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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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실경영의 책임 추궁과 구조조정의 원칙부터 세워야 한다.

정부와 산업은행 등 금호타이어 주채권단은 금호산업이 제시한 ‘상표권 사용안’을 수용하면서 8월 30일까지 ‘상표권 사용계약’ 체결을 요구하는 등 중국 더블스타에 매각을 신속하게 추진하고 있다. 금호타이어는 워크아웃 신청(‘09.12), 박삼구 회장에게 우선매수권 부여(‘10.5), 워크아웃 졸업(‘14.12), 주채권단의 금호타이어 매각 공고(‘16.9), 중국 더블스타 우선협상 대상자 선정(‘17.1), 상표권 관련 협상(‘17.7) 등 매각과정을 거쳐 왔다. 그러나 매각이 주채권단과 박삼구 금호아시아나그룹회장 중심으로 진행되면서 부실경영과 관리의 책임성이 불명확해지고 조기 매각 의지에 따라 구조조정의 원칙이 훼손되고 특혜적 지원이 공개되면서 시민사회와 노동계의 반발이 거세지고 있다.

경실련은 현재의 금호타이어 구조조정 방식이 기업경영의 권한과 부실에 대한 책임 소재가 불명확하고, 장막 뒤의 관치가 작용하며, 채권단 위주의 신속․효율적 매각이 우선시되어 다양한 이해관계자들의 의견을 합리적으로 통합하고 조정하지 못한 채 추진되고 있다고 판단한다. 이에 경실련은 정부와 주채권단이 추진 중인 금호타이어의 해외매각을 중단하고 부실경영의 책임을 규명하며 구조조정의 원칙부터 세워야 함을 촉구하며 입장을 밝힌다.

첫째, 정부와 주채권단은 구조조정의 원칙과 방향을 명확히 세우고 그에 따른 부작용을 고려하여 보다 신중한 의사결정을 해야한다.

현재 정부와 주채권단은 부실이 발생하게 된 근본적 원인 규명과 구조조정을 위한 원칙 및 방향 등은 제대로 수립하지 않은 채 매각하여 투입된 공적자금만 회수하면 모든 것이 해결된 것이라는 입장을 보이고 있다. 구조조정은 단순히 재무구조 개선을 통한 기업회생에 있는 것이 아니라 기업체질 개선을 바탕으로 미래의 경쟁력 확보하고 이를 통해 국가와 지역경제에 기여하는 것이 목표이다. 그러나 현재 정부와 주채권단의 추진 중인 금호타이어 매각 과정에는 많은 우려가 있다.

(1) 중국 더블스타에 자산가치 5.3조원의 금호타이어를 약 9,550억원에 매각하고 여기에 상표권 사용료를 최대 2700억 원을 지원하며, 대출금의 상환도 연기해주는 등 파격적인 특혜 조건으로 헐값에 매각하는 국부 유출 논란을 자초하고 있다.
(2) 중국 더블스타는 년 매출 5천억원, 당기순이익이 96억원에 불과한 매우 취약한 자본구조이고, 더블스타가 제시한 인수금액 9,550억원은 더블스타 자산 전체규모와 동일하며, 인수자금 대부분(약 7,000억 원)을 차입함에 따른 연 이자 비용만 약 1,000억원 이상 발생할것으로 예상되는 데 인수대금의 납부 가능성도 불투명하는 등 인수 능력은 물론 인수 후 경영 능력도 검증할 필요가 있다.
(3) 중국 더블스타가 금호타이어 인수 후 연 1,000억원 이상의 이자비용 감당을 위해서는 금호타이어의 이익이 발생하지 않는 생산공정과 인력의 구조조정이 불가피하고 이는 노동자들의 대량해고 사태로 진행될 가능성이 매우 높다. 과거 중국 상하이자동차도 쌍용차 인수 후 고용보장을 했음에도 불구하고 핵심기술을 확보한 뒤 4년 만에 쌍용차의 법정관리 신청 및 임직원 3천여 명을 일거에 구조조정하여 사회적으로 큰 파장을 일으켰던 과오를 되풀이할 가능성이 매우 크다.
(4) 채권단이 금호타이어의 경영부실에 대한 철저한 원인 규명과 책임을 묻지 않음으로 인해 막대한 공적자금을 투입하고도 부실책임이 있는 대주주일가의 경영권을 유지해주고, 고의적인 기업가치 부실화 의혹에도 불구하고 적절한 조치가 없었으며, 이번 매각이 무산될 경우 또다시 이들이 금호타이어의 경영권을 확보할 가능성까지 예견되는 상황을 초래하는 등 부실경영자에게 끌려 다니면서도 책임을 물을 대책을 마련하지 못하고 있다.
(5) 금호타이어는 타이어 기술의 꽃인 전투기용타이어(F5, T-50)와 군용트럭의 타이어를 생산하는 국내 유일의 방위산업체이다. 이러한 첨단방산기술들은 인허가 기간만 최소 5~10년이 소요됨에도 수십 년에 걸쳐 쌓은 기술과 노하우로 확보한 첨단 방위산업기술의 국외 유출 우려에 뚜렷한 대책이 없다. 이는 더블스타가 금호타이어가 소유하고 있는 많은 특허권와 첨단방산기술만 확보한 뒤 재매각을 해도 아무런 대책이 없을 것이다.
(6) 금호타이어는 연매출 3조원으로 광주지역 생산액 비중의 10%를 차지하여 지역경제와 가계에 큰 영향을 미치고 있으며, 금호타이어가 금호고속과 함께 광주지역에서 시작된 금호아시아나그룹의 모체로서 지역민들은 특별한 관심이 있는 사정을 고려한다면 보다 신중한 구조조정이 추진되어야 함에도 신속․효율적 매각에 집착하여 다양한 이해관계자들의 의견을 합리・통합적으로 조정하지 못하고 있어 지역경제와 사회에 불안감을 조장하고 있다.

