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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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 [논평] 박근혜 대통령의 정부조직개편안 관련 대국민 담화에 대한 논평
대화와 타협이 아닌 제압의 국정운영은 과거회귀

박근혜 대통령은 오늘(4일) 대국민담화를 통해 방송통신 융합과 관련한 정부조직개편안 개정 협상에서 한발짝도 물러서지 않겠다며 야당을 압박했다. 정부조직개편안 처리와 관련한 핵심 쟁점에 대해선 아무런 타결 방안도 제시하지 않은 채, 과거 권위주의 체제의 국정운영 방식에서나 볼 수 있는 ‘제압’ 혹은 ‘경고’의 압박성 담화 발표를 보면서 심각한 우려를 표하지 않을 수 없다. 
경실련은 박 대통령의 밀실인사에서 정부조직법 개정까지 힘에 의존한 일방통행식 국정운영이 계속되는 상황은 박 대통령 본인이나 국민 모두에게 바람직하지 않음을 지적하며 다음과 같이 주장한다.
첫째, 정부조직개편과 관련하여 박근혜 대통령은 야당에게 일방적인 양보만을 요구하는 것은 협상과 타협이란 의회정치의 근간을 부정하는 처사이다. 87년 민주화 이후 대통령 취임시마다 진행된 정부조직개편 과정은 여․야가 양보하고 절충하는 건 지금까지 관행이었다. 따라서 이번 개편에서 유독 여당에게 실질적 협상권을 부여하지 않고 원안 고수 입장을 시종일관 유지하는 것은 국회의 권능마저 무시한다는 느낌이다. 특히 정부조직개편안이 어느 특정 정권의 전유물이 될 수 없고, 가급적 어느 정권이든 지속성이 유지되어야 한다는 점을 고려한다면 인수위가 개편안 마련시부터 대화를 통해 정치권을 포함해 각계의 의견을 충분히 수렴하는 노력을 기울여야 함에도 불구하고 이러한 과정 없이 밀실에서 1~2인이 마련한 책상머리 개편안을 일방적으로 통과만 시켜달라고 한다면 이는 국회를 통법부로 여기는 것에 다름 아니다.
그동안 야당이 다른 쟁점들에서 많은 양보를 했음에도 불구하고, 부처의 존폐 문제도 아닌 일부 기능 조정 문제에 대해서도 받아들이지 않겠다는 건 박 대통령이 약속했던 ‘상생과 통합의 정치’를 스스로 거스르는 처사에 지나지 않는다.
둘째, 현재 정부조직개편안 마지막 쟁점이 되고 있는 방통위의 권한범위와 관련하여 방통위이라는 합의제 행정기구가 왜 출범하였는지에 역사적 의미를 먼저 숙고하는 태도가 필요하다. 방송은 과거 독재정권이 공보처를 두고 여론과 국민들을 자신들의 입장을 관철시킬 수 있는 하나의 정치적인 도구로 사용되어 왔다. 이런 상황에서 방송통신위원회는 노태우 정권 때부터 여야가 끊임없는 대화를 통해 김대중 정부에 와서야 합의제 행정기구로 완성하여 정권에 의해 좌지우지 될 수 없게 만든 우리사회의 민주화 과정의 산물이다. 또한 행정에서 전문성과 합의성을 강조한 선진적 제도 중 하나이다.
특히 MB정부 5년 동안 과거 독재정권처럼 MBC, KBS 등 공중파에 대한 장악 논란과 일부 종편 채널 등 정치성 시비가 끊임없이 제기된 점을 고려한다면 오히려 방통위의 권한을 강화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의견이 제기될 수 있다.
이러한 점을 고려한다면 박 대통령과 여당은 방송통신 진흥을 위해서라고 방통위이 기능 대부분을 미래창조과학부로 옮기자고 주장하지만, 방송의 인허가권과 법률 제정 및 개정권이 독립적인 기구에 있지 않을 시 과거 권위주의 시절 공보처로 되돌아가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큰 것이 사실이다. 방송관련 정책은 결코 독임제 장관이 좌지우지해서는 안 된다. 
방송통신위원회는 방송의 정치적 독립성-중립성을 보장하고 방송의 가치인 공익성-공공성을 실현해야 한다는 사회적 합의에 따른 합의제기구이다. ICT전문부처의 신설과 함께 방통위 권한 또한 충분히 절충할 수 있음에도 불구하고 오로지 방송과 통신의 융합이 시대적 대세라는 점만 강조하여 자칫 방송의 중립성과 공정성, 공공성을 부정하는 처사는 올바른 태도는 아니다. 과거 김대중 정부에서도 현재 박근혜 정부가 주장하는 방송에 대한 인허가권, 법률제․개정권을 갖지 않았던 정보통신부가 ICT에 대한 진흥업무만을 훌륭하게 수행했던 사실을 되새길 필요가 있다. 따라서 박 대통령은 현재의 조직개편안의 원안 처리를 주장하기에 앞서 방송의 독립성과 공정성을 훼손하지 않는 구체안을 제시하고 야당의 동의를 구하는 것이 순서일 것이다.  
셋째, 19대 국회부터 시행되는 국회선진화법에 따라 모든 법안은 제도적으로도 타협이 불가피하다. 정부조직개편안의 통과는 여야를 떠나 국회라는 대의기관과의 양보와 타협의 가치를 통해 대통합을 이끌어낼 수 있는 국정운영의 첫 관문으로, 국민들에게 대통령의 국정철학과 스타일을 강하게 어필하는 것이 아니라, 대통령의 소신을 어떻게 국민과 소통할 것인가를 조율하는 기회임을 박근혜 대통령은 결코 잊어서는 안 된다. 
국회의 주된 기능을 무능과 무시로 돌리고 국정운영을 자신의 스타일대로 밀어붙이려는 것은 독재시대인 과거로 회귀하는 위험한 정치적 행위에 지나지 않는다. 무엇보다 그토록 절박하고 중요한 일이었음에도 불구하고 국민여론을 수렴하고 여야를 설득하는 절차를 철저히 무시했던 것을 도저히 납득할 수 없다. 박 대통령은 정부조직개편안 처리지연의 일차적 책임에서 자유롭지 못하며, 지금이라도 불통에서 기인한 시대착오적 국정운영의 악순환을 끊기 위해서라도 국회를 존중하고 국민의 여론 수렴에 나서야 할 것이다. 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