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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혈세 낭비 쌈짓돈 국회 ‘특수활동비’ 투명화하라
– 최근 5년간 국회 특수활동비 집행 내역 정보 공개 청구

국회 ‘특수활동비’의 실태가 드러날수록 점입가경이다. 특수활동비는 의원들의 의정활동과 운영지원 예산으로 엄연히 국민의 세금에서 지급된다. 그러나 홍준표 경남지사는 부인에게 생활비로 줬다고 하고, 신계륜 새정치민주연합 의원은 아들의 유학자금으로 썼다고 진술하는 등 국회의원의 쌈지돈으로 전락했다. <경실련>은 공직 활동비를 사적으로 유용한 홍 지사와 신 의원에 대한 엄벌은 물론, 용도와 지출조차 불분명한 특수활동비 제도를 근간부터 바로잡기를 촉구한다.

국회의원들은 그 직무 수행을 위해 연간 1억4천 여 만원의 세비를 받는다. 보좌직원의 보수와 여타 지원금을 포함하면 의원 1인 당 연간 6억 원 정도의 세금이 지급된다. 이와 별도로 국회의장단과 상임위원장 등에게는 운영지원 등의 명목으로 월 1천만 원 내외의 ‘특수활동비’가 주어진다. 각 당 원내대표들에게도 연간 9억여 원이 나눠서 지급된다. 원활한 국회 운영을 위한 업무추진비의 일종이다. 홍준표 지사는 한 달에 총 4~5천여만 원을 지급받았다고 밝힌 바 있다. 국회 예산 및 결산서를 보면 이러한 특수활동비는 매년 평균 80억 원 이상에 달했고, 올해는 83억9800만원에 이른다.

문제는 특수활동비가 그 사용처와 지출 금액 자체가 불투명한 돈이라는 점이다. 감사원의 지침에 따라 기밀이 필요한 수사나 정보수집활동에 지급되는 비용으로 영수증 등 지출 증빙 자료조차 제출하지 않아도 된다. 홍 지사와 신 의원이 이를 사적 용도로 마음껏 사용할 수 있었던 것도 이때문이다. 한 마디로 특수활동비가 지출에 대한 제약 없이 의원이 사적 용도로 유용해도 제재를 받지 않는 ‘쌈짓돈’으로 전락한 것이다. 정작 세금으로 이를 지급하는 국민들은 도대체 특수활동비가 누구에게 얼마나 지급되고, 어떤 공적 업무로 사용했는지 전혀 알 수 없다.

특수활동비는 공적 업무 수행을 위해 국민의 혈세로 지급되는 돈이다. 당연히 업무추진비에 준해 그 근거를 명확히 규정하고, 지출 역시 공적 업무 수행에 한정해야 한다. 반드시 지출 증빙 자료를 제출하도록 하고, 그 내역은 국민들에게 숨김없이 공개되어야 한다. ‘세부 사용 내역을 모두 공개할 경우 국가적으로 혼란스러운 일이 발생할 수 있다’는 안일한 인식으로는 안 된다. 정책과 입법 지원 활동 이외의 비밀 정보 활동으로 국민들 모르게 활동비를 지출해야 할 이유와 필요성을 납득하기 어렵다. 아울러 특수활동비 뿐만 아니라 국회의원들에게 지원되는 모든 예산내역을 공개하고, 국민들의 상시적 감시와 통제가 가능하도록 해야 한다. 이미 헌법재판소가 최근 이동흡 헌법재판소장 후보자 낙마 후 이를 공적 용도에만 쓰도록 규정한 바 있다. 예산과 결산심사를 통해 국민의 세금이 제대로 쓰이는지 정부를 감시하는 국회가 세금을 의원들의 사금고처럼 유용하는 것은 결코 있을 수 없는 일이다. 철저한 반성과 함께 반드시 그 근간부터 개선해야만 한다.

여야가 앞다투어 특수활동비 투명화를 공언하고 있다. 공염불이 되어버린 숱한 정치쇄신 약속들처럼 이마저 공(空)언이 되지 않기를 바란다. 스스로 국민 앞에 내놓은 약속인 만큼 반드시 이행해야 할 것이다. 경실련은 의정지원과 위원회운영지원 등 다양한 명목으로 지급되어온 특수활동비의 사용 실태를 살펴보기 위해 최근 5년간의 특수활동비 집행 내역에 대한 정보 공개 청구를 실시한다. 진정 국민을 위한 국회라면 지금이라도 특수활동비 전체 내역을 국민 앞에 낱낱이 공개하고 전면적 제도 개선에 나서야 할 것이다. 또다시 약속을 어기고 상황을 미봉하려 한다면 국민들의 준엄한 심판에 직면하게 될 것임을 명심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