따라서 경실련은 정부와 주채권단의 구조조정 방식은 부실 원인의 철저한 규명과 책임 추궁, 구조조정의 기본원칙 및 방향 설정, 구조조정 과정의 다양한 이해관계자의 사회적 합의, 재원조달 그리고 노동자들의 고용과 사회안전망 확충 등이 종합적으로 고려되지 못한 채 조급하게 추진되고 있음을 우려하며, 현재 진행 중인 매각을 중단하고 종합적인 구조조정 대책을 먼저 수립하고 추진할 것을 강력히 촉구한다.

둘째, 박삼구회장 등 대주주들의 부실경영 원인을 규명하고 엄격한 책임을 추궁을 해야 한다.

정부와 주채권단이 대주주들에 대해 부실경영 발생의 원인을 규명하고 엄격한 책임을 묻는 것은 추가 부실의 발생을 억제하고 예방하는 것이다. 기업부실 발생의 원인과 책임이 함께 가지 않으면 앞으로도 이런 부실이 지속되고 반복되게 된다. 통상적으로 특정한 산업・업종을 장악해 왔던 대규모 기업집단은 새로운 성장동력 발굴 보다는 기존 지배력의 승계와 세습에 집착하여 형제간의 분란을 일으키는 등 해당기업은 물론 지역경제와 국가에 큰 피해를 안겼다. 금호타이어도 예외가 아니며, 대주주(경영진)의 책임이 가장 크다. 금호아시아나그룹은 호남지역을 배경으로 성장하면서 인허가, 금융지원, 세제지원 등 정부의 특혜와 지원에 의한 시장을 장악하고 이익을 독점하며 지역경제에 막대한 영향력을 행사하였다. 그럼에도 형제간의 경영권 다툼과 경영부실이 발생하자 이제는 지역경제 기여와 지역민의 정서에 의존하여 경영권 유지에 집착하고 있다. 시민들은 부실하고 무능한 경영진이 아니라 건전한 기업경영으로 지역사회와 국가경제에 기여할 기업을 원하고 있다. 따라서 정부는 부실한 기업경영의 원인과 책임을 규명하고 그에 합당한 책임을 지도록 하는 대책을 마련하고 공개해야 한다.

셋째, 구조조정에 따른 노동자들의 일자리 보호와 지역경제에 미칠 영향에 철저히 대비해야한다.

금호타이어의 매각은 단순한 공적자금 회수만이 아니라 지역과 국가경제에 큰 영향을 주는 사안이다. 구조조정은 현재의 부진으로부터 탈피하여 미래로의 도약을 위해 자신의 희생을 감수하는 과정이기에 정확한 진단과 함께 고통분담의 주체와 합리적 명분이 전제되지 않고서는 변화가 이루어질 수 없으며 사회적 갈등을 촉발할 수밖에 없다. 특히 구조조정 과정에 노동자들은 불리한 위치에 처할 수밖에 없게 되고 고용불안에 대한 적절한 대비가 필요하다. 특히, 평상시 같은 노동에도 저임금을 받으면서도 구조조정이 시작되면 첫 번째 해고 대상자가 되는 하도급 기업과 비정규직 노동자에 대한 배려는 중요하다. 금호타이어의 광주공장 등 5천명과 190개 협력업체 근로자 1만여 명은 광주전남지역 경제의 버팀목이다. 만약에 금호타이어가 중국의 더블스타에 매각될 경우, 산업은행이 계획하는 노동자들의 고용보장은 2년에 불과하며, 중국 남경공장과 광주공장은 생산공정이 같아 인건비가 높은 한국의 노동자들에 대한 인력 구조조정은 피할 수 없을 것이다. 정부와 채권단이 노동자들의 고용안정 등 구조조정이 미칠 영향을 세심하게 대비하지 않는 다면 부실경영진, 정부, 대주단은 아무런 책임도 지지 않음에도 그 피해를 고스란히 떠 않아야하는 과거 사례에서 보듯이 “개같이 일하고 개같이 버려지는 신세”라는 자조 섞인 시민들의 분노를 우리사회가 감당하기 어려울 것이다.

경실련은 정부와 주채권단의 의도와 같이 일방적인 구조조정이 추진된다면 국부유출, 첨단 기술유출, 먹튀논란, 헐값매각에 대한 비판은 물론 대량 실업 초래와 지역경제의 피폐화 등을 피할 수 없을 것이다. 따라서 정부와 주채권단은 금호타이어의 구조조정 마무리를 위해 먼저 고려해야할 많은 문제들이 있음을 직시하고 일방적으로 매각을 추진하기 보다는 다양한 이해관계자들을 설득하여 갈등을 최소화하고, 구조조정을 초래한 경영진에 대해 엄정한 책임을 추궁해야하며, 구조조정의 표본적 원칙을 수립하고, 그 결과로서 지역과 국가경제에 기여하는 방향에 구조조정이 진행되어야 함을 강력히 촉구한다. <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