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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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 금융감독 혁신 TF, 전면 재구성하라





지난 5월 9일, 저축은행 사태 등으로 드러난 현 금융감독체계 상의 문제를 개혁하기 위해 총 13명의 민관 전문가로 구성된 ‘금융감독 혁신 TF’가 구성되었다. 그러나 이번 주에 마무리 된 것으로 보이는 TF의 ‘금융감독 혁신안’은 청와대가 8월까지 기한을 늘려 다시 근본적인 혁신안을 만들어 오라고 주문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게다가 지난 29일 금융감독 혁신 TF의 민간측 위원인 김홍범 교수가 ‘민간위원들이 정부가 짜놓은 각본에 들러리가 되고 있다’며 강한 불만을 표시하며 위원직 사퇴의사를 밝힌 것으로 알려졌다.

 이처럼 혁신적 내용 없이 용두사미로 변질된 ‘금융감독 TF’의 결말은 애초 TF 구성 때부터 예견된 일이었다. 장기적인 금융감독 미래상에 대한 준비와 토론 없이, 시안을 2개월도 안되게 짧게 잡아 버린데다, TF의 인적구성이 과거 모피아로 불리우는 재정부 출신 및 관련 인사들로 대부분 구성되어 TF 발족 초기부터 많은 우려가 제기된바 있다. 따라서 제 역할을 못함에 따라 금융감독 혁신 TF의 무용론이 제기되고 있기에 경실련은 다음과 같은 원칙에 따라 TF를 재구성할 것을 촉구한다.

 첫째, TF내 금피아 및 정부관련 인사를 절반이하로 줄이고, 민간위원을 어느 한쪽으로 쏠림 없이 재구성해야 한다. 이미 수차례 경실련에서 주장한 바와 같이, 금융정책과 감독의 가장 큰 이해관계자인 모피아 중심의 개혁으로는 실질적인 금융감독 체계 개혁이 불가능하다. 이들이 금융감독 혁신 TF의 주축이 된다면, 또다시 혁신 없는 혁신안이 나올 수 밖에 없다. 제 스스로 몸에 큰 칼을 들이대는 수술을 할 수가 없는 것이다. 정부 측 인사는 다양한 민간위원들의 주장을 조율하고 이를 정책적으로 잘 반영할 수 있도록 코디네이트 역할만 담당하면 되지, 직접 금융감독 개편의 방향타를 쥐어서는 안된다. 또한 사실상 민간위원들도 본인들의 주장에 따른 이해관계자와의 관련성을 완전히 배제하기는 어렵다. 따라서 민간위원 선정에 있어서도 다양한 이해관계를 반영하여 한쪽으로 쏠림 없는 인적 배분이 이뤄져야 할 것이다.

 둘째, 시간을 충분히 갖고 부족함 없는 토론과 논의 후에 결정해야 한다. 금융감독 시스템 개편은 물론 중요한 사안이기는 하나, 당장 1분 1초가 아쉬운 급한 처리사안이 아니다. 시스템 자체를 바꾸는 것은 시간도 그렇거니와 직·간접적인 비용도 많이 수반되기 때문에, 한 번 바꿀 때 제대로 바꿔야 한다. 따라서 충분히 논의가 전제가 되어 참가자 및 이해관계자들이 전체적인 개편방향에 대한 합의를 이루고, 도출된 혁신안에 대한 불만을 최소화해 나가야 한다. 일주일에 한 번씩 모여, 6-7차례 회의 후 내놓은 결과물을 많은 이해관계자들이 납득하고 이해하길 바라는 것은 불가능할 뿐 더러 공감대가 큰 안을 만들었다고 인정하기 어렵다. 많은 TF위원들이 한자리에 모여 토론하는 만큼 가열찬 토론을 위해서는 그만큼 시간적 여유가 필요하다.

 우리나라의 부실한 금융감독체계 문제는 이미 외환위기 때부터 불거져, 계속 논란을 낳아 왔다. 그럼에도 10년이 넘게 지난 현재까지도 고질적인 문제들이 그대로 남아 있는 것은 혁신 없는 혁신만 이루어졌기 때문이다. 모피아를 중심으로한 금융기득권 세력들이 스스로의 문제에 대해 메스를 들지 못한 채, 국회와 청와대 또한 이들 장단에 계속 놀아났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또다시 ‘혁신’이라는 이름으로 위장한 그들 손에 또 다시 개혁 논의를 맡기는 것은 고양이에게 생선을 맡기는 꼴의 결과를 낳을 뿐이라는 것을 우리는 이번에 또다시 목도하였다.

 이번 금융감독 혁신 TF에서 꼭 이루어져야 하는 내용은 금융정책과 금융감독과의 분리, 거시감독과 미시감독의 분리, 상시예방감독과 위기관리감독의 분리, 국내금융정책과 국제금융정책권한의 통합, 금융유관기관의 협력체계 구축 등 역할과 기능에 따른 총체적인 금융감독체계의 개편이다. 그러나 지난 주 언론을 통해 흘러나온 지난 TF의 결과물은 금융소비자보호청 설치안 등 금융감독체계 개편의 핵심 논의를 비켜난 지엽적인 내용 뿐이었다. 이마저도 관련기관 간의 이해에 따라 논란만 낳고 청와대가 반려시켜 버렸다. 이처럼 총체적인 체계 개편이 아니라 감독시스템의 이해관계에 따른 조직 쪼개기식 재편만 이루어질 경우, 부실금융감독에 따른 반복적인 위기발생은 끊일 수가 없다. 따라서 경실련은 ‘금융감독 혁신 TF’의 인적구성에 대한 전면 재구성과 함께 논의내용과 기간에 대한 전면 재검토를 통해 이 같은 악순환의 고리를 끊어야 함을 다시 한번 주장하는 바이다. 끝.

 

[문의] 경제정책팀 02-3673-214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