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CEJ 칼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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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CEJ 칼럼] 뉴타운발 부동산 광풍

                 김헌동 (경실련 아파트값거품빼기운동본부 본부장) 오마이뉴스 인터뷰



“아니 강북 뉴타운에 토지나 주택을 가진 사람은 (뉴타운이) 지정되는 순간 3배에서 5배, 개발이 되면 10배까지 이익이 돌아가는 구조가 돼 있었어요. 이것을 법으로 만들어 보장해줬는데, 투기꾼들이 가만히 있겠어요”


그는 당연하다는 말투였다. 김헌동 경실련 아파트값거품빼기운동본부 본부장. 최근 강북지역의 집값 폭등과 뉴타운을 둘러싼 논란에 대해 김 본부장은 정곡을 파고들었다.


여야가 지난 2005년 도시재정비특별법, 이른바 ‘뉴타운법’을 만들어서 많게는 10배 가까이 개발이익이 나도록 해줬다는 것. 법이 본격적으로 시행에 들어간 2006년부터 이들 뉴타운 지역을 중심으로 강남의 투기전문세력이 각종 탈법을 통해 투기장으로 변질됐다는 것이 김 본부장의 주장이다.


물론 이 과정에서 이미 서울 용산 등 강북 일부 지역 땅값은 3배 이상 폭등했고, 총선을 거치면서 강북 전체가 부동산 값 상승으로 들썩거리고 있는 양상이다.


그는 특히 “노무현정부 때 강남에 재건축으로 지정만 되면 3~5배까지 집값이 뛰었던 방식과 똑같은 것이 강북지역의 뉴타운 사업”이라며 “결국 강남 거품 만큼 강북에도 집값 거품을 일으키라는 것이고, 이번 총선 때도 위력을 발휘한 것”이라고 강조했다.


지난 17일 오후 서울 상암동 <오마이뉴스> 스튜디오에서 김 본부장과 1시간이 넘게 마주 앉았다. 그는 최근 뉴타운 논란을 둘러싼 정치권의 책임 떠넘기기식 공방, 이명박 정부의 부동산 규제완화가 가져올 앞날에 대해 신랄하게 비판했다.


김 본부장은 지난해 친형인 김태동 전 청와대 경제수석과 함께 ‘이 바보들아, 문제는 부동산이야’라는 제목으로 부동산 투기 해법을 다룬 책을 내놓기도 했었다.


2006년부터 이미 전문 투기꾼들은 강북에 몰려


우선, 최근 논란이 되고 있는 강북지역의 뉴타운을 둘러싼 논란에 대해 물었다. 김 본부장은 지난 2005년 12월에 만들어진 도심재정비특별법을 꺼내 들었다. 물론 여야 합의로 통과된 법이었다.

“이른바 뉴타운법은 서울시가 공영개발방식으로 대규모로 재개발할 수 있는 근거가 된거죠. 과거처럼 소규모로 재개발을 하다보면, 결국 난개발로 이어지니까, 이것을 해소하기 위해 법을 만든 것이고, 이것이 2006년 5.31 지방선거 직전인 4월부터 시행에 들어갔어요.”


– 구체적인 내용은.


“강북지역의 주택 가운데 용적률 80~120%되는 것을 용적률 350~400%까지, 3~5배까지 (용적률을) 올려주고, 그곳에 도로 등 기반시설 국가가 지원해주는 거예요.


특히 용산이나 청량리, 천호동 등 집장촌 지역의 경우는 용적률이 무려 800~1000%까지, 쉽게 말해서 현재 집값이 땅값의 10배 오를 수 있도록 해놨어요. 그만큼 개발이익이 발생할 수 있도록 말이죠. 그것이 법 안에 들어있어요.”


– 작년에 용산 등 일부지역의 연립주택 값이 크게 올랐는데요.


“용산을 비롯해서 한남동, 성수동, 이태원, 보광동 등 강북의 한강변 주변 지역이 가장 많이 올랐죠. 이런 어마어마한 법이 통과된 이후, 2006년 공포되면서 조합을 결성하고, 계획수립되면서, 이들 지역은 땅값과 집값이 3배에서 5배까지 계속 오르고 있었습니다.”


