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CEJ 칼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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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CEJ 칼럼] 대통령께 경제위기 타개를 위해 보내는 글

                                       김헌동(경실련 국책사업감시단장)


공공분야에 있어 치열한 경쟁 입찰이 이루어져야 합니다. 주택부문에 있어 후분양제도를 도입하여야 합니다. 이를 통해 막대한 국가예산을 절감하고 부패척결을 이루어내야 합니다. 이러한 개혁은 이공계 위기타개와 기술개발 제고 그리고 주택가격 문제해소 등 우리의 국가경쟁력을 한 차원 높이는데 기여할 것입니다.


최근 언론에 보도되는 조달청장과 건교부장관의 견해는 관료주의와 밀실행정의 산물입니다.


2003년 10월 이후 대선자금 수사를 통하여 일부 재벌기업과 건설업주 그리고 정치인 간의 부패 고리를 검찰이 밝혀내고 있던 그 시간에도 일부관료는 건설업자와 밀실회합을 지속하고 있었던 것으로 보입니다. 대통령과 정당 그리고 장관들이 했던 국민과의 약속, 참여정부의 국정과제 수행의지, 시민단체의 감시, 몇몇 국회의원의 활동 등에 못 이겨 계속 버티기를 하던 건설관료들은 지난해 마지못해 500억 이상의 공사로 최저가낙찰제를 확대하였습니다.


하지만 불과 5개월도 지나지 않은 시점에 벌써 이들의 조직적 움직임이 감지되고 있습니다. 이들 건설관료들은 참여정부의 지난 일년 동안에도 건설업주들의 요구를 충족시키기 위하여 저가심사제 도입과 최저가낙찰제 확대 시행최소화를 끊임없이 시도해왔습니다. 이들은 시행시기를 지연시키기 위해 약 5개월 동안 건설업계와 건설관련 각종 협회연구원, 건설관련공무원(조달청, 재경부, 건교부, 몇몇 공기업 등)이 모여 비공개회의를 통하여 묵시적으로 합의한 내용을 2003년 7월 15일 발표했었습니다.


사실상 마지못해 발표한 입찰제도 개선방안은 업계의 이해관계를 적절한 수준에서 타협한 것으로 알맹이가 전혀 없는 개선방안이었습니다.  2004년부터 500억 이상 공사에 적용하기로 했던 최저가 낙찰제도를  PQ 대상공사 만으로 한정한 것입니다. 게다가 저가심의제를 도입해 사실상 일정 낙찰율을 보장하는 장치를 두어 최저가 낙찰제를 불구로 만들려고 시도를 했었습니다. 또 공사 규모에 따라 대형공사는 대형건설업체에 유리하도록, 소규모공사는 중견건설업체에 유리하도록 PQ심사기준을 개정하여 물량을 골고루 배분하도록 만들었고, 최근에는 담합과 로비가 용이한 턴키와 대안입찰로 입찰방식을 아예 바꾸는 로비를 계속하고 있습니다.


이렇게 계속적으로 국제기준을 거부한다면 우리의  건설산업 경쟁력은 약화되고 함께 건설산업의 건전한 구조조정에 역행하게 되는 결과를 초래할 것입니다. 이는 결과적으로 고비용 저효율로 이어져 매년 10조원규모의 국가예산을 낭비하는 것으로 이어질 것입니다.


정부공사 입찰제도 무엇이 문제인가?


정부공사입찰방식은 크게 두 가지 방식이 있습니다. 정부 또는 공기업이 건설업자에게 시공부분만 위탁하는 방식과 설계와 시공을 동시위탁(턴키공사)하는 방식입니다. 공사입찰을 하기 전에 발주기관은 건설업체의 기술력과 시공경험 그리고 경영상태 등이 사전검증된 업체들중에서 경쟁을 유도해 낙찰자를 결정합니다.


전세계 모든 나라에서 거의 같은 방식(사전검증절차를 통과한 업체 중 최저가낙찰자를 선정)을 사용하고 있지만 유독 우리나라만 20년 동안 일정한 금액에 맞추어야 하는, 재수가 좋은 업체가 낙찰되도록 하는 소위 “운찰제” 가 사용되고 있습니다. 우리나라와 유사한 제도를 운용했던 일본마저도 이 “운찰제”를 1994년까지 운용하다가 정치인과 관료, 건설업자 간 부패의 사슬이 사실로 밝혀지고 난 1995년 이후에는 국제표준인 최저가낙찰제도를 뒤늦게 도입하였습니다.


우리나라도 1998년 국민의 정부 초기에 건설업계의 오랜 관행이었던 입찰담합 사실이 밝혀졌고, 1999년부터 국제표준인 최저가 낙찰제를 도입하겠다고 정부가 추진을 해 왔습니다. 시행초기부터 관료와 건설업자의 반대에 밀려 어렵게 추진되던 최저가 낙찰제는 어렵사리 2001년부터 1천억 이상 공사부터, 2002년 500억이상, 2003년에는 100억 이상공사까지 확대하기로 가닥을 잡았습니다. 하지만 시행 1년 만에 관료와 건설업자의 로비에 밀려 오락가락하던 정부정책은 결국 2003년말 까지 1천억 이상공사만 제한적으로 적용하는 것으로 귀결되었습니다. 2003년 참여정부 출범과 동시에 참여정부의 국정과제로 다시 한번 최저가낙찰제 시행이 추진되었으나 관료들의 저항으로 2004년부터 500억 이상의 공사까지 확대하는 것으로 일정이 지연되었습니다.


