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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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여당은 노사정 합의 파기에 대해 책임지고,
양대 시행지침 및 노동법 개정안 즉각 폐기하라!

첫 단추부터 잘못 끼워진 노사정 합의, 파기에 대한 책임소재는 정부·여당에 있다!
노동시장개혁은 비정규직 문제 해결부터 원점에서 재논의해야

 

한국노총은 지난주 노사정합의 파탄선언에 이어 19일 오후 9・15 노사정합의 파기를 선언하고, 노동시장구조개악정책에 맞선 전면 투쟁을 선포하였다. 이로써 노사정합의는 4개월 만에 파국을 맞게 되었으며, 정부·여당이 추진하던 양대 행정지침과 노동법 개정안은 차질이 불가피하게 되었다.

 

노사정합의문은 노동자들에게 불리한 내용을 담고 있다 하여 발표되자마자 많은 사회적 논란을 불러일으켰다. 그러나 정부·여당은 합의문에 명시된 내용과 원칙마저 무시하고 노동5법의 개정을 시도하고, 한 술 더 떠 일반해고 요건과 취업규칙 불이익 변경 요건 완화를 위한 정부의 지침안까지 내어놓아 오늘의 사태에 이르게 만들었다. 경실련은 한국노총의 노사정합의 파기를 계기로 노동 5법 개정안과 양대 시행지침안을 즉각 폐기하고, 노동시장개혁을 위한 논의를 원점에서 다시 시작할 것을 강력히 촉구하며 다음과 같이 주장한다.

 

정부·여당은 노사정합의 위반사실에 대해 해명하고 책임을 통감하라. 노동법 개정은 일부 노동자가 아닌 노동하는 모든 시민에게 영향을 미치는 것이기 때문에 사회적 합의과정을 반드시 필요로 한다. 합의문에는 노동법 개정안 중 비정규직 사용기간 연장, 파견 허용업종 확대 등 쟁점에 대해 “협의를 통해 대안을 마련한다”고 하였고, 양대지침도 “정부 일방적으로 추진하지 않고 충분한 협의를 거친다”는 내용으로 9·15 노사정합의는 성사됐다. 당초 쟁점에 대한 합의의 수준을 “협의를 통해,” “협의를 거친다” 등으로 하여 전(全)시민의 노동조건을 심각하게 저해할 수 있는 비정규직의 확대와 양대 정부지침의 마련에 대한 노사정합의가 “미봉책”에 그쳤다는 점에서 한국노총도 합의파기에 대한 책임으로부터 자유롭다고 할 수는 없다. 

 

그러나 정부·여당은 비정규직 계약기간 연장·파견노동 확대 등 합의문에 포함되지 않은 내용을 노동5법안에 포함시켜 논란을 일으키더니, 주요 쟁점사항에 대해 “일방적으로 시행하지 않으며 노사와 충분한 협의를 거친다”고 명시했음에도 노조와 어떠한 협의 절차도 거치지 않고 양대 지침안까지 발의하여 결국 파국으로 몰아갔다. 따라서 정부·여당은 합의파기의 근본적인 책임을 피할 수 없으며, 노조에게 책임을 묻기 전 스스로 책임을 통감하여야 한다.

 

이제 명분이 사라진 노동 5법 개정안과 양대 행정노동지침안은 즉각 폐기해야 한다. 정부는 노동개정안이 청년일자리 창출과 경제회생을 위해 반드시 필요한 법안이라 주장하고 있지만 실상은 그렇지 않다. 해고제한과 취업규칙 불이익변경시 근로자의 동의는 근로기준법이 핵심적으로 보호하는 사안으로 변경여부에 따라 노동조건이 크게 좌우된다. 법 개정 없이 저성과자에 대한 해고와 취업규칙 불이익 변경을 지침으로 가능하게 만든다면 법위반의 문제가 발생할 것이다.

 

파견법개정안이 주조·금형·용접·표면처리 등 제조업의 근간을 이루는 분야에 대한 파견노동을 허용하여 파견업종이 확대되면 질 낮은 일자리가 양산될 것이며, 특히 제조업 분야는 잦은 인원교체로 사고발생 가능성은 증가하고, 생산성은 더욱 하락할 것이다. 또한 고용보험법개정안은 수급조건은 강화하고, 하한액은 인하하며, 조기재취업수당을 폐지하여 단기 알바를 전전하는 청년노동자들이 고용보험 혜택을 받기 어렵게 할 것이다. 이처럼 노동환경을 저해하는 법안을 경제회생법안이라 주장하는 것은 노동자들에게 경제회생의 책임을 일방적으로 전가하는 것이다.

 

노동시장구조개혁은 비정규직 문제 해결논의를 우선하여 원점에서 재논의 하라. 정부·여당은 노동개혁이란 명분으로 일방적으로 진행했던 일체의 행보를 중단하고 노사정위원회가 조속한 시일 내에 원점에서 논의를 재시작할 수 있도록 노력해야 한다. 노사정위원회 재개를 위해서 정부·여당의 합의파기 사태에 대한 대국민 사과와 재발방지 약속이 반드시 필요하다.

 

정부와 여당은 진정한 노동개혁이라면 비정규직문제에 대한 해결책이 우선적으로 논의되어야한다는 것을 명심해야 한다. 각종 차별대우와 고용불안에 시달리고 있는 비정규직의 현실을 타개하지 않고서는 한국노동시장의 비전은 어두울 수밖에 없다. 정부의 노사개입은 노사의 힘만으로 해결할 수 없는 사안일 때 필요한데 비정규직문제야 말로 정부의 힘이 필요한 사안이다. 정부·여당은 결자해지의 자세로 이번 사태의 수습하고 진정한 노동개혁에 나설 것을 다시 한 번 강력히 촉구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