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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공사업] [내일신문-경실련 공동기획 부실투성이 대형국책사업] 8. 서울-춘천민자도로

[내일신문]

문병호 “정보공개로 폭리 드러나” … 수의계약으로 공사 따 경쟁입찰로 하도급

<사진:지난 2010년 4월 15일 경실련은 서울-춘천 민자고속도로 추정원가 분석결과를 발표했다. 사진 경실련 제공>

고속도로 편입구간인 경기도 가평군 설악면 주민 함형욱씨는 2007년 3월 국토교통부를 상대로 서울-춘천민자도로 하도급내역에 대한 정보공개 신청을 했다. 국토부가 이를 거부하자 소송을 제기해, 2009년 11월 대법원으로부터 ‘모든 하도급내역을 공개하라’는 판결을 받았다.

하지만 국토부는 대법원 판결이후에도 일부 자료의 공개를 거부하다가, 법원의 강제집행 판결을 받고 겨우 관련 문서를 공개했다.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문병호 의원은 “비싼 통행료에 분노한 평범한 시민과 경실련 등 시민단체들의 오랜 정보공개청구와 소송투쟁으로 서울-춘천민자도로의 공사계약 정보들이 하나둘씩 공개됐다”고 지적했다.

법원 판결로 하도급내역 공개 = 이렇게 공개된 서울-춘천민자도로의 원·하도급 내역을 보면 원도급사인 대형 건설회사들이 얼마나 큰 이익을 챙겼는지 파악할 수 있다. 발주자이자 시공자이기도 한 원도급사들은 수의계약으로 공사를 수주해 이를 409건으로 쪼개 경쟁입찰로 하도급을 줬다.

1297억원에 공사를 딴 5공구의 경우는 반값인 670억원(51.67%)에 하청을 줬고, 3공구 역시 1431억원에 공사를 수주해 741억원(51.79%)에 하도급을 줬다. 1671억원에 공사를 수주한 2공구는 885억원(53%)에 하도급을 주는 등 1조3097억원에 공사를 수주해 수주금액의 평균 60%에도 못미치는 7797억원에 하청을 주었다. 도급차액만 5300억원에 달한다.

원청회사들은 “자재비와 직영공사비, 각종 관리비 등이 포함되지 않은 것”이라며 폭리 주장을 반박했다.

하지만 문 의원은 “회사의 제 비용을 최대 20%(2691억원)까지 인정한다하더라도, 원도급사들이 챙긴 부당이득은 2681억원에 달한다”고 주장했다.

민자사업 하도급 3단계 폭리구조 = 경실련은 이같은 폭리가 민간투자사업의 구조적 문제라고 지적했다. 경실련은 민자사업 하도급이 3단계를 거친다고 분석했다.

1단계, 시공사 위주의 출자자로 구성된 민간사업자가 사업을 제안하거나 정부로부터 사업권을 경쟁없이 수의계약으로 확보한다. 2단계, 확보된 사업권을 투자 지분대로 시공사가 수의계약으로 나눈다. 3단계, 시공사는 다시 가격경쟁으로 하도급 줘 하도급 차액 챙긴다는 것이다.

서울-춘천민자도로에 이를 적용하면, 현대산업개발을 포함한 5개 건설회사가 컨소시엄을 구성해 사업제안서를 제출한 후, 실시협약을 체결해 사업시행자로 지정된다. 1단계 사업권을 경쟁없이 확보한 것이다.

2단계, 투자지분대로 5개 건설회사가 8개 공구를 경쟁없이 수의계약으로 확보한다. 가격경쟁을 하면 사업비를 낮출 수 있지만, ‘사업시행자=시공자’인 민자사업의 경우 그럴 이유가 없다.

마지막 3단계로 실제 시공과 건설을 하는 중소 하도급업체를 선정할 때는 가격경쟁을 거친다. 서울-춘천도로의 경우 원·하도급차액만 5300억원에 달했다. 사업권을 따내면 한푼 투자없이 하도급차액만으로 수천억의 이득을 취할 수 있는 것이다.

정부, 하도급내역 통보받아 = 국가를 당사자로 하는 계약에 관한 법률에 의하면 국가가 계약을 체결하려면 가격경쟁 입찰을 실시해야 한다. 그러나 민간투자사업은 국가가 사업비의 절반 이상을 보조하고, 건설이후 국가로 귀속됨에도 불구하고 사업시행자가 민간이기 때문에 이 조항의 관여를 받지 않는다.

경실련은 “정부는 하도급내역을 통지받아 민자사업자가 막대한 이득을 챙기고 있음을 알고 있으면서도 이를 묵인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에 국토부 당시 “실제 공사비 집행률은 원도급액의 88% 수준”이라며 “민간사업자의 시공이윤은 12% 수준으로 폭리를 취한 것은 아니다”라고 해명했다.


문병호 의원 “1조3천억에 공사 따 7800억에 넘겨” … 국토부 “자재비 등 고려 안해”

10월 15일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국정감사 현장. 문병호 의원(민주당·인천 부평갑)은 “민자사업자의 공사비 부당이득으로 서울-춘천 민자고속도로의 통행료가 비싸졌다”며 “건설회사들이 민자도로를 지어 수천억원의 부당이득을 챙기면서도, 부풀려진 공사비가 반영된 통행료를 받고 있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건설회사가 시행자로 참여하는 우리나라 민자사업의 특성상 발주자와 시공사가 같다. 이런 구조 때문에 시공회사는 발주자로부터 경쟁없이 수의계약으로 공사를 수주한다.

문 의원이 서울-춘천고속도로 주식회사로부터 제출받은 ‘공구별 하도급계약 통보 현황’에 따르면, 건설회사가 발주자로부터 공사를 도급받은 총 금액은 1조3907억원이다. 현대산업개발 등 6개 건설회사들은 이를 409건으로 쪼개 7797억원에 다시 하도급을 줬다. 자신들이 공사를 딴 금액의 59.5%에 불과한 금액이다.

문 의원은 “6개 건설회사들은 원·하도급 차액 5300억원을 챙겼다”며 “금융비용과 자재비 등 제비용을 최대 20%로 인정한다 해도 이들이 챙긴 부당이득은 2681억원에 이른다”고 주장했다.

서울-춘천 민자도로의 폭리 주장이 처음 제기된 것은 2006년 1월이다. 당시 경실련은 ‘건설회사가 실제 집행하는 실행원가’를 근거로 “6개 시공사가 1조2900억원의 공사를 8050억원에 집행해 4850억원의 이익을 챙겼다”고 주장했다.

2009년 12월엔 대법원이 ‘서울-춘천 민자도로 건설하도급내역을 공개하라’는 판결을 내렸다. 도로부지를 수용당한 시민 함형욱씨가 국토교통부를 상대로 제기한 정보공개소송에서 4년 만에 승소한 것이다.

당시 국토부는 ‘원·하도급 차액 4831억원은 판매관리비와 금융비용 등 본사원가로 소요됐고, 실제 공사비 집행비율은 88%로 시공이윤은 12% 수준’이라고 해명했다.

서울-춘천고속도로 주식회사 한 관계자는 “자재비 구입비와 직영 공사비, 각종 시험비, 안전관리비, 부대비 등을 고려하지 않은 것”이라며 폭리 주장을 부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