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보다 정의롭고 모두가 행복한 미래사회를 위해 달리는 경실련의 최근 이야기를 한자리에 모았습니다.
[농업] 농협중앙회의 정체성회복과 개혁을 촉구한다.

최근 농협중앙회장의 부패가 드러나  다시 한번 국민들과 농민들의 분노를 자아내고 있습니다.  그러나 경실련은 이러한 부패와 도덕적 타락은 이미 예견되어 있었다고 생각합니다. 조합원인 농민을 배제하고 농협중앙회 지배층을 위한 과도한 권한 집중 및 비민주적인 지배구조가 개혁되지 않는 한 이러한 문제는 계속 재발되리라 생각합니다. 


이에 경실련은 현재의 농협중앙회 지배구조를 농임에게 되돌리는 근본적인 개혁이 필요하다고 생각하며, 이에 농업 전문가들의 의견을 수렴하여 경실련의 농협중앙회의 개혁방향에 대한 의견서를 발표했습니다.


경실련은 이 의견서를 국회, 정부 농림해양수산부 등에 제출하고 올바른 농협개혁을 촉구했습니다.


[문의 : 정책실 02-3673-2141]


============================================================================


농협중앙회의 정체성회복과 개혁을 촉구하는 경실련 의견서 
– 최근 농협중앙회 개혁방향에 대한 경실련 입장 –


최근 세간의 이목을 집중시키고 있는 농협중앙회장의 도덕적 타락과 부패는 이미 수 십 년 전부터 예견된 것이었고 농협중앙회는 그렇게 될 수밖에 없는 지배구조를 가지고 있었다. 민선회장으로 당선된 3명의 회장이 모두 구속되는 희대의 사건을 목도하고도 어느 정권도 이를 바로잡으려는 시도를 하지 않았다. 바로잡으려하기는 커녕 오히려 권력의 실세는 물론이요, 고위공직자나 정치권에서 조차도 농협중앙회를 비호하거나 진실을 호도하여 자기 배를 불리는데 혈안이 되어 왔다.


이러는 사이 농협중앙회의 지배계층은 자연스럽게 권력과 한통속이 되었고 개방화의 물결에 밀려 힘겨운 경쟁을 하고 있는 240만 농민 조합원의 아픔과 고통은 애써 외면했다. 농업협동조합중앙회 본연의 정체성은 점차 훼손되어 갔으며 농협중앙회는 농협직원을 위한 거대기업집단으로 몸집을 키워왔다. 


뿐만 아니라 최근 정부의 ‘농업협동조합법 일부개정법률안’(현재 법제처 심사단계)도 농협중앙회의 근본적인 지배구조와 관련된 문제점들은 하나도 건들지 않고 있다. 그나마 추진하려던 ‘인사추천위원회’의 설치도 농림부 스스로가 제외시켰다. 농림부가 주장했던 인사추천위원회를 농림부가 스스로 취소하는 알다가도 모를 일이 벌어지고 있다. 농협의 로비에 의한 정치권의 압력이 있었기 때문이라고 추측만 할 수 있을 뿐이다. 이러던 와중에 대통령이 직접 나서서 농협의 비리와 농협지배계층에 대해 강도 높게 비판함으로써 농협중앙회 임직원이 사의를 표하고 몇 가지 개혁안을 내놓기에 이르렀다. 그러나 이 개혁안은 본질적인 지배구조의 개혁은 손도 안 댄 채 여론의 화살만을 피하고 보자는 안이한 개혁안에 다름 아니다. 달라질 것이 없다는 의미이다.  
 
따라서 현재 심의중인 ‘농업협동조합법 일부개정법률안’(현재 법제처 심사단계)을 전면 철회하고 농협중앙회와 정부는 새로운 농협개혁안을 제시해야 한다. 이제 농협은 협동조합 본연의 정체성을 회복해야 한다. 진정으로 농민 조합원을 위한 협동조합으로 거듭나야 한다. 개혁의 핵심은 지배구조의 전환이다. 


I. 왜 농협은 정체성이 회복되어야 하는가


   첫째, 신용사업에 치중하는 구조로 고착화하고 있기 때문이다.


