이는 재벌총수 일가가 직접 지분을 가지는 회사에 대해서만 제재를 할 수 있게 되고 간접지분을 통해 우회적으로 거래를 할 경우 이를 막을 수 없게 되었다.

셋째, 불필요한 예외 조항 신설로 사익편취행위의 또 다른 방법을 만들어 주게 되었다. 이번 공정거래법 개정안은 제3장에 신설한 내용을 제5장에 대폭 보완했다고는 하나, 예외 조항을 두어 재벌총수 일가의 사익편취행위에 대한 제재를 무력화할 가능성이 크다. 신설된 제23조의 2 제2항은 기업의 효율성 증대, 보완성, 긴급성 등 거래의 목적을 달성하기 위하여 불가피한 경우는 예외로 인정하고 있다. 재벌의 경제력집중 해소를 위해 실효적인 효과를 보였던 출자총액제한제도 역시 이러한 예외 조항을 인정해 주어 무력화되었던 사례를 상기해 본다면, 예외 조항 신설은 재벌총수 일가의 사익편취행위를 묵인해 주는 것에 다름 아니다.

넷째, 여전히 낮은 과징금은 재벌의 사익편취행위를 근절시키는데 역부족이다. 이번 개정안이 부당지원을 해준 ‘지원주체’뿐만 아니라 지원을 받은 ‘지원객체’도 함께 제재할 수 있도록 했다는 면에서는 의미가 있으나, 과징금의 수준은 여전히 미미하다. 부당지원행위에 대한 실질적인 억지효과를 발휘하기 위해서는 그 행위로 인한 기대이익(편익)보다 과징금(비용)이 더 커야 한다는 점에서 과징금 상한선은 적어도 부당하게 지원받은 금액을 초과해야 하는데 이를 여전히 충족하지 못하고 있다.

결론적으로 국회 정무위원회는 시대적 요구인 경제민주화에 부응하고 이를 위해 재벌총수 일가의 사익편취행위를 근본적으로 근절하기 위해 개정에 나섰지만, 실효성이 없는 법안 처리로 인해 결과적으로 재벌총수 일가의 사익편취행위를 용인해주며 이에 대해 면죄부를 주는 꼴이 되어 버렸다. 

경실련은 이후 남아 있는 법사위와 본회의 처리 과정에서 여야가 이러한 문제점을 다시금 인식하고 법안의 내용이 재벌총수 일가의 사익편취행위를 근본적으로 근절시킬 수 있도록 대폭적으로 보완하기를 강력히 촉구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