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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 금융통화위원 공석 1년, 더 이상 방치해서는 안 된다

금융통화위원 공석 1년, 더 이상 방치해서는 안 된다


– 대한상공회의소는 법이 정한 바에 따라 추천권한을 행사하라 –
– 허울만 남은 금통위원 기관추천제도, 원점에서 재검토해야 –


내일(12일)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가 열린다. 그러나 참석대상 금융통화위원은 한국은행법에 규정된 7명이 아니라 6명이다. 지난해 4월 박봉흠 전 금통위원이 퇴임하면서 생긴 빈 자리는 1년이 지난 지금도 여전히 채워질 기미가 보이지 않는다. 한국은행 설립 이후 60년 동안 한 번도 없었던 일이다. 추천권한을 행사해야 할 대한상의가 정부의 눈치만 보며 금통위원 추천을 미루고 있는 가운데, 한 나라의 통화신용정책을 심의∙의결하는 중요 정책결정기관이 파행적으로 운영되고 있다.


금융통화위원회의 파행 운영은 민간의 의견을 반영하기 위해 마련된 금통위원 기관추천제가 사실상 정부의 입김에 의해 좌지우지되고 있는 현실을 그대로 보여주고 있다. 또 다른 민간단체 추천 몫인 은행연합회의 경우 지난해 4월 현직 정부관료 출신인 임승태 금융위원회 상임위원을 추천한 바 있다. 해당 분야에서 전문성을 쌓은 민간인을 금융통화위원회에 포함시킴으로써 적절한 견제와 균형을 통해 통화정책을 수립하겠다는 기관추천제의 목적이 사실상 사라진 것이다. 여기에 대한상의가 정부의 낙점만을 기다리면서 1년여 동안 허송세월하고 있는 지금의 모습은 기관추천제가 이제는 확실히 정부 관료의 낙하산 인사를 보장하기 위한 제도로 변질되었음을 보여준다.


이렇게 금통위원 추천과 금통위 회의가 왜곡되어 진행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제대로 된 목소리를 내지 못하고 있는 김중수 한국은행 총재의 행태도 비판받아 마땅하다. 김 총재는 그동안 한국은행 내외부에서의 문제제기에 대해 오히려 “운영상의 큰 어려움이 없다”라는 식의 무책임한 발언으로 일관해왔다. 한국은행법 13조는 7명의 금통위원 정원을 명시하고 있다. 잇달아 금리인상 시기를 놓쳐 시장으로부터의 신뢰를 잃고, 열석발언권 허용 등으로 한국은행의 중립성에 의문을 낳게 한 데에는 무엇보다도 김 총재의 책임이 크다. 이런 상황에서 법에서 정한 금통위원 정원이 채워지지 않은 상황에서 1년여 동안 절름발이식으로 금통위 회의가 진행되고 있는데도 이를 계속 방관한다면 과연 김 총재에게 한국은행의 권위와 중립성을 유지하려는 생각이 있는지 의심할 수밖에 없다.


법에서 금통위원 정원을 7명으로 정하고 기관추천제를 명시하고 있는 것은 경제 상황에 따라 중요한 결정을 내리게 되는 경우가 발생할 때 가부동수로 인한 정책 혼란을 막고, 민간 금융권의 의견을 반영하여 정책의 현실 적합성을 높이기 위함이다. 특히 지금과 같이 대외경제 전망이 불확실한 가운데 물가가 급등하고 있는 우리나라 상황에서 금통위가 비정상적으로 운영되는 것은 더 이상 방치할 수 없는 문제이다. 우선적으로 대한상의는 법에서 정한 바에 따라 소신 있게 금통위원 추천권한을 행사하여야 한다. 계속해서 정부의 눈치만을 보며 추천을 미룬다면 더 이상 추천권한을 가진 민간기관으로서의 자격을 유지할 이유가 없을 것이다.


아울러 금통위원 기관추천제도 개선을 포함하여 금통위 지배구조에 대한 전면적인 재검토가 필요하다. 기관추천제가 사실상 정부 관료의 몫을 보장하기 위한 제도로 변질되면서 통화정책이 중앙은행의 독립성에 기초하여 결정되는 것이 아니라 정부의 입김에 의해 좌지우지될 가능성이 높아진 상황이다. 기관추천제도 폐지 등 개선방안에 대해 검토하고, 한국은행 총재 및 금통위원에 대한 인사청문회, 통화정책 결정자들의 정치적 중립성을 높이기 위한 임기 연장, 열석발언권 폐지 등 근본적인 제도개선이 필요한 시점이다. 이번 기회에 한국은행이 시장으로부터의 신뢰를 회복하고 명실상부한 중앙은행으로서 자리를 잡는 계기가 만들어지기를 기대한다.


* 문의 : 경제정책팀 02-3673-214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