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CEJ 칼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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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CEJ 칼럼] 김철환의 자가 치료 : 감기
2002.11.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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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철환(인제의대 서울백병원 가정의학과)

감기에는 특효약이 없습니다. 정말 감기라면 약을 먹지 않아도 저절로 잘 낫습니다. 감기는 대부분 바이러스가 일으키는데 세균을 죽이는 항생제가 있는 것과는 달리 감기 바이러스를 죽이는 약이 개발되어 있지 않습니다. 이런 얘기를 하면 “그럼 의사가 쓰는 약은 어떤 약인가?” 하고 질문합니다. 의사들이 사용하는 약은 대개 증상을 좋게 하는 약입니다. 즉 콧물이 나지 않게 하거나, 두통을 가라앉게 하거나, 가래와 기침을 줄여주는 약입니다. 의사의 가장 중요한 역할은 감기 이외의 다른 병이 있는지를 진단하는 것입니다. 증상을 듣고 진찰하고 꼭 필요한 경우에는 검사를 해서 정확한 진단을 하는 것입니다. 아울러 의사는 필요한 설명과 교육을 하고 증상을 줄여주는 약이 필요한 경우에는 약을 처방하기도 합니다. 감기를 빨리 낫게 하는 방법은 없습니다. “의사가 감기약을 잘 처방해서 약을 잘 복용하면 감기는 1주일 가고, 자가 치료하면 7일 간다.“라는 우스개 소리가 있습니다. 감기는 의사가 처방한 약을 복용한다고 해서, 주사를 맞는다고 해서 빨리 낫지 않습니다.


감기에 항생제 쓰면 되레 내성만 키워
의사나 일반인 중 감기에 미리 항생제를 쓰면 중이염, 부비동염, 폐렴과 같은 합병증을 막을 수 있기 때문에 목이 아프거나 열이 나는 감기에는 항생제를 꼭 써야한다고 믿는 분들이 있습니다. 하지만 항생제를 쓴다고 그런 병이 예방되지 않을 뿐더러 항생제의 내성만 키우고 약 부작용만 유발하기 때문에 항생제는 필요없다는 것이 국내외 전문가들의 결론입니다. 다만 목이 아프면서 열이 나고 목에 있는 림프절이 여러 개 커지는 경우, 아울러 의사의 진찰 결과 특별한 세균 감염이 의심되는 경우에는 항생제를 써야합니다. 항생제도 종류에 따라 5일부터 14일까지 일정한 기간동안 계속 투여해야 원하는 목적을 성취할 수 있습니다.


감기는 휴식이 제일
감기에 걸리면 쉬어야 합병증이 적고 증상이 가벼워집니다. 쉬면서 따끈한 녹차나 보리차를 마시고, 방안에는 가습기를 틀거나 빨래를 널어 습도를 높이십시오. 고열이 나거나 근육통이 심하면 아세타미노펜, 브루펜과 같은 진통소염제를 복용하십시오. 목이 많이 아플 때는 우선 따끈한 음료수를 자주 마시면 염증이 생긴 목구멍에 열이 나는 김(heat)이 가해져 통증이 줄어들지요. 하지만 급성편도선염처럼 목의 염증이 심해서 음식을 먹지 못할 정도로 아픈 경우에는 꼭 의사가 처방한 약을 복용하면서 아이스크림이나 찬 물을 먹는 것이 좋습니다. 찬 얼음이나 찬 음식은 목의 심한 염증을 가라앉히는 효과가 있기 때문이죠.


10일 이상 감기증세는 치료받아야
하지만 주의할 것이 있습니다. 감기가 아닌데 감기로 알고 병을 키우는 것입니다. 예를 들어 환절기에는 물론이고 여름이고 겨울이고 항상 감기를 달고 사는 분들이 계신데 그 이유는 감기가 아닙니다. 감기는 보통 합병증이 생기지 않는 한 1주일 내에 좋아지기 때문에 감기와 비슷한 증상이더라도 10일 이상 계속된다면 그 때는 감기가 아니지요. 감기를 달고 사시는 분들 중에는 부비동염(소위 축농증이라고 부르는 병)을 갖고 있거나, 알레르기성 비염이나 혈관 운동성 비염을 갖고 계신 경우가 흔하고, 또한  만성기관지염, 기관지 확장증, 결핵 등의 병을 앓는 경우도 있습니다. 감기가 낫지 않으면 감기가 오래간다고 생각하지 말고, 이런 병이 숨어있는지 의사의 진찰을 받아서 정확한 치료를 받으셔야 하겠지요?


가벼운 감기의 경우 1주일 이내에는 스스로 자가치료로 이겨내시고, 증상이 심해지거나 오래가는 경우에는 꼭 평소 단골의사를 정하셔서 진찰을 한번 받으시기를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