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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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회] [논평] 2012년 경실련 국정감사 평가
2012년 국정감사 모니터 평가 결과

19대 첫 국감 “주요 현안 외면한 최악 국감”
정책실종, 파행운영, 민생외면
대선 앞둔 정쟁으로 얼룩진 정치국감, 우수의원 선정하지 않음
상시 국감체제 전환, 국감사후검증 제도 도입 필요
2012년 국정감사는 국회가 정부를 감시 비판하는 기능을 스스로 외면한 역대 최악의 국정감사로 평가된다. 대선을 두 달여 남겨둔 시점에서 이루어진 이번 국정감사는 주요 현안을 다루기보다는 대선 후보들에 대한 정치적 공세가 주를 이루면서 여야간 정쟁으로 파행을 거듭한 정치국감으로 변질되었다. 
헌법이 국회에 국정감사권을 부여한 것은 견제와 균형의 삼권분립 원리에 따라 행정부로의 권력 쏠림현상으로 인한 폐단을 막기 위한 것이다. 특히 내년도 예산안 심의에 앞서 올 한 해 행정부의 국정 운영 실태를 따지고, 예산 낭비 사례 등 잘못된 점을 지적하고 책임을 추궁하는 국감은 입법부의 행정부에 대한 고유한 견제 권한이자 감시 기능 중 하나이다. 따라서 국감에서 정부의 실정과 부조리를 파헤쳐 이를 바로 잡고 개선하는 일은 국회의 권리이자 의무이며 국회가 국정감사권을 올바로 행사할 때 견제와 균형의 삼권분립이 제대로 작동된다. 
이번 국감은 시기 상 ▲19대 국회 첫 국감 ▲18대 대선을 코앞에 두고 있기도 하며 ▲이명박 정부 임기 중의 마지막 국감으로서 국민들의 관심이 컸다. 약 150명의 초선 의원들의 의욕과 능력이 드러날 수 있어 과거 국감에서 지적되었던 문제들을 개선하여 수준 높은 국감으로 갈 수 있으리라는 기대를 가졌으며, 여야가 대선을 앞두고 집권 후에 실행할 각종 정책 구상들을 가다듬는 좋은 기회로 삼을 수 있다는 점에서 정책국감이 실현되리라 보았다.
그러나 침체된 경제 활성화, 세제 개편, 비정규직 문제, 일자리 창출, 전월세대책, 가계부채 등 민생현안을 외면한 이번 정치국감은 기성 정당, 기성 정치에 대해 변화와 개혁을 바라던 국민의 기대와 열망을 다시 한 번 여지없이 무너뜨렸다. 특히 4·11 총선 이후 의원들의 특권을 포기하겠다고 국민들에게 끊임없이 공언했던 19대 국회가 지난 정치권과 별반 다르지 않다는 것을 스스로 보여준 처사이다.
그동안 경실련에서는 매년 국정감사 모니터를 통해 우수의원을 선정하여 발표하였지만, 이번 국감은 의원들의 실적을 평가하기 조차 어려운 수준이다. 정책질의의 실종은 물론 민생을 떠난 정치국감에서 정부 및 정책 감시는 기대하기 어려웠으며, 끊임없이 되풀이되는 정치권의 파행을 보면서 다음과 같이 모니터 평가 결과를 밝힌다.
첫째, 행정부 견제와 감시라는 본연의 국정감사는 실종되고 대선후보들에 대한 문제제기와 공세가 난무하면서 대선 전초전 내지는 대리전의 양상으로 점철된 최악의 국감이었다.
대선을 앞두고 치러진 제19대 국회 첫 국감은 예상했던대로 주요 대선 후보들에 대한 흠집내기, 문제제기, 공세 등이 국감장 곳곳에서 제기되면서 정쟁화되어 국감감사 본연의 기능을 완전히 상실한 국감이었다. 박근혜 새누리당 대선후보에 대해서는 야당의원들이 ∆정수장학회 문제 ∆고 장준하 의문사 사건 증인채택 문제 제기 ∆과거사 문제 ∆친인척 비리 의혹 등을 문제제기했다. 또한 문재인 민주통합당 대선후보에 대해서는 여당의원들이 ∆서해북방한계선(NLL) 녹취록 의혹 ∆문재인 후보 대표변호사로 있었던 법무법인의 정재성 변호사 증인 채택 등을 문제 삼았다. 안철수 무소속 대선후보에 대해서도 ∆안철수 부부의 서울대 채용 특혜 의혹 ∆재산형성 과정 ∆각종 교과서의 안철수 후보 활동 미화 등이 문제제기 되었다. 
이외 북한군 병사의 ‘노크 귀순’에서 드러난 군의 기강 해이 문제와 구미 ‘불산누출’ 사태에서 나타난 국가위기관리 대응체계의 문제점 정도가 쟁점이 되었을 뿐이다. 국민적 기대가 컸던 ‘경제민주화’와 관련해서는 대중소기업 간 불공정거래 관행, 계열사간 일감몰아주기, 골목상권보호 등의 문제는 제대로 짚어보지도 못했다. 