김 본부장에 따르면 이미 강북발 부동산값 폭등은 예견돼 있었던 것이다. 뉴타운을 지정 받는 순간 집값이 3배 이상 오르고, 고층 아파트 등으로 개발이 되면 많게는 10배까지 이익을 볼수 있도록 돼 있기 때문이다. 이런 사정을 투기꾼들이 그냥 넘어갈리 없다는 것이다.


“뉴타운 개발로 많게는 10배까지 개발이익이 생기는데…”

다시 그의 말이다.


“2006년부터 이미 강북지역엔 투기세력들이 이미 들어가 있었어요. 용산은 2007년 1년동안 단독주택 가격이 평당(3.3제곱미터당) 800만원 하던 것이 3000~3500만원까지 뛰었어요. 그곳에 지분쪼개기 등 각종 편법과 탈법이 동원됐죠. 사람들은 그곳이 뉴타운 지정 받은 곳이라는 것을 알았고, (뉴타운) 지정만 받으면 집값이 뛴다는 것을 나중에 알게 됐지.”



– 작년까지만해도 많은 사람들은 서울 아파트값이 안정세를 보이고 있다고 생각했는데.


“지방도 그렇고, 작년 초부터 실제 서울 강남과 버블세븐지역은 거품이 빠지기 시작했죠. 약 15% 정도 떨어졌어요. 그런데 강북지역은, 뉴타운 지정을 받은 지역을 중심으로 계속 상승하고 있었어요.


용산을 비롯해서 강북 일부 지역에서 각종 편법과 탈법이 있었지만, 누구도 크게 문제 제기를 하지 않았어요. 정부도 눈감았고, 부동산 언론들을 비롯해 다수가 집값이 안정되고 있다는 식으로 몰아가고 있었던 거죠.”


문제는 이같은 뉴타운을 통한 개발이 결국 강남에 이어 강북의 집값 폭등으로 이어지고, 다시 서울과 수도권 부동산 시장으로 확산된다는 점이다.


– 뉴타운 법이 이런 엄청난 개발이익을 올리는 것에 대한 환수장치 같은 것은 없었나요.


“제대로 못 만들었죠. 참여정부 때도 처음엔 강남 재건축 허용과 함께 3~5배 이익이 생기고, 주변 집값이 들썩이니까 뒤늦게 개발이익환수 등 규제장치를 만들었죠. 지금은 강남 재건축은 불가능하게 돼 있어요.


하지만 강북은 안 그래요. 뉴타운 지정되고, 개발되면 5배 이상 이익이 생기지만 제대로 된 환수장치가 없어요. 법을 만들 때부터 방향 자체가 강남쪽은 (집값을) 누르고, 강북은 (집값을) 끌어올리겠다고 했는데….”


– 강북 집값이 들썩이면 강남에도 영향을 미칠텐데요. 실제 그런 영향도 나타나고 있고.


“그렇죠. 게다가 이명박 대통령은 강남에 묶여있는 각종 규제도 풀어주겠다고 공약을 하지 않았어요? 강북은 현재대로 가고… 그러면, 결과적으로 강남과 강북 모두에 거품이 생기도록 하겠다는 것이 현 정부의 부동산 정책인 셈이죠.”


“전 국토가 투기장으로 변질될 것…”


김 본부장의 우려는 여기에 그치지 않는다. 강북의 뉴타운발 부동산 광풍이 현 정부의 부동산 완화 정책과 맞물리면서 전국이 부동산 투기장으로 변질될 수 있다는 것이다.


특히 수도권 중심의 주택시장 상승 뿐 아니라 각종 임야와 농지 등 토지에도 거품이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고 경고했다. 그의 말을 적어본다.


“총선을 통해 강북지역의 집값 상승은 당분간 계속될 겁니다. 그러면 잠잠했던 강남지역도 역차별론 들고 나오고, 재건축 규제 풀면서 가라앉던 거품이 또 생깁니다. 이어 수도권 규제 완화와 맞물리면서, 주택시장 뿐 아니라 토지시장에도 이상 징후가 나올겁니다.


