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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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건의료] 다국적 제약협회의 의견서는 당장 폐기되어야 한다

심평원은 제약회사의 기득권을 고려한 현 고혈압약 평가보고서 보다 더욱 철저히 목록 정비를 실시하라.


어제 2월23일 한국제약협회와 한국다국적의약산업협회(이하 KRPIA)가 고혈압 치료제 목록정비를 위한 평가에 대해 의견서를 발표했다. 의견서에서 계열별 효과, 임상 전문가들의 견해를 반영하지 않고 기존 문헌의 연구결과를 단순 검토하여 작성된 극단적 연구결과에 불과하며 약품 계열마다 작용기전, 작용기간, 부작용, 효과, 유병율이 다르기 때문에 혈압강하라는 평가지표로 단순비교하는 것은 적절치 않다고 한다. 그러면서 개별약제간 효과 차이를 조사한 수많은 연구들이 존재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그렇다면 이번 심평원의 고혈압치료제 비용효과 분석은 어떤 결론을 담고 있는가?
 
심평원의 연구결과는 국내외 문헌을 검토하여 나온 결론이다. 832개의 고혈압 약들의 계열간, 계열내 약물간 혈압강하효과 차이를 인정할 수 있는 통계적 유의성이 없다는 것이다. 즉, 고혈압의 여러 계열별 약들이 계열 및 성분차이에 상관없이 치료효과가 동등하게 나타난다는 것이다. 그런데 이런 결과가 새삼스러운 것은 아니다. 이미 우리보다 먼저 연구를 진행한 캐나다, 독일, 스웨덴, 미국 등에서도 최소비용의 이뇨제가 고혈압환자의 일차치료제로 적합하다고 말하고 있다.
 
이번 제약회사들의 의견서가 더욱 어이없는 것은 위와 같은 결과를 갖고도 심평원이 계열별 비용최소화분석한 내용까지 끌어들여 제약회사 편의를 최대한 봐준 내용에 대해서조차 합리성 결여 및 정책적 판단영역이라는 것으로 비판하고 있는 지점이다.
 
심평원은 계열별 최소비용기준(5%, 10%)및 급여유지기준선(10%, 25%, 33%)을 제시하였다. 즉 최종결론은 혈압약 계열간, 계열내에서 중간지표인 혈압강하력의 차이가 존재한다는 뚜렷한 증거를 찾을 수 없다고 말하면서 모든 계열의 약들을 목록에 남기기 위한 대놓고 봐주기 기준을 제시한 것이다. 치료효과의 차이가 없다면 사회적으로 합의 가능한 상대적 저가 급여기준을 제시하면 될 것을 굳이 계열별 비용최소 분석이라는 평가를 수행한 것은 제약회사의 입장을 최대한 고려한 것이다.
 
동반질환이 없는 경-중등도의 고혈압환자에게 1차 제공하는 의약품은 최소비용의 혈압약이면 된다. 계열 약물간 혈압강하효과 차이가 없다면 상대적으로 가격이 저렴한 품목이 급여 목록에 남는 것이 너무도 당연하다. 이 후 계열별 약제에서 나타나는 특징적인 부작용 및 동반질환에 대한 특장점에 대해서는 2차 선택약으로 설정해서 사용하게하면 충분하다.
 
이것이 약제비 적정화방안 의약품 목록정비 사업(Positive list)의 정책목표이다. 하지만 이번 심평원의 연구결과는 이러한 정책적 목표 달성보다는 제약회사의 입장을 반영하여 더 많은 품목을 급여목록에 남기고자 한 작업이라고 평가하지 않을 수 없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번 평가서에 대한 제약.다국적 제약협회의 의견은 그동안 부당하게 이득을 취해왔던 기득권을 놓치지 않겠다는 것이다.
 
또한 제약.다국적 제약협회는 R&D투자에 대한 보상과 신약개발의 위축이라는 해묵은 레파토리를 반복하고 있다. 이미 우리나라는 특허권과 자료독점권보호라는 지나치게 강화된 지적재산권을 통해 충분히 보상받고 있다. 더구나 그동안 높은 약가를 인정하던 약가제도 아래에서 많은 이익을 누려온 것도 사실이다. 사실 제약.다국적 제약협회의 신약개발 위축, 제약산업 위기를 주장한 한 것은 새삼스러운 일이 아니다. 약제비 적정화방안의 세부적인 정책에 대해서 이 단체들은 똑같은 논리를 앵무새로 처럼 외쳐왔다.
 
한국제약협회와 KRPIA는 지난 번 고지혈증 치료제 시범사업에서도 방법론, 투명성, 절차의 문제 등으로 시간끌기 및 평가흔들기를 해 온 것이 사실이다. 이것으로 단지 시범평가였던 고지혈증 치료제의 평가결과가 나오기까지 의약품 목록정비 예정 기간의 1/2이상을 허비하는 결과를 낳았다. 이 후 진행된 본평가 첫 약품군이 고혈압치료제이다. 이미 시범평가 질질끌기 작전으로 목록정비에서 살아나온 제약회사들의 지난 경험이 또다시 시간끌기와 억지부리기를 시작한 것이다.
 
제약회사야말로 더 이상 근거없는 억지부리기를 그만해야 한다. 근거없는 단순화된 연구라는 비판을 하기 위해서는 개별약제간의 효과차이가 있다는 과학적이고 객관적인 연구자료를 직접 제시하고 그에 따른 평가를 하면 될 것이다. 그리고 목록정비 일정에 반론 기회도 제공되어 있다. 또다시 방법론, 투명한 절차등을 언급하며 평가의 재검토를 주장하는 것은 시간끌기용 전술일 뿐이다.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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