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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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방자치] 기초자치단체 광역화는 지방자치의 본질에 역행하는 것

자치단체의 구역이란 자치단체의 통치권 또는 자치권이 미치는 지역적 범위를 뜻한다. 따라서 지방자치단체의 구역 문제는 자치단체의 자치기능과 분리될 수 없으며, 자치단체의 구역은 국가가 행정 편의를 위하여 지방에 정한 행정구역과는 다르다. 왜냐하면 지방자치는 지역사회 주민과 가까운 데서 주민의 일상생활에 관련된 공공업무를 처리하는 것이기 때문에, 자연히 소규모적 기초적인 자치단체를 그 기본으로 하는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현 정치권은 전국을 50~60개의 광역으로 나누고 도시부는 1층제, 농촌부는 2층제로 하는 개편을 추진중에 있다. 정치권에서 제기하고 있는 행정구역 개편론은 다음과 같은 문제를 일으키게 되므로 재고해야한다.

첫째, 기초자치단체 구역을 광역화하는 것은 분권과 참여라는 지방자치의 본질에 역행하는 것이다.

그 동안 지속적으로 분권과 참여를 역설해온 정치권이 이에 역행하는 시책을 추진하는 것은 자가당착이다. 이는 참여정부가 추진해온 지방분권 정책을 공황상태에 빠뜨리게 될 것이다.

둘째, “큰 것은 효율적이고 작은 것은 민주적”이라는 관점에서 볼 때, 현 정치권의 접근은 행정의 효율성만 강조하고 민주성을 무시하는 처사다.

지방자치의 효율성·효과성은 행정 서비스의 신속성보다는 민주성을, 획일성보다는 지역의 정체성 확립을 통하여, 지방간 경쟁을 불러일으켜 다원적 사회에서 다양한 가치들이 공존하게끔 만드는 데 있다. 따라서 큰 지방정부는 주민참여의 시공간적 한계로 비민주적 정책결정을 할 수밖에 없으며, 주민과 함께 하지 않는 정책집행은 필연적으로 정책실패를 가져와 더 많은 사회경제적 비용을 지불할 수 있다.

셋째, 행정구역 개편을 현재의 중앙정치권 정치상황과 연계하여 추진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



지역주민들의 삶의 다양성을 훼손하지 않고 유기적인 생활기반을 마련하다는 측면에서 행정구역 개편이 필요한 것이다. 정치적 갈등해소를 위한 행정구역 개편은 실현성 측면에서도 난관이 있으며 또 다른 갈등을 불러올 수 있다.

최근 기초자치단체장에 대한 정당공천 배제, 개인후원회 제도의 허용 등이 활발히 논의되고 있다. 정치개혁협의회 또한 선거구 조정과 비례대표제 확대 등 정치제도의 개혁을 추진하고 있다. 이 같은 움직임 속에서, 잠재적인 정적(政敵)의 수(數)를 줄이기 위한 방편으로서, 혹은 각 당의 당리당략적 선거전략이나 중앙정치권의 지방 정치권에 대한 통제권 확보 등의 의도로 행정구역개편을 논의해서는 안 된다. 행정구역 개편은 자치구역 개편의 문제이므로 주민투표를 통한 주민의 자발적 의사에 따라 진행되어야 하며, 이를 중앙정치권과 정부가 정책적 재정적으로 지원하는 것이 바람직한 행정구역 개편의 방향이다.

넷째, 행정구역 개편보다 시급한 지역의 특성과 재정상태를 반영하는 적정한 사무배분 기준을 만들고 도의 기능을 축소시키며 주민들 스스로가 선택할 수 있는 자치행정구역 개편으로 유도하여야 할 것이다.

다섯째, 기왕에 행정수도 이전문제로 국론이 분열되고 있는 상황에서 화급하지도 않은 행정구역 개편으로 국론분열을 가속화시키는 것은 현명하지 않다.


굳이 필요하다면, 생활권과 불일치하는 구역을 자치단체간 협의에 따라 개편을 추진하면 충분할 것이다.

결론적으로, 지방분권을 통한 지방자치가 지방행정의 효율성만을 위한 것이 아니라 지역의 창의력을 살려 주민들의 삷의 질을 향상시키고 국가경쟁력을 높이는 데 있다는 점을, 정치권은 잊지 말아야 한다.

2005.4.22.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
행정개혁시민연합
한국YMCA전국연맹 지방자치위원장 이기우
참여연대 운영위원장 손혁재

[문의 : 정책실 02-3673-214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