   농협은 지금 협동조합의 정신과 이념에 입각하여 조합원 농민이 생산한 농산물을 유통, 가공, 판매해 주거나 농자재를 공동구입하여 단가를 낮추는 사업 등이 본연의 업무이나 신용사업에 치중되어 있다. 사실 신용사업은 농민들의 고리채 부담을 덜어 주고 저리의 상호 금융 사업을 통해 농민의 생산, 판매 등을 돕기 위한 사업이다. 그러나 현재 농협중앙회 직원은 약 17,000여명으로 이 중 신용사업부문 직원이 약 80%에 달하고 있다. 


   2000년 7월 농.축.인삼협 중앙회가 통합되었으나 그 후속조치가 취해지지 않아 농협중앙회는 더욱 거대한 집단으로 변모하였다. 중앙회 슬림화, 중앙회 사업의 회원조합 이관, 통합이익의 조합과 조합원 환원 등은 이루어 지지 않은 채 농협중앙회는 지난 1961년 이후 지금까지 45년 동안 중앙회 본부, 지역본부, 시군지부 등 중앙회만 3단계 구조를 온전 시키면서 조합위에 하향식으로 군림하고 있다. 특히 농협중앙회는 2000년 7월1일 통합이후 중앙회와 일선 조합 간 중복되는 시군지부 126개의 중복점포를 폐쇄하기로 했으나 그러지 못했다.


   둘째, 경제사업이 적자라고 하나 회계상의 구조적 문제를 안고 있기 때문이다.


   경제사업에서 지속적으로 적자를 내는 이유도 구조적인 문제에 기인하고 있다. 농협은 경제사업이 적자이기 때문에 신용사업에서 흑자를 내어 경제사업과 지도사업을 지원해야 한다는 논리를 펴고 있다. 그러나 경제사업의 적자를 들여다보면 농협중앙회의 회계상의 문제점에서 기인하는 요인이 큼을 알 수 있다. 2005년의 경우 농협중앙회는 농업경제와 축산경제에서 1,707억 원의 적자를 냈는데 이는 신용부문에서 차입한 자금의 이자와 교육지원비 및 관리비 부담이 과다하기 때문임을 알 수 있다. 즉, 농업경제사업의 경우 5.05%, 축산경제사업은 5.3%의 내부이자를 지불해야 하게 되어 있어 총적자액의 21.3%에 달한다. 또한 교육지원 사업비 616억원, 관리회계 손익지원 385억원 등 총 1,001억원으로서 총적자액의 58.6%에 달하여 경제사업적자액 가운데 내부이자비용과 관리회계손실지원 적자액이 약 80%를 차지하고 있다.


   셋째, 신용사업 흑자의 진정한 요인은 따로 있기 때문이다.


   사실 농협중앙회가 신용사업에서 매년 흑자를 내고 있는 바 이 흑자의 요인들을 분석해 보면 농협중앙회의 예수금(약 100조원)중에서 약 35%인 32조원은 지방자치단체 시군금고의 공공예금이며 농림부의 정책자금 대출창구역할로 인한 수신고는 연간 약 20%인 20조원에 달한다. 이는 순수예수금이 약 40%에 불과함을 의미한다. 뿐만아니라 중앙회가 지역농협들과 맺은 지방세 금고 대행업무계약을 보면 지역농협이 무료로 지방세를 대리 수납토록 해 연간 약 200~300억원의 수납비용을 지역농협에 전가하고 있다. 중앙회의 상호금융특별회계도 돈을 맡긴 지역농협에는 이익을 돌려주지 않게 되어 있다.


   이와 같이 신용사업에서 이익을 본다고는 하지만 농업협동조합이라는 명분 때문에 얻는 수익이 상당하며 그나마 지역농협과의 불평등한 계약관계에 기인하는 것도 사실이다.


   넷째, 농협중앙회는 이미 농민을 위한 조합이라기보다는 거대 기업집단에 다름 아니기 때문이다.