특히 이명박 정부 규제완화는 산지, 농지에도 아파트를 짓도록 해주는 거예요. 임야와 전답 등 땅값도 뛸 것이고, 거품이 이쪽으로 옮겨갈 가능성이 큽니다. 머지않아 전 국토가 다시 투기장으로 변질될 겁니다”


김 본부장의 비판은 언론도 빗겨가지 못했다. 그는 “건설회사 뿐 아니라 부동산 광고에 목매인 언론들의 책임이 크다”면서 “부동산 안정을 위해 문제점을 캐고, 알려야하는 언론이 투기를 부추기는데 앞장서고 있다”고 비판했다.


부동산 값이 들썩거리는 것은 결국 개발을 하느냐, 안하느냐와 연결되는 것. 여야 의원들의 무차별적이고, 무책임한 개발공약에 대해 언론이 제대로 된 비판을 해야 한다는 것이 그의 생각이다.


그는 “언론들이 한반도 대운하 주변에 아예 ‘땅을 사십시요’라는 식의 땅 투기성 광고인지, 기사를 쏟아내고 있다”면서 “언론과 지식인들이 무책임한 개발공약에 대해 냉철하게 짚어줘야 한다”고 지적했다.


18대 의원 299명중에 285명이 부동산 개발론자


김 본부장은 이번 총선 역시 각종 개발공약이 큰 효과를 발휘했다고 믿고 있었다. 그는 “이번에 당선된 인사들의 면면을 보니, 299명 가운데 285명이 부동산 개발론자들”이라고 말했다.


‘무슨 근거가 있느냐’고 물었더니, “실제 당선자들이 걸어온 이력과 정책을 보면 알 수 있는 것”이라며 “그는 우리나라는 정치인을 뽑는 것이 아니라 부동산 개발업자를 뽑는 것 같다”고 지적했다. 대통령을 비롯해 국회의원, 지방자치단체장 등 대부분이 개발공약에 앞장서고 있다는 점을 염두에 둔 것이다.


그는 이어 삼성 등 대기업의 땅 투기와 건설부패에 따른 폐해를 설명하면서, “대한민국 권력은 땅에서 나오고, 돈 역시 땅에서 나온다”면서 “대한민국은 땅을 가진 사람이 지배하는 사회”라고 주장했다.


1시간이 넘는 시간내내 그는 막힘이 없었다. 마무리 되는 시점에 자연스레 대안이 없을까라는 질문에 다다랐다. 그는 정부와 부동산 시장으로부터 완전 독립된 기구를 만들어야 한다고 했다. 예를 들어 금리정책을 가지고 있는 한국은행의 금융통화위원회나 국가인권위원회 같은 조직이다.


김 본부장은 “인권위처럼 완전 중립과 독립적인 성격의 국토위원회(가칭)같은 기구를 만들어서, 일정 규모이상의 국책사업은 승인을 받도록 해야한다”면서 “이곳에선 체계적으로 국토의 미래 청사진을 만드는 중장기적인 계획도 세우고, 집행할수 있도록 해야한다”고 강조했다.


19년 동안 대기업 건설업체에서 근무했던 김 본부장은 지난 2004년부터 경실련에서 아파트값 거품빼기 운동을 주도적으로 이끌고 있다. 건설현장에서 오랫동안 잔뼈가 굵어 누구보다 건설현장의 이해관계를 꿰뚫고 있다. 그동안 아파트 건설 원가공개를 비롯해, 후분양제 도입 등 각종 아파트 값 안정을 위한 대안을 내놓은 이유다.


올해로 5년째 아파트값 거품빼기 운동에 나선 김 본부장. 서울 장지 지구 등 아파트 분양원가 공개와 분양가 상한제 등 나름의 성과도 있었지만, 서민들이 피부로 느끼는 아파트 값 제자리 찾기는 아직 쉽지 않다. 게다가 ‘건설공화국’으로 불리는 현 정부에서 그의 할일은 아파트 값과 함께 대운하도 넘어서야 한다. 그의 행보가 주목된다.

                                                                                                                  _김종철 오마이뉴스 기자


* 출처: 오마이뉴스(4월 22일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