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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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 금감위의 무역금융사기 징계보류 결정에 대한 경실련 입장

금융감독위원회는 무역금융사기 관련 징계보류 사유를
명확하게 해명하고 관련의사록을 즉각 공개하라


  금융기관의 관리감독 책임을 맡고 있는 금융감독위원회는 지난 27일 14년간 1천억원대에 달하는 쌍용 부산지점의 무역금융사기에 연루된 조흥은행 등에 대한 징계를 이날 전체회의 후 확정하여 발표할 예정이었으나 금감위 규정인 `검사 및 제재관련 규정’에 법리적인 문제가 있다며 보류시켰다.


  쌍용 부산지점의 무역금융사기는 지난 9월 검찰과 금감원이 조사에 착수한 사건으로 쌍용이 수출입 관련서류를 위조해 14년간 주채권은행인 조흥은행 등 6개 은행에서 1천137억원을 지원받았다. 무역금융사기에 연루된 은행은 조흥은행 외에 우리은행 부전동지점, 제일은행 사상지점, 국민은행 부전동지점, 기업은행 영도섬지점, 대구은행 영업부, 뉴욕은행 부산지점 등 모두 7개다. 


 그러나 이러한 금감위의 결정은 몇가지 점에서 금감위가 로비를 받지 않았나 하는 의구심을 갖게 한다.


  먼저, 연기사유인 검사규정의 법리적 적용의 문제를 들지 않을 수 없다. 금감위는 연기 사유를 “문제가 된 각종 서류에 직접 서명하지 않았던 당시 위성복 행장 등을 ‘검사 및 제재관련 규정’ 제17조 기관제재 규정에 따라 자동처벌하는 것은 법률적으로 해석할 때 무리가 있기 때문”이라고 제시하고 있다.


  그러나 은행감독원 때부터 지금까지 금융회사에 대한 제재를 하면서 이 조항을 적용해 수많은 금융회사 대표임원을 징계해왔으나 금감위는 아무런 문제를 제기하지 않았다. 더욱이 금융회사에 대한 제재조치는 금융감독원장에 권한이 있기 때문에 금감위의 의결을 거쳐야 하는 안건이 아니라 보고만 하면 되는데 이례적으로 금감위가 제동을 걸었던 점도 납득할 수 없는 일이다.


  이러한 점으로 인해 금융계에서는 금감위가 특정은행에 대한 봐주기나 로비에 의해 제재를 보류했다는 의혹이 일고 있다.


  다음으로 금감위가 사안의 중요성에도 불구하고 이날 회의 내용을 전혀 공개하지 않고 있다는 점을 들 수 있다. 


 회의에 참석한 금감위원들은 비공개회의를 거친 뒤 어떤 위원이 이의를 제기했고 왜 연기결정이 내려졌는지에 대한 구체적 설명없이 실무진을 통해 연기의 정당성을 강변하는데 급급했다고 한다. 금감위 운영규칙에 따르면 금감위 회의는 비공개로 진행될지라도 의사록을 작성토록 되어 있는데, 금감위가 이를 무시하고 의사록 작성도 하지 않은 채 회의내용을 공개하지 점 역시도 이번 징계보류 결정에 대한 강한 의구심을 갖게 한다.


  따라서 금감위는 이번 징계보류 결정과 관련하여 납득가능한 근거와 사유를 명확하게 제시해야 할 것이다. 또한 이날 회의 의사록도 투명하게 공개하여 이번 징계보류 결정에 대한 모든 과정을 투명하게 공개해야 할 것이다.


  만약 금감위가 이번 징계보류 결정에 대한 납득할만한 근거와 사유를 제시하지 않는다면 중립적 감독역할을 수행해야하는 금감위의 위상이 심각하게 훼손될 것 뿐 아니라, 차후 금감위의 징계와 제재는 그 어느 누구도 신뢰하지 않게 될 것이다.


  금감위를 둘러싼 최근 연속적으로 벌어지는 직무유기적 행태는 결국에는 금감위의 존립자체에 대한 국민적 회의를 불러올 뿐 아니라, 현재와 같은 형태의 감독체제로서는 시장규율을 확립하지도 못하고 오히려 건전한 금융시장발전에 걸림돌이 되고 있다는 비판을 들어 마땅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