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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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위의 개혁안, 고양이에게 생선맡긴 꼴


박 대통령, 모피아에게 포획되면 제2, 제3의 저축은행 사태 몰고 올 것

  오늘(7월 9일) 오전, 박 대통령은 국무회의에서 지난 6월 24일 재검토 지시를 내린 금융위원회 산하 금융감독체계 선진화 TF 보고안을 받을 예정이었으나, 금융위 요청에 의해 2주 가량 연기된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여전히 언론을 통해 알려지고 있는 것은 금융위원회가 금융소비자보호원 분리 문제를 놓고 평행선을 달리고 있다는 것이다.

 지난 TF안에 제시된 1안과 2안은 모두 금융소비자보호 문제의 해법을 담았으나, 금융정책과 감독 분리 문제는 쏙 빠진 채, 개혁안이라는 보기 좋은 허울을 쓰고 있다. 그러나 전문가와 국민들은 금융소비자보호 강화도 중요하지만, 금융정책과 감독의 분리 문제가 더 시급한 개혁사항임을 이미 주지하고 있다. 이미 학계를 비롯한 전문가들이 금융위 해체를 주장하며 금융정책과 감독 분리를 제1 과제로 주장하고 있으며, 시민단체들도 동의하고 있다. 금감원 내부 마저 금융정책과 감독 분리를 전제로 금융소비자보호원 분리를 동의하며 나서고 있다.

  이 같은 주장은 현행 금융위의 금융정책기능이 금융감독원의 금융감독기능을 포획하는 상태에서는 금융소비자보호원을 금감원으로부터 독립해 설치한다고 해도 역시 금융위에 포획되기 때문에 금융소비자보호원의 실질적인 독립‧운영이 불가능하다는 점에 기초하고 있다. 따라서 현행 TF안이 담고 있는 금융소비자보호원 분리조차도 실효성이 반감될 수 밖에 없기 때문에 금융소비자보호 강화를 주장하는 전문가조차도 금융감독 독립성을 먼저 해결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는 것이다. 

 다시 한번 강조하지만, 금융정책과 감독의 분리는 최우선 선결과제이다. 현행 금융위원회의 국내 금융정책기능은 기획재정부로 이전하여 국내외 금융정책기능을 통합하고, 금융감독기능은 금감원을 감독집행기구로, 금융감독위원회를 금감원의 의결기구로 만들어 공적 민간기구로 개편하여 금융정책의 포획으로부터 분리‧독립되어야 한다. 이러한 구조적 개편이 선행되지 않고 금감원에서 금융소비자보호원만 분리해서는 반쪽짜리 대책에 그칠 수 밖에 없다.

  이미 언론과 정부에서는 지난 3월 정부조직법 개정으로 인해 위와 같은 금융정책 및 감독의 분리의 전제사항인 금융위 해체가 현실적으로 어렵다는 주장이 근본적인 금융감독체계 개편을 막는 가장 큰 장애요인으로 자리잡고 있다. 그러나 지난 3월 정부조직법 개정 여야합의사항에는 “금융소비자 보호강화 필요성에 대해 양당이 공감하고, 금융소비자보호원 신설 문제를 비롯한 전반적인 금융감독체계 개편에 관해 정부는 금년 상반기 중 계획서를 제출하도록 요구한다.”는 조항 등 9개의 재논의 사항이 분명히 명시되어 있으며, ‘전반적인 금융감독체계 개편’에는 금융정책과 감독 분리가 최우선 사항이 되어야 한다. 또한 정부조직법은 김영삼 정부(6회), 김대중 정부(7회), 노무현 정부(8회), 이명박 정부(5회) 등에서도 모두 26여 차례 넘게 개정된 바 있다. 따라서 위와 같은 주장은 해체를 막기 위한 금융위의 언론플레이에 지나지 않는다.

  결국 키코 사태, 저축은행 사태 등을 겪으며 국민들은 근본적인 금융감독체계 개편을 요구하고 있으나, 오히려 개혁대상인 금융위에게 개혁안을 요구하는 박 대통령은 고양이에게 생선을 맡긴 꼴이 되었다. 경실련은 박 대통령이 이대로 금융위에게 근본적인 개혁없는 셀프개혁 논의에 휘둘려 모피아에게 포획된다면, 제2, 제3의 저축은행 사태를 불러일으킬 뿐만 아니라 향후 국민들의 반대와 지탄으로 국정운영에 더욱 어려움을 겪게 될 것임을 주지하는 바이다. 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