   농협중앙회는 23개 자회사와 2개의 손자회사를 거느린 거대 기업집단이다. 이들 자회사의 임원 39명중 85%인 33명이 농협중앙회 출신이다. 특히 자회사 대표이사 전원이 중앙회 출신이다. 이들 임원의 평균 연봉은 1억 5천만원이 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2006년 현재 자회사 가운데 농협유통은 대표이사, 감사, 전무 등 임원 3명 전원, 농협사료는 임원 4명중 3명, NH투자증권 4명중 3명, 농협CA투신운용은 임원3명중 2명이 중앙회 출신이다. 또한 이들 외에 자회사 정규직원 1,728명 가운데 중앙회 파견직으로 458명(26.5%)이나 차지한 것으로 나타나 자회사에 대한 책임경영.전문경영 의지가 미흡한 것으로 들어났다. 이중 4급 이상이 53%인 241명에 달한다. 중앙회 비대화를 해소하고 경영의 전문성과 효율성을 살린다는 명분 아래 설립된 자회사들이 사실상 거대 공룡조직의 인사적체 숨통 역할로 전락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농협유통은 부장급 이상 간부 전원이 중앙회에서 파견돼 있으며, 농협사료는 정원 353명 가운데 중앙회 파견직원이 292명으로 약 83%에 달한다.


   다섯째, 중앙회와 지역농협이 경쟁하는 기이한 구조를 가지고 있기 때문이다.


   농협법 제6조는 ‘농협중앙회는 지역조합과 경합되는 사업을 직접 행함으로써 회원조합의 사업을 위축시켜서는 아니 된다’라고 규정하고 있다. 신용사업 이든 경제사업이든 중앙회의 사업이 지역조합사업과 중복되어서는 안 된다는 의미이다. 그러나 중앙회 시군지부와 지역조합이 중복이 되어 영업권을 다투는 충돌이 일어나는 경우가 한둘이 아니다. 500m 권역 안에서 중앙회 영업점과(1천여개) 지역농협 영업점(4천여개)이 경합하는 곳은 많다. 90%가량이 500m안에 겹쳐 있다는 2003년의 조사결과가 있고 지금도 별반 사정은 다르지 않다. 


   신용사업 관련 영업점만 중복되는 것이 아니다. 경제사업의 경우도 마찬가지다. 중앙회가 운영하는 ‘목우촌’제품과 지역품목조합이 운영하는 ‘도드람’제품이 시장에서 서로 경쟁하고 있다. 도시인근에서는 200~300평 규모인 지역농협의 하나로 마트가 3,000평이상의 규모를 갖춘 중앙회의 하나로 클럽에 밀려 나는 예가 적지 않다.


II. 농협중앙회는 농업협동조합 본연의 정체성을 회복할 수 있는 지배구조의  개혁이 최우선 이다.


   농협중앙회의 이러한 본질적인 문제를 해소하고 진정으로 농민조합원을 위한 농업협동조합으로 거듭나기 위해서는 감독기관인 농림부의 분명한 태도가 필수적이다. 정치권과 농협의 눈치나 보는 소극적인 자세에서 벗어나야 한다. 농협중앙회의 지배구조 개혁만이 농협이 바로설 수 있는 길이며 그래야만 어려워진 농촌경제를 활성화할 수 있을 것이라는 확실한 신념이 필요한 때이다. 


   이제 농협은 정체성을 재점검하고 다시 태어나는 고통을 감내해야 한다. 농협의 역할은 중요하고 꼭 필요한 조직이기에 흰 종이에 다시 그림을 그린다는 각오로 역사적 책임을 다해야 한다는 인식이 필요하다.


   어렵고 복잡할수록 원칙에 충실해야 하며, 구조적인 문제점을 근본적으로 바꾸지 않는 한  위기의 한국농업.농촌.농민문제를 풀어가야할 중요한 한 축으로서의 농업협동조합 정체성의 회복은 요원할 수 있고, 그것은 중장기적으로 곪아 터질 수도 있음을 간과해서는 안 된다.


  첫째, 농협중앙회 지배구조가 개혁되어야 한다.


   농협중앙회의 개혁은 지배구조의 개혁이 최우선 과제이다. 신용.경제사업법인 모두에게 중앙회가 출자하는 현행의 방법을 그대로 두고는 신경분리 한다고 해서 문제가 해결되지 않으며 회원조합의 중앙회 종속은 가속화 되고 진정한 의미의 농민조합원 중심 경제사업 활성화는 기대하기 어렵다. 


