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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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벌/중소기업] 대한상공회의소는 건의안을 철회하고 기업지배구조 개선에 동참하라

1. 3월 5일 대한상공회의소는 사외이사제의 의무화 폐지안을 주축으로 하여 기업지배구조와 관련한 건의안을 제출하였다. <경실련>은 대한상공 회의소의 건의안이 경제위기를 초래하였던 불투명한 경영관행으로의 회귀 를 주장하는 것으로 보아 매우 우려하는 바이며, 과연 이러한 비합리적 주장이 건전한 양식을 지닌 대다수 기업인의 의견을 종합한 것인지 의문을 제기하지 않을 수 없다.


<경실련>은 기업구조개선을 추진하는 과정에 서 기업들이 겪은 어려움을 충분히 이해하며 그런 어려움 속에서도 나름 대로 최선을 다한 기업인들을 높이 평가하고 있다. 이러한 구조개혁 노력 으로 인해 지배구조에 있어 많은 개선이 이루어졌지만 아직 국제적인 평가는 우호적이지 않다. 해외의 다양한 연구기관이 발행하는 자료는 아직도 한국의 지배구조가 후진적임을 지적하고 있기 때문에 기업지배구조개 선을 위한 노력을 한층 더 강화해야 마땅할 것이다.


이러한 상황에서 대한상공회의소가 아무런 구체적 자료의 제시도 없이 사외이사제도의 근본 취지를 훼손하는 건의안을 제출한 것은 현 정부 임기말 레임덕과 선거정국을 이용하고자 하는 일부 악덕 기업인의 이해만을 대변한 것은 아닌지 우려하는 바이다.


2. 대한상공회의소는 건의안에서 기업과 이해관계자들이 자발적으로 기업지배구조를 선택하도록 하여 생존경쟁을 통해 살아남는 기업의 형태를 존중하자고 하며 그 대표적인 예로 사외이사제의 의무화를 폐지하고 기 업이 자율적으로 선택할 수 있도록 하자고 주장하고 있다.


<경실련>은 기업에게 그러한 선택권이 주어졌던 과거에 주주의 권익을 침해하는 경영 심지어는 불법적 경영이 만연하여 경제위기를 불러일으켰다는 점을 지적하고자 한다. 이러한 경영행태의 폐해를 인식하여 구조개혁 차원에서 만들어진 기업구조개선 정책을 아무런 근거 제시 없이 폐지한다면 또 다시 경제위기를 초래할 것으로 <경실련>은 경고하지 않을 수 없다.


3. 사외이사제는 이사회가 실질적인 의사결정기구로서 지배주주 또는 지배권도 없는 총수의 독단적 경영을 견제하고 경영의 효율성을 높이기 위해 도입되었다. 이사회의 실질적 기능을 복원하기 위해서는 지배주주로 부터 이사들의 독립성을 확보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 사외이사제도를 도입한 이유도 여기 있으며 감사위원회, 사외이사후보추천위원회, 감사인 선임위원회 등 독립성이 필요한 각종 위원회에 사외이사를 일정 수 포함시키도록 의무화하고 있는 것도 같은 이유이다.


실제로 사외이사의 비 율이 높을수록 최고경영자의 교체나 인수·합병 그리고 임원보수 등과 관련한 이사회의 결정이 주주의 이익을 잘 대변하고 있다는 연구결과도 있 어 이러한 사외이사제도의 기능을 확인시켜주고 있다.


4. 그러나 그 동안 대다수 기업에서 사외이사의 운용을 보면 선임된 사외이사회의 대부분이 대주주의 추천에 의한 것이며, 그 추천 기준도 주로 독립성보다는 대외교섭력을 우선으로 하였다. 사외이사제의 독립성을 확보하기 위한 제도적 장치인 집중투표제도 대부분의 기업에서 받아들이 지 않고 있다.


따라서 현재 선임된 사외이사의 대부분은 독립성이 거의 없이, 지배주주 경영자의 자문역할 또는 대외로비 보조 등의 역할을 수행하는 데 그치고 있는 상태이다. 이처럼 이사회 기능의 활성화를 기대하기 어려운 상태에서 성급하게 지배주주의 역차별 및 효율성을 운운하며 임의규정으로 전환하자는 것은 이해하기 어렵다.


5. <경실련>은 최근 경제단체들이 기업 지배구조를 개선하고 투명성을 제고하는데 앞장서는 대신 불투명한 경영을 선호하는 일부 기업인들의 이해만을 대변하고 있는 것을 심히 유감스럽게 생각하는 바이다.


독립적인 사외이사로 인해 기업의 효율성이 떨어진다는 주장을 뒷받침할 수 있는 자료는 없는 반면 전근대적인 불투명한 기업경영으로 인해 우리는 IMF사태를 겪었고 엄청난 공적자금이 투하되었으며 수없이 많은 서민들은 아직도 그 고통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대한상공회의소는 지금이라도 잘못된 건의안을 철회하고 기업지배구조의 선진화와 투명성 제고를 위한 획기적 방안을 마련하여 국가경쟁력 및 대외신인도를 높이는데 앞장서 줄 것을 간곡히 부탁하는 바이다. 그 첫 번 째 단계로 사외이사의 독립성을 보장하여 실질적으로 기능할 수 있도록 집중투표제를 의무화하는데 동참 할 것을 권고하는 바이다.