그러나 이제 시행 5개월도 채 안되어 건설업주들은 건교부장관과 조달청장 등을 호텔로 초청하여 2005년부터 100억 이상의 공사에 적용하기로 약속된 내용을 번복시키려 하고 있습니다. 어쩌면 이미 대통령 탄핵기간동안 이들은 관료들을 설득시킨 것인지도 모르겠습니다. 시민과 국가의 장래를 위한 한 가지 정책을 도입하는데에도 벌써 6년 이라는 세월이 흐르고 있습니다. 많은 국민들이 절실히 원하고 있고, 대통령이 직접 지시를 한 정책이 부패한 관료와 정치인, 건설업자들간의 유착으로 시행이 늦춰지고 있는 것입니다. 엉터리 논리를 발굴하여 도입을 저지하고 시행을 늦추려던 정부의 잘못된 자세는 한걸음 후퇴하였지만, 사실상 내용 면에 있어서는 아직도 크게 개선되고 있지 않습니다.


대통령과 17대 국회, 정치권에 바랍니다.


대선자금수사, 지방자치단체장의 비리수사 도중의 자살, 그리고 군부대 장성에 대한 수사 등을 통하여 우리사회에 건설비리가 아직도 심각한수준으로 남아있음이 밝혀지고 있습니다. 이외에도 우리주변에서는 크고 작은 건설비리와 부패가 지속적으로 발생하고 있는 것이 현실입니다.


수십 년 동안 부풀려온 건설사업비, 조직적인 담합에 의한 수의계약 방식으로 추진되고 있는 민자유치사업, 가격담합을 통하여 대형업체 로비의 장이 되어버린 대규모 대안입찰과 턴키사업 그리고 “운찰제” 방식의 정부공사입찰제도 운영… 각종 건설관련 인허가 비리와 정치자금 뒷거래 등 정부의 건설사업은 아직도 부패의 온상이다. 건설사업의 부실과 부패는 또 다시 우리사회 구성원을 계속 경제위기와 부패 속으로 몰아가고 있습니다. 우리가 이러한 병폐를 즉각 치유하지 않는다면 앞으로도 엄청난 대가를 치룰 것이라는 사실을 다시 한번 강조하고자 합니다.


이제 대통령과 17대 국회, 정치권은 이제 국민들, 50만 건설인과 300만 종사자들의 목소리에 귀를 기울여야 합니다. 국민은 더 이상 부실한 건설업체를 보호하기 위한 입찰제도를 원하지 않습니다. 예정가격 부풀리기, 가격담합행위를 통하여 매년 10조원규모의 국가예산을 낭비하는 것을 원하지 않습니다. 부풀려진 공사비용을 이용하여 조성된 엄청난 비자금으로 정치인과 공무원에게 뇌물을 주고, 뇌물을 받은 정치인과 공무원은 다시 건설업주에게 편의를 제공하는 부패의 악순환을 이제는 끊어내기를 원합니다. 이 악순환으로 인하여 지금까지 국민들은 부실공사로 만들어진 부실한 시설 때문에 불안해했고, 고비용으로 인한 낭비 된 예산으로 고통이 가중되며 고비용 저질의 건설상품을 이용하므로 모든 기업은 가격경쟁력을 잃게 되고 결국 국가의 경쟁력까지 저하되며 국민과 기업을 부실과 부패, 부조리로 고통 받게 해 왔다는 사실을 잊지 않았으면 합니다.


건설의 경쟁력은 국가 과학기술과 제조업의 경쟁력입니다.


건설의 경쟁력은 국가과학 기술력의 근간입니다. 건설비용은 제조업체의 물류, 토지비용과 직결되어 제품의 제조가격과 물류비용에 영향을 주어 국가경쟁력과 직결됩니다. 또한 건설비용은 국민의 주거비용과 직결되기 때문에 모든 선진국들은 이미 오래 전부터 건설경쟁력을 국가경쟁력의 핵심으로 인식하고 있습니다. 또한 이공계출신 70%가 건설관련 직종에 종사한다는 사실 등으로 볼 때 이공계위기 타개를 위한 중요한 국가과제이기도 합니다. 이렇듯 건설의 경쟁력은 국가의 주요역량 임에도 불구하고 그 중요성에 비추어 정부는 건설사업의 효율적 추진을 통해 국가경쟁력을 배양시키기 위한 노력을 보이지 않고 있습니다.


건설관련 개혁정책과 주요핵심 국책사업을 관리하는 조직이 필요합니다.


공공분야 개혁과 지방분권, 동북아 물류중심 국가건설 그리고 과학기술 발전을 통한 국가경쟁력 강화 차원에서 건설 산업 전반과 국책사업 전반을 관장하는 총괄기능을 청와대에 설치할 것을 강력하게 권고합니다. 건설사업의 입찰제도와 조달행정의 개혁, 주택과 부동산관련 제도의 선진화는 국가경쟁력 강화의 첫걸음임을 인지하여야 합니다. 강력하게 입찰제도의 개혁이 추진되고, 더불어 주택의 후분양제도 등이 제대로 작동된다면 공공부문에서 매년 10조원, 민간부문에서 30조원 규모의 경제적 이익을 거둘 수 있습니다. 단지 경제적 이익뿐만이 아니라 열심히 일하는 사람이 대우를 받는 건강한 사회, 부정부패가 없는 맑고 투명한 사회. 주거문제와 교육문제 걱정이 없는 살기 좋은 사회를 만들어나가는 지름길이 될 것입니다. 건설관련 개혁을 통한 국가경쟁력 강화를 국정의 최우선 과제로 삼아주기를 진심으로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