   따라서 중앙회는 비사업적 기능만을 담당하고 사업적 역할은 신용사업연합회와 경제사업연합회 체제로 분리.전환하는 것이 바람직하며, 연합회는 원칙적으로 회원조합이 출자하고 한시적으로 중앙회도 출자하는 구조로 해야 한다. 중앙회의 출자는 한시적으로만 허용하되 궁극적으로는 모든 자본금을 신용.경제사업연합회로 이관하도록 해야 한다. 이렇게 되면 회원조합이 실질적으로 연합회를 소유하는 구조가 되어 농업협동조합의 정체성 확보라는 측면에서 바람직할 뿐만 아니라 연합회 사업과 회원농협사업에서 발생하는 불필요한 경쟁과 중복을 피할 수 있다.
    다만 부득이 하거나 회원조합과 경합이 되지 않는 자회사는 전문경영인을 영입하는 조건으로 제한적으로 허용할 수는 있을 것이다.


   회장은 이사회의 역할을 강화하기 위하여 이사선출, 이사의 자격요건 등을 강화할 필요가 있다. 특히 도시조합 중심으로 이사가 선임되지 않도록 경제사업 규모 등 조건을 규제할 필요가 있다. 이사회에서 선임된 회장은 비상임으로 하고 조합장을 겸임하며 이사회 의장을 수행하도록 한다. 


   중앙회 대표이사는 회장의 영향력이 배제된 체 이사회 내에 추천위원회를 구성하고 2~3배수를 추천하면 대표이사 선임위원회를 별도로 구성하여 결정토록 하는 방안을 검토할 수 있을 것이다.  


   농협중앙회 시.군지부의 대다수는 지역농협이나 품목농협과 경합관계에 있음으로 빠른 시일 내에 폐지토록 해야 하며 농협중앙회 시.도지역본부는 신용사업법인이나 경제사업법인의 시.도지소 정도로 운용할 수 있을 것이다.


  둘째, 품목조합의 활성화와 전국단위 품목조합 설립이 자유로워야 한다.


   농업협동조합의 주요 역할은 무엇보다 농민 조합원이 생산한 농산물의 가공, 저장, 유통에의 참여를 통해 소득을 높여가는 것이다. 현재 상호금융 중심의 종합농협체제로는 한계가 있기 때문에 경제사업중심의 품목별농협이 기반이 되는 조합구조의 재편 등 산지조합도 변화하고 변신해야 한다. 


   그 방법론에서는 어떤 특정한 방법보다는 지역의 특성에 맞게 다양한 변화가 시도되어야 할 것으로 판단된다. 


   산지조합의 경우 품목농협과 지역농협이 상호 경쟁관계에 있는 경우가 많은 바, 원칙적으로 품목농협이 전적으로 생산, 가공, 판매사업을 담당하고 지역농협은 이들 품목조합을 조합원으로 하는 지역단위 종합농협으로서 경제사업과 신용사업 및 지역사회 발전을 담당하는 방향으로 체제의 전환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이 때 품목농협은 전국단위 또는 권역을 광역화 할 수 있게 하고 지역농협의 경제사업이 이를 총괄, 종합유통물류 또는 출하조직으로 참여하는 방안도 있을 수 있다. 중요한 것은 산지조합은 품목조합위주의 구조개편이 필수라는 점이다.


   셋째, 지역조합의 지배구조도 개선해야 한다.


   회원농협의 지배구조는 조합장 선거제도의 개선부터 필요하다. 현행 조합장 선거제도는 선거의 부작용은 물론 조합경영에서 합리적이고 경영체 다운 의사결정보다는 조합장의 의도가 반영될 수밖에 없음으로 간선제로 전환할 필요가 있고, 조합장은 명예직으로 해야 한다. 간선제가 어렵다면 현재처럼 직선제로 하되 조합장은 명예직으로 하는 방안을 강구할 수도 있을 것이다. 


   대의원회의에서 이사를 선임하고 이사회에서 이사 중 한명을 조합장으로 선임하며  임원은 조합사업 이용실적 등을 고려하여 자격을 제한할 필요가 있다.


  넷째, 회원조합 지원자금제도의 전면 재검토가 필요하다.


   현재 약 3조원에 이르는 조합상호지원기금(1989)과 회원조합지원 적립금(1999) 약 3조원 등 총 6조원에 이르는 회원조합 지원자금은 본래의 목적을 상실하고 회원조합의 중앙회에 대한 예속 및 중앙회장 선거에 악용될 소지가 많으며 영세조합의 지나친 지원자금지원으로 자생력을 상실하는 등의 문제점을 들어내고 있다. 따라서 자금의 운영제도를 전면 재검토하여 농민조합원의 편익 증진과 회원조합 자생력 강화 지원에 집중하고 투명성을 확보해야 한다.(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