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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지/주택] [기획]건축비 거품, 정부가 부풀린다(上) ‘공인 건축비’ 2년새 220만원에서 499만원으로
2006.02.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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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향신문이 서울 강남 등지에 건설 중인 아파트의 건축비를 분석한 결과, 정부가 스스로 건축비 거품을 조장하고 있는 것으로 밝혀졌다. 근거없는 건축비 인상으로 건설업체의 폭리를 정부 스스로 인정해주고 있는 셈이다.

◇2년 만에 두배 오른 정부건축비=정부는 지난해 분양가를 낮추겠다면서 공공택지에 한해 원가연동제를 도입했다. 분양가 자율화 이후 고분양가 논란이 끊이지 않자 땅값과 건축비를 정부가 정하겠다는 취지에서였다. 그렇지만 정부는 원가연동제를 도입하면서 건축비를 대폭 올렸다.

건설교통부는 지난해 3월 ‘새 건축비’라는 이름을 붙여 기본건축비만 평당 3백39만원으로 책정했다. 여기에 지하주차장 공사비 등 가산비용을 인정, 건설업체가 5백만원 안팎의 건축비를 받을 수 있도록 했다. 실제로 지난해 원가연동제가 첫 적용된 동탄신도시의 아파트 건축비는 평당 4백55만~4백99만원이었다. 가산비용을 평당 1백16만~1백60만원 책정했기 때문이다.

여기에 건교부는 조만간 중대형 아파트에 적용되는 건축비를 3백68만원 또는 3백58만원에 책정할 방침이다. 이럴 경우 판교신도시 중대형 아파트의 건축비는 가산비용(동탄때 적용된 비용)까지 포함해 평당 5백30만원 가까이 받을 수 있게 된다. 건교부는 2004년에도 평당 2백20만원이던 표준건축비를 25.8% 올린 평당 2백88만원으로 인상했다. 결국 원가연동제가 도입되면서 2년 만에 아파트 건축비는 2배가 넘게 오른 셈이다.

건교부 관계자는 이에 대해 “표준건축비는 주공이 짓는 임대아파트의 기준이기 때문에 민간 건설사의 아파트에 적용될 새로운 건축비 산정기준이 필요했다”면서 “표준건축비와 새 건축비를 단순 비교하는 것은 적절치 않다”고 말했다.

그는 “새 건축비는 층간 소음 규제, 소방법 개정에 따른 스프링클러 의무 설치 등 주택관계 기준의 변화에 따른 추가비용, 민간이 공급하는 주택과 공공 주택의 마감품질 차이, 업계의 적정 이윤 및 사업경비 등이 고려됐다”면서 “이럴 경우 표준 건축비보다 20~25% 정도 인상돼야 하는 것으로 분석됐다”고 설명했다.

 

◇건설업체에 맡긴 건축비 산정=건축비 논란이 일고 있지만 정부는 건축비 상승을 설명할 구체적인 세부내역이나 산정근거를 공개하지 않고 있다. 뿐만 아니라 ‘새 건축비’에 적용될 새로운 설계도면(모양)이나 시방서(질)는 존재하지도 않는다. 건교부 관계자는 “주택공사가 구축한 표준도면과 표준시방을 준용했기 때문에 굳이 새로운 표준시방이나 도면을 만들 필요는 없었다”면서 “표준품셈의 일종인 주택공사 아파트건설 예정가격에 따라 건축비를 산정한 뒤 학계, 주택건설업계 등 여러 전문기관의 자문을 거쳤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경실련 김헌동 본부장은 “주택공사의 표준도면과 표준시방에 따라 공사한 가격이 평당 2백50만원 안팎”이라면서 “정부가 폭리를 추구하는 건설업체와 건설업체를 대변해주는 학자들에게 건축비를 산정해 달라고 한 꼴”이라고 비판했다. 실제로 주공이 2004년 분양한 용인보라지구 5블록 아파트의 예정 공사비는 평당 2백80만원이었다. 그러나 이 아파트의 시공사는 예정 공사비의 77%(평당 2백15만원)에 낙찰받아 공사를 진행했다.

반면 건축비를 결정하는 핵심 요소인 주원자재 값이나 건설노임은 떨어지고 있다. 레미콘협회에 따르면 올해와 지난해 레미콘 단가(㎥당 가격)는 5만원으로 2004년(5만2천원)보다 하락했다. 또 시중 일반 인부 건설노임은 몇년 동안 5만~6만원 정도로 노임 평균은 최근 4년간 제자리 걸음이다.

건설산업연맹 최명선 부장은 “건설업체들이 최근 외국인노동자 유입과 경기 불황 등을 내세우면서 노임 단가는 오히려 떨어지고 있는 형편”이라고 말했다.

이에 대해 건축비 산정 정부용역을 수행한 한국건설기술연구원의 강태경 센터장은 “철근이나 콘크리트 가격이 떨어지고 있지만 유가는 올라 전반적으로 건축자재 물가상승률이 0.3% 정도 된다”면서 “오히려 대형 건설업체들은 ‘건축비가 너무 싸게 책정돼 사업성이 없다’고 반발하고 있다”고 해명했다.

 

◇평당건축비 어떻게 밝혀냈나=건설사의 실행내역과 재건축 아파트 관리내역에는 아파트 및 지하주차장, 복리시설을 포함한 연면적(계약면적)의 건축비가 기재되어 있다. 이를 분양면적(전용면적+공용면적)으로 나누면 흔히 얘기하는 평당 건축비가 나온다. 예를 들어 도곡 렉슬의 경우 연면적 16만8천평에 공사비는 4천2백억원이다. 공사비를 분양면적(11만4천평)으로 나누면 평당 3백66만원이 된다. 분양면적은 정부 건축비의 기준이 되는 면적이다.

즉 원가연동제 기본건축비에 빠져 있는 지하주차장 공사비 등을 가산비용에 포함시켜 적정 건축비를 5백만원이라고 정부가 인정했지만 강남 고급 아파트도 실제로는 3백66만원이면 충분하다는 얘기다.

현재 대림산업, 현대산업개발, 현대건설, 삼성건설이 짓고 있는 잠실 주공 1단지 재건축 아파트 건축비는 7천8백억원으로 평당 4백17만원이었다.

그러나 강남 고급 아파트의 건축비가 일반 아파트(평당 2백50만원 안팎)보다 높은 이유는 단순히 대형 건설사가 시공하고 마감재를 고급화했기 때문만은 아니다. 재건축의 경우 기존 건물을 철거해야 하고 시공사들이 조합원 이주비나 조합운영비 지원 등의 선투자비용을 건축비에 포함시키는 것도 주요 원인이다.

 

〈경실련-경향신문 공동기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