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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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복지] [논평]기초연금법 제정안 의결에 대한 경실련의 입장

국민연금의 안정성을 위협하는 비상식적 기초연금안
국회가 전면 재논의하라!

 

 

오늘 국무회의에서 기초연금 도입을 위한 기초연금법 제정안이 의결됐다. 기초연금 지급대상은 소득하위 70% 노인으로 제한했고, 기초연금 급여액은 국민연금 가입기간과 연계하여 차등지급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박근혜대통령의 핵심 복지공약인 ‘65세 전체 노인에게 기초연금 20만원(A값의 10%) 지급’에서 후퇴됐으며, 지난 입법예고에서 조정계수와 부가연금액 등을 법에 명시했을 뿐, 사실상 큰 틀의 변화 없이 원안대로 확정됐다.

 

정부의 기초연금법 제정(안)은 지급대상 설정기준에 대한 구체적 근거가 제시되지 않았고, 국민연금 가입기간이 길수록 기초연금을 적게 지급하는 산정방식은 국민연금 장기가입자에 대한 차별로 작용해 국민연금제도 안정성을 저해할 우려가 높다. 경실련은 재정 축소에만 급급해 논리성이 부족함에도 행정편의적으로 급조된 기초연금안은 전면 재검토되어야 한다는 의견을 정부에 전달했으나, 정부는 문제의식 없이 그대로 강행할 방침이어서 우려된다.

 

저소득 국민연금 장기가입자에 불리한 비상식적 지급방식이다.

 

정부의 기초연금 지급액 산정방식은 국민연금 가입기간과 전체가입자의 평균소득액(A값)에 연계하여 가입기간이 늘어나면 연금 지급액이 줄어들도록 설계됐다. 국민연금에 성실히 가입한 장기가입자에게 불리할 뿐만 아니라 국민연금 지급액에서 A값 비중이 큰 저소득층에게 더욱 불리한 소득역진적 산정방식이다. 이는 소외계층을 우선해서 보장해야하는 사회보장원리와 배치될 뿐 아니라, 국민연금의 장기가입유인을 저해하여 국민연금 제도의 신뢰성에 손상을 가져올 수 있다. 인수위에서 기초연금의 국민연계 차등지급방안 발표 이후 임의가입자의 탈퇴가 증가했고, 신규 가입자의 감소 문제도 지난 국회 국정감사에서 지적됐다.

 

정부는 청와대에 최초 보고한 내부 문건에서도 언급했듯이 정부의 기초연금(안)의 한계를 분명하게 인식하고 있다. 정부는 국민연금 미성숙 문제 등을 고려하여 우선 “소득인정액 차등방식”으로 기초연금을 도입하고, 향후 국민연금 가입 및 부과 기반이 확충되는 등 국민연금 제도를 튼튼히 한 후 국민연금과 합리적인 연계방안을 검토할 것을 제안했다. 그러나 2주 만에 정부의 입장이 급선회했는데, 이는 국민연금제도의 안정적 운영과 노후소득보장측면보다는 재정 관리와 행정 편의만을 고려한 방안이다. 일정 수준의 노후소득을 국가가 보장해준다는 공적연금제도의 목적에 부합하도록 연금가입 기간에 연계하는 방안은 반드시 수정되어야 한다.

 

기초연금 지급대상 선정기준이 모호하다.

 

정부는 기초연금 지급대상을 소득상위 30%를 제외한 65세 이상 노인으로 규정했다. 박근혜대통령의 대선 공약인 보편적 노인수당제에서 선별적 공공부조로 성격이 전환됐다. 기초연금의 전신인 기초노령연금이 국민연금 미성숙에 따른 사각지대 해소차원에서 도입된 제도임을 감안할 때, 기초연금은 저소득 무연금자와 국민연금 가입자의 낮은 소득대체율을 보완하도록 설계되는 것이 노후소득보장이라는 사회보험 원리에 부합할 것이다. 그러나 정부는 국민행복위원회의 권고안을 제시하는 것 외에는 소득하위 70% 지급대상 설정기준에 대한 어떠한 구체적인 근거도 제시하지 않았다. 향후 국민연금 성숙 등 소득변화 등을 고려하여 최저생계비의 일정비율 등 소득기준을 법에 명시하는 것이 보다 합리적인 방안일 것이다.  

기초연금 도입은 이제 최종 국회 논의만을 남겨놓고 있다. 기초연금제도 도입은 빈약했던 노후소득보장체계를 더욱 공고히 한다는 데 그 의미가 있다. 그러나 장기적 파급효과 등을 고려하지 않고 재정이나 행정처리에만 급급할 경우 국민연금제도의 안정성마저 위협할 수 있으므로 신중한 접근이 필요하다. 경실련은 국회 논의과정에서 어떤 국회의원이 기초연금 공약후퇴를 묵인하는지 국민들과 함께 지켜볼 것이며, 국회가 사회적 형평성과 국민연금제도의 안정성을 고려한 기초연금안을 마련할 것을 다시 한번 촉구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