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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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피아에 포획된 박 대통령


결국 본말전도(本末顚倒)된 금융감독체계 개편안 내놓아

– 금융행정체계라는 해괴한 단어 만들어 본질적 금융감독체계 개편 호도해 –

– 모피아가 자초한 셀프개혁 논란, 박 대통령의 이해 부족 탓 –

 오늘(7월 23일) 오전, 국무회의에서 박근혜 대통령은 본인이 지난 국무회의에서 재검토를 지시했던 금융위원회 금융감독체계 선진화TF 수정안을 다시 보고받았다. 이번 선진화TF의 수정안에서는 금융소비자보호기구(가칭 금융소비자보호원)의 권한과 역할을 금융감독원과 대등하게 규정하여 지난 번 제출안보다 금융소비자보호원의 독립성을 다소 확대한 측면에서 박 대통령의 지시가 적절히 반영된 것처럼 보인다. 그러나 금융소비자보호기구 설치는 금융감독체계 개편의 본질이 아니라는 점에서 위 개편안은 절름발이 개혁안에 불과하다.

 먼저, 내용적으로 정상적인 금융감독을 위한 핵심인 감독 독립성이 여전히 해결되지 않았다는 점에서 선진화TF안은 근본적인 개혁안이 될 수 없다. 금융정책이 감독기능을 포획하면서 나타난 카드사태, 키코사태, 저축은행사태 등을 통해, 우리는 카드사, 은행, 저축은행 등 금융기관의 수익성을 보장하기 위한 금융정책들로 인해 금융감독이 비원칙적이고 자의적으로 이루어져 왔음을 목도해왔다. 또한 이를 통해 금융정책과 감독기능 분리가 곧 금융소비자보호를 위한 선결조건임을 깨닫기도 했다.

 그러나 선진화TF에서는 금융정책과 감독기능의 분리를 ‘금융감독체계 개편’이 아닌 ‘금융행정체계 개편’이라는 새로운 단어로 호도하며, 금융감독체계 개편 범위를 애써 금융소비자보호 이슈로 축소했다. 또한 선진화TF는 지난 3월 정부조직개편을 근거로 추가 조직개편이 어렵다는 주장을 펼치며 근본적인 금융감독체계 개편을 막고 있다. 하지만 이미 드러난 바와 같이 정부조직개편은 계속 진행중인 사안이며, 이미 정부는 6월까지 전반적인 금융감독체계 개편안을 제출하겠다는 지난 3월 정부조직개편 합의사항을 한 달째 어기고 있고, 또한 이를 교묘하게 빠져나가기 위해 금융행정체계 개편이라는 해괴한 용어까지 들고 나온 것이다.

 둘째, 절차적으로도 모피아 중심의 셀프개혁 논의로 인해 결국 근본적인 개혁없는 개혁안이 나오고 말았다. 금융감독체계 선진화 TF 뿐만 아니라 금융당국과 청와대도 국민들과 시민단체, 학자 등 전문가의 요구에는 눈과 귀를 닫고, 모피아와 결탁해 그들의 이권을 지키기에 급급한 모습을 보이고 말았다. 금융감독체계 선진화 TF를 진두지휘한 김인철 교수 등 TF 구성원 7명은 모두 친(親)모피아 성향 인사들이며, 선진화 TF안의 결제라인인 신제윤 금융위원장, 조원동 청와대 경제수석 모두 모피아로 분류되는 재정경제부(현 기획재정부) 출신으로, 박 대통령이 근본적인 소비자보호 차원에서 재검토 지시를 내렸지만 이들 모피아의 치밀한 기득권 지키기 전략에 의해 박 대통령 또한 지난 정부와 다를 바 없이 놀아난 꼴이 되고 말았다. 결국 박 대통령 스스로도 금융감독체계 개편의 본질에 대한 이해가 결여되어 있기 때문에 모피아 논리에 포획된 것으로 보인다.

 결국 이번 선진화 TF안은 본말전도된 금융감독체계 개편안을 내놓는 것에 그쳤다. 이 같은 개편안으로는 박 대통령이 말한 금융소비자보호 목적 마저 제대로 이룰 수 있을지 의문이 들 정도다. 

 이번 국무회의 보고를 통해 곧 금융감독체계 개편에 대한 정부안이 국회에 제출될 예정이다. 제출에 앞서 박 대통령은 TF안에 대한 국민의 요구와 전문가의 지적에 대해 겸허히 받아들여 개편안에 대한 근본적인 수정‧보완을 해야 할 것이다. 이미 수년간 지적되고 있는 금융정책과 감독기능의 분리, 부족한 금융소비자보호기구의 독립성, 감독유관기관 간의 상호 견제 및 협력 체계 마련 등에 대해 눈과 귀를 열고 전면 재검토해야 한다. 선진화TF안처럼 졸속적인 개편안으로는 제2, 제3의 저축은행 사태를 막을 수 없을 뿐만 아니라 향후 국민들의 반대와 지탄으로 국정운영에 더욱 어려움을 겪게 될 것임이 자명하다.

 또한 국회에서도 위 TF안의 문제를 제대로 인식해 금융감독체계를 정상화하기 위한 입법 논의를 시작해야 한다. 현 시점에서 가장 우려되는 점은 금융감독체계 개편에 대한 국회의 무관심이다. 국민들은 제2, 제3의 저축은행 사태를 막기 위한 올바르고 근본적인 금융감독체계 개편을 바라고 있다. 하지만, 선진화 TF에서 나타나듯 개혁 당사자에 의한, 개혁 당사자를 위한 개편안은 국민의 바램과 반대로 진행되고 있다. 따라서 국회는 국민의 우려와 바램의 목소리에 관심을 가지고 귀를 기울여, 근본적인 개혁을 위한 논의에 나서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