둘째, 파행국감, 불성실 국감, 증인 불출석 등 매년 국감에서 제기되었던 문제들이 반복되었다.
교육과학기술위원회는 최필립 정수장학회 이사장의 참고인 채택 문제로 국감 초반부터 정회되는 등 파행을 빚었다. 교과위는 정수장학회 관련 증인 채택 문제를 두고 ‘5년 연속 파행’이라는 진기록을 세우게 됐다. 또한 환경노동위원회는 MBC 파업 사태 청문회 개최와 문재인 후보의 아들 준용씨의 한국고용정보원 취업특혜의혹을 두고 여야가 대립하며 파행을 빚었다. 이러한 파행은 이번 국감에서 18회나 있었다.
여기에 19대 국회는 정책 질의에 대한 깊이도 열정도 없음을 스스로 보여주었다. 제대로 조사되지 않은 자료들로 피감기관을 난감하게 하거나 국감과 필요 없는 사안으로 시간을 허비하기가 부지기수였다. 또한 현안과 관계없는 증인 출석을 남발하고, 출석한 증인에게 대하는 태도 등에서 여전히 권위주의와 구태를 벗지 못하였으며, 피감기관과의 식사자리나 술자리가 여전히 되풀이 되면서 국민들을 실망시켰다. 
증인불출석 문제 역시도 매년 반복되고 있는 문제 중에 하나다. 10월 5일부터 11일까지 열린 모든 국감의 증인 출석 현황을 파악한 결과, 전체 200명 가운데 31명이 국감장에 나타나지 않았다. 증인 출석률이 가장 저조한 곳은 재계였다.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 정용진 신세계그룹 부회장, 이승한 홈플러스 대표 등 기업인 불참자는 20명으로 64.5%를 차지했다. 한승수 전 글로벌녹색성장연구소(GGGI) 의장, 정인철 전 청와대 기획관리비서관 등 공직자 출신은 5명, 김재철 MBC 사장 등 언론계 인사는 3명이었다.
19대 국회 역시 ‘정책국감’을 표방했었지만 무책임한 폭로와 공세에 초점이 맞춰지면서 국정감사 본연의 역할을 상실했다. 이는 ‘국민이 먼저’라기 보다는 자기들만의 정치논리에 충실했던 기성 정치권과 전혀 다르지 않음을 보여준 것으로 18대 대선국면에서 각 후보들이 끊임없이 주장하는 정치개혁에 대한 국민적 기대도 무너뜨리기에 충분하다. 
이에 경실련은 국정감사의 제도개선이 더욱 필요함을 절감하였으며, 다음과 같은 개선방안을 제안하고자 한다.
첫째, 연중 상임위별로 캘린더식으로 정해진 일정에 따라 상시국감체제를 도입하고 사안에 따라 국정조사와 연계한다. 정기회에 실시되는 국정감사는 동시다발적인 전국적 감사로 짧은 기간에 정부부처 등 공공기관에 대한 감사가 제대로 이행되지 못하고 수박겉핥기식의 단발적 감사에 머무르고 있는 실정이다. 감사를 받는 공공기관은 과다한 자료 등 일상적 업무수행에 지장을 주고, 감사의 실효성 내지 효과성도 높지 않는 등 문제점이 많다. 이러한 부실 국감을 방지하기 위해서는 수시 국감으로의 전환이 필요하다. 연초에 상임위별로 겹치지 않도록 국감일정을 조정하고 임시국회 때(또는 임시국회가 열리지 않는 달)에 집중적으로 주제별 집중감사제를 하는 방안이 있다. 그리고 집중감사에서 빠진 주제는 국정조사의 여건을 완화시켜 실시하거나 정책청문회 형식으로 다루면 될 것이다. 
둘째, 국감 사후검증 제도가 철저히 실시되어야 한다. 국감이 일과성으로 끝나지 않도록 하기 위해 사후검증이 절실히 요구되고 있다. 2003년 국감에서부터 전문위원이 전년도 국감지적 사항에 대한 이행여부를 평가해서 보고하고 있으나 내용이 형식적이고 의원들의 관심이 부족한 것이 사실이다. 앞으로 각 기관별 국감은 전년도 지적사항에 대한 이행여부의 사전검증부터 시작하도록 제도화가 필요하다.
셋째, 증인 불출석 문제 등에 대한 처벌 강화가 필요하다. 다음으로 증인 불출석 문제를 해결하려면, 국감 때 외유는 불출석 사유로 인정하지 않는 등 법 개정을 통해 사유를 명확히 규정해야 한다. 불출석 증인이 고발당해도 검찰과 법원에서 엄한 처벌을 받지 않는 탓에 문제가 반복된다. 실제로 2009년과 2008년 ‘대검연감’을 보면, 2008년에 국감·청문회 때 불출석하거나 위증한 공무원 증인 등 3명이 고발됐지만, 검찰은 3명 모두 혐의 없음 결정을 내렸다. 따라서 법집행이 엄격히 될 수 있도록 법적처벌 요건의 강화와 함께 국회차원의 강력한 처벌 의지도 필요하다. 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